굴포스 앞에서/하수미

나아갈 수도, 피할 수도,/뛰어넘을 수도 없는/굴포스/그곳에선 걸음을 멈춰야 한다//옷깃에 촉촉이 내려앉은/살아낸 시간들//저기,/떨어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한 치의 머뭇거림 절벽 위엔 없는데//왜 이리 부끄러운가/주저했던 그 시간이//다가올 시간이 노쇠할까 두려우면/굴포스를 감싼 물구름을 바라보라//추락이 만든 시간길도/황금빛으로 물든다「다층」(2020, 여름호)하수미 시인은 경남 마산 출생으로 2019년 시조시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했다.삶 속에서 이따금 여행이 이뤄진다. 여행은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더구나 예술 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여행은 늘 각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절경은 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여행지에서 얻은 시상은 시로 생산되기가 쉽지 않지만 ‘굴포스 앞에서’는 그것을 뛰어넘은 좋은 기행시다. Gullfoss는 황금빛 폭포라는 뜻을 가진 아이슬란드에 있는 폭포다. 폭포 앞에서 시의 화자는 감격적인 순간을 맞이하면서 그 소회를 세 수의 시조로 담고 있다. 이 시조 속에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중심 뼈대와 같은 구실을 하는 시어로 시간이 주목된다. 각 수에서 한 번씩 쓰인 것으로 볼 때 화자는 굴포스라는 폭포 앞에서 제한된 시공간 속의 존재인 자아를 마음 속 깊이 보듬어 본 듯하다. 누구든지 한계를 안고 살아가고 있으니 자연의 위용을 우러러보는 중에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생각하며, 더 열정적으로 살아가야 하겠다는 다짐의 시간을 가질 만도 하다. 그래서 나아갈 수도 피할 수도 뛰어넘을 수도 없는 굴포스 그곳에서는 걸음을 멈춰야 한다, 라고 속삭이고 있는 것이다. 실로 다른 도리가 없다. 옷깃에 촉촉이 내려앉은 살아낸 시간을 살피면서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다음으로 화자는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한 치의 머뭇거림이 절벽 위에 없는 것을 보면서 왜 이리 부끄러운가 하고 주저했던 시간을 떠올린다. 이어서 다가올 시간이 노쇠할까 두려우면 굴포스를 감싼 물구름을 바라보라, 라고 강권한다. 그 순간 모든 이들은 눈길을 물구름 쪽으로 향할 것이다. 추락이 만든 시간길도 황금빛으로 물드는 것을 바라보면서 인생살이가 꼭 슬픔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자각에 이르지 않았을까. 시간의 길 위를 무한정 가고 있는 인생의 항로에서 때로 굴포스와 같은 경이적인 풍광과 맞닥뜨릴 때 잃어버린 자신을 찾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여행은 언제나 흥미진진하고 기대되는 것이다. 기행시도 얼마든지 감동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굴포스 앞에서’는 잘 보여주고 있다. 인생살이와 잘 접목했기 때문이다.시인은 또한 뜻밖의 정경과 마주한 것을 ‘정원에서’를 통해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다. 때를 놓친 건 게으름이 아니란 걸, 때가 오면 모든 것 걸어야만 한다고 순간에 절명을 알아차린 겨울에 핀 흰 장미 이야기다. 미적 정황 묘사가 돋보인다. 이러한 섬세한 감각은 좋은 시를 쓸 수 있는 바탕이다. 스케일이 느껴지는 ‘굴포스 앞에서’와 같은 시 세계를 추구하면서 소소한 풍경에서 비롯된 도저한 정신세계를 천착하는 일에도 더욱 힘썼으면 한다. 단시조 ‘밤벚꽃’에서 더 기다릴 수 없어 터뜨린 하얀 꽃잎에 하루 밤새 화들짝 달빛도 놀라는 것을 보면서 한 번에 무너져 내릴 버거운 환희를 떠올리는 감수성이라면 앞으로의 문학적 행보에 기대를 걸어도 좋을 일이다.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때를 놓쳐서는 아니 될 것이다. 저자전전에 한동안 떠돌았던 별의 순간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시인에게 별의 순간은 언제인가? 바로 시가 찾아오는 때다. 어떻게 하든지 내 앞의 시, 내 목전에 나타난 시를 놓쳐서는 아니 될 것이다. 우리 모두 한시도 시에서 떠날 수 없는 ‘쓰는 자’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이정환(시조 시인)

막걸리 한잔

손동섭농협손해보험 경북지역총국장‘못난 아들을 달래주시며 따라주던 막걸리 한잔~’(가수 강진의 ‘막걸리 한잔’)가수 영탁은 강진의 ‘막걸리 한잔’을 트로트 방송에서 부르면서 현재 유튜브 조회수 2천543만회를 기록하며 막걸리 업체 광고까지 찍게 됐고 막걸리도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아버지의 막걸리 심부름을 했으리라. 막걸리 한 되박 사서 돌아오는 길에 호기심 발동해 노란 양은 주전자 주둥이에 입을 대고 막걸리 몇 모금 마시고는 히죽히죽 웃으며 심부름한 것을 기억한다.퇴직 후 소일거리로 막걸리를 빚어서 지인들과 즐거운 자리를 마련하려고 서울에서 근무할 적에 전통주 학원을 다녔다. 4년간 틈만 나면 집에서 막걸리를 빚었더니 이젠 제법 맛이 괜찮다는 지인들의 평가와 술도가 차려서 사업하자는 지인도 있어 행복한 고민을 해본다.가끔씩 들르는 처남과 처제들이 찾아오는 날이면 김치냉장고부터 뒤진다. 애지중지 하는 삼양주 술단지를 보관해 둔 김치냉장고에서 통째로 끄집어내서 밤새 비워버리곤 한다. 아파트 특성상 고두밥 찌는 게 한계여서 한번에 많은 술을 빚을 수가 없어 지인들에게만 살짝 맛보기로 주는 아끼는 술이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내가 빚은 술맛을 인정해 줘서.막걸리는 발효시키는 횟수에 따라서 단양주(單釀酒),이양주(二釀酒),삼양주(三釀酒)로 구분한다. 누룩과 고두밥을 한번에 발효시키는 단양주는 대부분의 시중 막걸리이며, 누룩을 한번 발효시켜 밑술을 만든 다음에 고두밥을 넣어 빚는 것을 이양주, 삼양주는 이양주 방식에서 밑술을 한 번 더 투입하는 것으로 맛과 향을 최고로 꼽는 그야말로 명품주이며, 알콜 도수가 대략 16정도이다.물을 첨가하면 도수를 조절할 수 있으며 단양주는 통상 4~5일, 이양주는 5주, 삼양주는 18주가 소요된다. 술의 양은 맵쌀을 기준으로 1㎏에 막걸리 한 병 정도 생산된다.얼마전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서 ‘인생막걸리’라고 올린 술을 소개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세 번이나 취했고 막걸리 한 병 출고가 11만 원이며 일명 롤스로이스라는 애칭이 붙은 전남 해남의 해창막걸리다.이 술이 바로 삼양주 일 것이다.일체의 첨가물 없이 오로지 국내산 쌀, 누룩과 물로만 빚어서 프리미엄급 막걸리임에는 분명하다. 그야말로 최고급 막걸리이다.문화재청은 지난 달 ‘막걸리 빚기 문화’를 신규 국가 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이는 막걸리를 빚는 작업과 생업 및 의례, 전통 생활관습을 포괄한 ‘막걸리 빚기 문화’가 국가 무형문화재가 된다는 의미다.2000년 이후 막걸리 열풍이 불면서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가 등장했고 자가 제조도 증가하는 추세에 ‘막걸리 빚기 문화’의 국가 무형문화재로 지정은 막걸리 열풍을 다시 불러 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막걸리는 어떤 재료를 섞느냐에 따라 다양한 맛을 표현할 수 있다. 재료에 따라서 제주 한라봉막걸리, 가평 잣막걸리, 공주 밤막걸리, 강릉 옥수수막걸리, 문경 오미자막걸리 등이 시중에 선보이고 있다.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원재료로 이용해 빚어내는 막걸리와 맛깔난 먹거리,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풍광, 역사유적 등과 연계된 체험관광은 국내외 관광객을 유혹하는 관광거점으로도 톡톡히 역할을 할 수 있다.특히 대구·경북지역은 많은 역사유적과 더불어 다양한 과실류가 풍부하게 생산되고 있어 다양한 소비자 기호에 부응한 막걸리를 빚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원재료로 빚은 막걸리가 지역 맛집, 관광콘텐츠와 연계해 농촌융복합산업(6차산업화)에 한 축이 됐으면 한다.내일은 어버이날이다. 직접 빚은 막걸리로 부모님 산소에 술 한잔 드려야지.‘막걸리 한잔’ 노래를 읊조리며!

박물관 휴르, 5월11~20일 ‘일급수의 작가-김병집 초대전’ 개최

대구 수성구 범어동 야시골공원에 자리한 박물관 휴르에서는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일급수의 작가-김병집 초대전’이 열린다.이번 전시와 관련해 미술사 박사인 양준호씨는 “1급수의 물과 개울에서 펼쳐지는 김병집의 작품은 발견된 허상과 실재감의 긴밀한 관계, 투명과 불투명한 것의 관계를 설정한다”면서 “입체로 만들어 환영을 일으키는 돌의 오브제는 독특하고, 입체감을 통한 오브제로 제작한 돌은 자신을 드러내려는 것이 아니라 투명성을 더 드러내는 도구로 작동하고 있다”고 평했다.박물관 휴르 1층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는 ‘일급수의 작가-김병집 초대전’은 맑은 물에서 치유와 혁신을 찾는 것처럼 코로나로 위축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작품들로 채워질 예정이다.한편 박물관 휴르는 입장료 할인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문의: 053-759-3902.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경북대 이두형 교수, 연송치의학상 대상 수상

경북대 치과대학 이두형 교수가 제17회 대한치의학회 연송치의학상 대상을 받았다.이 교수는 최근 3년간 디지털 치의학 및 보철학 관련 연구를 통해 주저자로 SCI급 논문을 다수 발표하는 등 치의학 연구에 우수한 성과를 거둬 이번 상을 수상했다.이두형 교수는 “현재는 구강악안면 영역에서 보철 치료의 질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철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지능형 솔루션 개발과 인공지능·증강현실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디지털 보철, 인공지능 분야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한편 대한치의학회가 주최하는 연송치의학상은 치의학의 학문적 발전을 도모하고 우수한 치의학 연구자들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 2004년에 제정됐으며, 치의학계 학술분야 최고 권위의 상으로 평가 받는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먼 북소리/ 윤장근

~ 예술이냐, 사랑이냐 ~…처연한 남도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는다. 한녹주의 춤사위가 눈에 아른거린다. 살풀이춤의 부드러운 춤사위가 절절하다. 움직이는 듯 멈추는 듯 들어 올리는 바람결 같은 몸놀림은 일품이다. 스물에 입문하여 이십여 년 동안 민속무를 고수해온 집념의 결실일 것이다. 그녀의 춤엔 신선한 신비감마저 묻어난다. 오묘한 춤사위가 어디서 오는 것인지 궁금하다./ 나는 무용계에 정통한 오규태로부터 한녹주의 내밀한 사연을 듣는 기회를 가졌다. 오규태는 예술성 짙은 고유의 춤 도살풀이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나는 한녹주에 관심을 두고서 석운의 이야기로 화제를 돌려놨다. 그는 그제야 석운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보남에게서 민속춤을 전수받은 석운은 괴팍하긴 했지만 희대의 명인이었다. 한녹주는 석운의 문하로 들어가서 민속무를 익혀갔다. 장고장단을 익히고 춤을 공부했다. 조금만 잘못해도 장고채로 얻어맞았다. 한해가 가자 요란하게 움직이지 않아도 유연한 춤사위가 풀려나왔다. 그러던 어느 날, 고수 정수관이 나타났다. 그의 북 솜씨는 뛰어났다. 그날부터 그는 석운 도량에서 북을 쳤다. 한녹주는 처음에는 북소리에 관심이 없었으나 점점 애절한 듯 쓸쓸한 북소리에 매료돼갔다. 정수관의 눈빛이 심상찮게 변하자 북소리마저 그녀 마음을 흩트려 놓았다. 그해 가을, 정수관은 석운에게 한녹주와 함께 떠나도록 허락해달라고 부탁했다. 석운은 단호히 거절했다. 정수관은 거듭 간청했으나 스승은 요지부동이었다. 그 후, 정수관은 환상적인 북소리만 남긴 채 홀연히 떠나갔다. 한녹주는 정수관과 그 북소리를 잊으려고 춤에 더욱 집중했지만 틈만 나면 그 환영이 비집고 들어왔다. 석운은 그 마음을 읽은 듯 한때의 헛된 마음으로 명인의 길을 그르쳐선 안 된다고 타일렀다. 한녹주는 떠나고자 하는 내면의 소리와 명인의 길을 가야한다는 스승의 당부 사이에서 고뇌하였다. 결국 그녀는 명인의 길을 택했다. 한녹주는 석운에게 삼년을 배운 후 성홍심에게 갔다. 그의 춤은 석운과 또 달랐다. 성홍심에게 한해를 머물면서 한이 담긴 특유의 춤을 완성했다. 스물 셋이었다./ 이윽고 한녹주의 춤에 깃든 사무친 애원성의 근원을 짐작할 수 있었다. 혼을 빼고 몸으로만 추는 춤은 춤 시늉일 뿐이다. 창작을 하더라도 내면에서 우러나는 영혼을 춤사위에 실어야 할 터다. 정수관은 살 의욕을 잃고 여기저기 떠돌다 남원에서 죽었다. 진나라 거문고 명인 사광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사광은 기녀의 교태에 빠져 현묘한 가락을 잃어버리지만 어리석음을 깨닫고 쑥불로 두 눈을 지져버린 후 마침내 신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고사다. 참 유익한 시간이었다.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기억을 되찾은 기분이다.…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한녹주는 춤과 사랑의 갈림길에서 고뇌하지만 결국 예술의 길을 택한다. 이루지 못한 사랑은 민속무의 명인으로 우뚝 서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눈물을 흘리며 포기한 사랑이 춤사위 속에 녹아들어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신비롭고 독특한 민속무를 완성한다. 현명한 스승의 결단이 잔인하다. 절절한 북소리의 울림이 춤 명인의 길을 막는다는 두려움에서 두 연인의 사랑을 갈라놓은 셈. 고수와 춤꾼의 기구한 슬픈 사연이 가슴을 저민다. 세월이 지나면 가지 않은 길에 연연해하겠지만 그 어떤 선택도 인간의 미련을 해소해주진 못한다. 다만 안타까울 뿐이다. 멀리서 북소리가 들려온다.오철환(문인)

경북대, 2022학년도 대학 학생 정원 조정 마무리

대구지역 대학들이 내년도 학과 명칭 변경, 학과 통합 등의 학과 구조조정을 실시한다.경북대는 생태환경관광학부 생물응용전공을 폐지하고 곤충생명과학과를 신설했으며, 생태환경관광학부 생태관광전공을 폐지하고 관광학과를 새롭게 신설키로 했다.컴퓨터학부의 인간중심소프트웨어전공을 인공지능컴퓨팅전공으로 명칭을 변경하기로 했다.약학대학을 통합 6년제 학제로 전환하는 안도 확정했다.명칭이 변경되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기존 신문방송학과의 정원 28명을 유지하고, 식품자원경제학과도 농업경제학과 입학정원 27명을 그대로 유지한다.대구가톨릭대는 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최초로 전 과목을 100% 온라인 수업으로 운영하는 ‘유스티노자유대학’을 신설키로 했다.유스티노자유대학은 1년 3학기제로 운영, 학사 학위를 3년 만에 취득할 수 있으며, △부동산경영학과 △복지서비스학과 △공공행정학과 △상담심리학과 △경찰탐정학과가 소속된다.대구대는 무역학과, 경영학과, 회계학과를 경영학부(경영학전공·회계학전공)로 통합하는 등 21개 모집단위를 10개로 조정하고 입학 정원도 209명 줄이기로 했다.영남대는 전체 입학정원은 그대로 유지한 채 모집 단위별 입학정원을 일부 조정하기로 했다.문과대학과 정치행정대학, 생활과학대학, 음악대학 등에서 입학 정원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취업이 용이한 자연과학대와 공과대학, 생명응용과학대학 등에는 정원이 늘어난다.생활과학대학에 입학정원 45명 규모의 휴먼서비스학과를 신설한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이건희 컬렉션’ 환원…문화기부 확산 계기로

이승익대구문화재단 대표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들이 대규모 사회기부 계획을 밝혔다. 감염병 퇴치와 어린이 난치병 치료비 등으로 1조 원을 내놓기로 한 것도 놀랍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을 국민 품에 내놓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 회장이 평생 모은 국내외 명작 2만 3천여 점을 조건 없이 기증한 것 못지않게, 법인출연 같은 우회 수단이 아닌 직접기증 방식을 택한 것도 일반의 예상을 뛰어 넘었다. 기증 작품 가운데는 모네와 고갱, 피카소부터 이중섭, 김환기, 박수근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작가들의 걸작과 청자, 백자 등 값으로 매기기 어려운 명작이 두루 포함돼 있다. 굳이 따진다면 시가 감정 총액이 2조~3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하니 절로 입이 벌어진다.이 덕분에 대구미술 선구자 여덟 작가, 21점이 대구로 온다니 지역 문화예술계로서도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많은 작품이 대구미술관에 기증되기를 바라던 시민들 입장에선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이인성, 이쾌대, 서진달 등 지역 작가들의 수작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는 설렘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대구미술관은 지역작가 컬렉션을 보다 충실히 구성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동시에 관련 학계에서도 지역 미술사 연구에 각별한 의미를 두고 이 작품들이 대구로 올 날을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물론 일부에서는 이를 달리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런 주장은 그다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오히려 이 회장이 남다른 안목으로 국내외 명작들을 수집해 기증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구현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모델로 봐야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나아가 이번 기부는 다른 많은 기업인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우리사회에 문화기부 운동에 눈을 돌리게 하는 등 긍정적인 후방효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일제 강점기 간송 전형필 선생이 사재를 털어서 국보급 문화재와 예술작품을 지켜냄으로써 우리 자긍심을 높였듯이, 이번 사례 또한 세계수준의 문화예술 작품은 소장자 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의 자산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것이기 때문이다.최근에 대구예술발전소에 문을 연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에 기증된 각종 자료 수집과정도 이런 추론을 뒷받침하기 충분하다. 수집작품 가운데는 1950~1960년대 대구 예술가들이 파블로 카잘스, 레너드 번스타인 등 해외 유명 예술인들과 교류한 전보와 편지 등 귀한 자료가 1천여 점이나 된다. 6·25 전쟁 포화 속에서도 예술의 꽃을 피우던 대구 소식을 전한 미국 음악잡지 ‘에튀드’ 기사 원본도 전시돼 있다. 이경희, 이필동 선생 같은 작고 예술인 유족과 원로 예술인들이 오랫동안 보관해 오던 자료도 부지기수다. 이사를 하거나 유품 정리 과정에서 버렸을 법한 각종 자료를 고이 보관해 오다가 아카이브 조성 취지에 공감해 조건 없이 내어 놓은 소장자들의 문화예술 사랑의 결과물이다.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 수장고’ 개관식에서 만난 지역 오페라운동 선구자 고 이점희 선생 유족은 “선친이 그토록 아끼던 자료를 시민들에게 내어 놓을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그렇지만 어른이 남기신 자료 가운데 일부는 어쩔 수 없이 폐기한 게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귀중한 자료를 버리지 않고 잘 보관해오다 기증한 것만 해도 고마운데, 그는 정작 문화예술 자료는 공공자산인데 모두 고스란히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할 정도로 스스로를 낮췄다. 고 이건희 회장과는 다른 또 하나의 사회적 책임 실천 사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건희 컬렉션’ 기증을 계기로 문화재와 미술품을 상속세로 낼 수 있는 물납제 도입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얘기가 들려온다.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진다면 더 많은 소장자들이 이 같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대열에 합류할 것이다.문화예술이 곧 국가와 도시 경쟁력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건희 컬렉션’ 사회 환원 발표에 이어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조성에 힘을 보탠 향토 예술인과 그 가족들의 훈훈한 소식이 시민들의 예술사랑과 문화기부 확대로 이어져 문화예술도시 대구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경기 회복 체감을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이제서야 국내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한 것 같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3월부터 따져보면 딱 1년 만이다. 예전 같으면 참 짧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과 극복 과정까지 겹쳐지면서 체감 상으로는 벌써 수년이나 지난 것처럼 길게 느껴진다. 물론, 아직도 진행 중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하튼 국내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론의 여지없이 지금까지는 외수부분과 관련 산업 부문의 생산 회복이 큰 도움이 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 전반의 흐름이 바로 얼마 전까지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것 만큼은 사실인 것 같다.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3월 이후 딱 1년 만에 기준치 100을 넘어섰다는 것이 이를 잘 대변해 주는데, 생산과 소비 투자 등 부분별로 보더라도 이러한 현상은 확인할 수 있다. 더 두고 봐야 할 일이긴 하지만, 경기국면의 변환을 판단하는 지표인 제조업 재고출하순환도가 둔·하강 국면에서 벗어나 회복·상승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점도 반가운 일이다. 특히, 향후 경기 향방을 예견할 수 있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경기 회복세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 또한 매우 반가운 일이다.이처럼 국내 경기 상황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해외에서도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진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같은 국제기관들은 물론이고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바라보는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대폭 상향 수정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전망치는 3% 중반대를 바라보는 대다수 국제기관들보다는 훨씬 공격적인데, 4%대 중반까지 바라본다니 그 동안 우리 스스로가 우리 경제에 대해 너무 박한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세계적인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 글로벌 정치·외교·군사적 리스크 억제, 주요국 경기부양 기조 유지,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세 지속 등의 조건 하에서 투자와 소비 등 내수 부문이 기대 이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막말로 우리 경제는 지난해 역성장한 것만큼의 기저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데다가 잠재성장력만큼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가정만해도 3%대 후반의 성장률 달성은 가능해진다. 하물며, 최근과 같은 분위기라면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예상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4%대 성장에 대한 기대를 품어도 될 법해 보인다. 좀 과한 느낌은 있지만 말이다.이처럼 올해 우리 경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른 회복과 더 높은 수준의 성장세를 보여줄 것으로 거의 확신한다. 다만, 그렇다고 걱정거리가 아예 없다는 말은 아니다. 가장 큰 우려는 아마도 빠른 경기 회복 속도 만큼이나 급하게 진행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그에 따르는 경제정책 기조의 변화일 것이다. 너무 갑작스럽고 급격하게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경기 부양에서 경기 안정화로 금융통화 및 재정 정책 기조가 변화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경제 전반에 부담을 주는 부작용들이 동반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경기 회복을 체감하는 정도가 경제 주체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기업과 가계,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임금 근로자와 자영업자 등 서로가 처한 환경에 따라 경기 회복을 체감하는 시기와 정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자칫,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이에 따르는 사회적 문제가 더 심각해 질 수도 있다. 더군다나, 하반기로 갈수록 내년에 있을 대선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경기 회복 동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점 또한 리스크라면 리스크라 하겠다.백신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곧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국내 경제의 회복 기대감이 날로 고조되고 있는 이 때에 모두에게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매우 조심스럽긴 하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 회복의 온기를 우리 모두가 온전히 체감하기 위한 때이른 준비를 해야 할 시기일지도 모른다.

경북대 ‘신문방송학과’→‘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로 명칭 변경

경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의 명칭이 2022학년도부터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로 변경되고, 농업경제학과는 식품자원경제학과로 변경된다.경북대학교는 지난 3일 신문방송학과와 농업경제학과의 명칭을 변경하는 것을 포함해 응용화학공학부를 응용화학과와 화학공학과로 모집단위를 분리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2022학년도 대학 학생 정원 조정 결과가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이번 학생 정원 조정안에서 경북대학교는 생태환경관광학부 생물응용전공을 폐지하고 곤충생명과학과를 신설했으며, 생태환경관광학부 생태관광전공을 폐지하고 관광학과를 새롭게 신설키로 했다.또 컴퓨터학부의 인간중심소프트웨어전공을 인공지능컴퓨팅전공으로 명칭을 변경하기로 했다.이와 함께 약학대학을 통합 6년제 학제로 전환하는 안도 확정했다.경북대학교는 이번 정원 조정안에서 별도의 모집 정원 감축은 없다고 밝혔다.따라서 명칭이 변경되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기존 신문방송학과의 정원 28명을 유지하고, 식품자원경제학과도 농업경제학과 입학정원 27명을 그대로 유지한다.또 응용화학과와 화학공학과는 각각 42명을 모집해 응용화학공학부의 기존 정원 84명을 유지하고, 곤충생명과학과는 생태환경관광학부 생물응용전공 27명, 관광학과는 생태환경관광학부 생태관광전공 정원 27명을 그대로 유지한다.한편 경북대학교는 오는 7일 2022학년도 학생정원 조정안과 관련된 학칙을 공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위기의 지방대학 이미지 제고에 나선다…계명문화대 문정남 대외협력팀장

올해 신입생 모집 인원을 다 채우지 못하는 등 시련에 봉착한 지역 대학가에서 대학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마당발 홍보맨이 화제다.중·고등학교 시절 사격선수로 활동하다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실업팀 선수생활을 한 문정남(45) 계명문화대학교 대외협력팀장이 주인공이다.한때 그는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기도 했지만 뜻하지 않게 찾아온 슬럼프가 길어지면서 총을 내려놓고 대학 홍보맨으로 변신했다.2000년 늦깎이로 계명문화대에 입학한 문 팀장은 남들보다 곱절의 노력으로 졸업과 함께 모교인 계명문화대 교직원으로 본격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학생지원팀 등 여러 부서를 거쳐 2008년 대학 홍보를 총괄하는 기획홍보팀에서 6년 동안 홍보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교무팀장, 교원인사팀장, 취업지원팀장 등을 거쳐 지난해 8월 대외협력팀장을 맡고 있다.그는 대학 홍보의 역할에 대해 “수험생들이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학생들이 당당한 사회 일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학교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심어나가는 일”이라고 했다.이를 위해 문 팀장은 정확성과 신속성, 전달성 등 세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정확성은 대학이 영리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과장하거나 왜곡된 정보를 전달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며, 신속성은 다양한 행사들이 수시로 발생되기 때문이다. 또 널리 알리는 게 홍보라는 관점에서는 전달성이 강조 된다”는 것이다.홍보업무를 수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타 부서나 교수들이 부서의 성과 확산과 입시홍보 등에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 해 줄 때 ‘의미 있는 일을 했구나’ 라는 뿌듯함을 느낀다는 그는 최근 대학 상황이 많이 힘들어져 홍보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강조돼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문 팀장은 “대학의 홍보가 대외적으로 비쳐지는 이미지를 관리하는 예전의 홍보 업무에서 최근에는 수험생과 학부모, 나아가서 지역 사회와의 접점을 확대해 이들이 필요로 하는 만족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고 소통하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그는 “59년의 역사를 가진 계명문화대는 우수한 교육시스템으로 지금까지 9만 여명의 전문 직업인을 배출했다”면서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는 글로컬 직업교육 선도대학을 비전으로 설정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인재 양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학교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노동의 수고로움

천영애시인지인의 포도밭에서 종일을 보냈다. 지금 막 자라나오는 새순 중에서 못 쓰는 순을 잘라주고, 여기저기 잡을 곳만 있으면 휘감고 올라서는 포도손을 잘라주기 위해서이다. 지인은 도시에 사는 내가 하기 힘든 일이라고 극구 말리지만 나는 가끔 밭에 들러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그렇게 포도나무의 새순을 잘라주고 또 시간이 지나면 포도 알맹이를 빼주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날은 지인이 모르는 충만감이 내 속에 가득 찬다. 노동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다. 흐트러졌던 줄기가 가지런히 정리된 포도나무를 되돌아보면 알 수 없는 만족감과 기쁨이 생긴다. 노동은 힘들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작은 만족감과 더 나아가 알 수 없는 삶의 충만감까지 느끼게 해준다. 책상에 앉아 책만 보는 시간에서는 느끼기 힘든 기분이다.무엇보다 그런 일이 좋은 이유는 머릿속이 아주 단순하게 비워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끔 오전 내내 책을 보다가 농장에 들러 일을 도와주기도 하는데 여자이면서 도시인이기도 한 사람들은 잘 하려 하지 않는 일이라 농장주는 신기하다고 하지만 내 속셈은 몸도 좀 움직이고 싶고 머릿속도 비우고 싶어서이다.흔히 노동은 힘들다고 여긴다. 물론 힘들지 않은 노동은 없다. 어쩌면 내가 하는 그런 일들은 노동이라기보다는 놀이이기도 하다. 노동이 수입으로 연결돼야 하는 스트레스와 짧은 시간 동안에 하는 일이라서 고단함이 적다. 그냥 해도 좋고 안 해도 그만인 그런 일들은 노동이라고 하기조차 민망하지만 포도나무 새순이 올라오고 수확 때까지 나는 자주 그런 일들을 한다. 머리를 쓰는 일을 하는 내게 그 일들은 복잡한 머리를 비우는데 최적의 일이기 때문이다.노동이 놀이가 되고 놀이가 노동이 되는 환경은 노동자에게는 최상의 환경이다. 이 말은 곧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람은 일 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종족인데 이것은 일이 없는 사람의 무력감에서 잘 느껴진다. 힘들다고 하면서도 일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것에서 보듯 사람은 일을 통해서 살아간다.그러나 그러한 일이 노동이 돼 버리면 인간은 불행해진다. 인간은 노동하는 인간이 돼 그 일에 끌려다니고 종속된다. 그러나 일이 놀이가 되는 순간 그 일은 인간을 행복하게 한다. 포도밭에서 일을 도와주고 온 날은 온 몸이 아플 정도로 고생하는 날도 있지만 내가 즐겨 포도밭을 찾는 이유는 그 일이 나를 행복하게 하기 때문이다.그런데도 사람들은 가능하면 일을 기피하려고 한다. 일이 노동이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가 일을 하는 이유는 꼭 금전적인 것으로 댓가를 지불받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금전적인 댓가는 그 일을 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지만 반드시 그 이유만으로 노동을 한다면 대부분의 인간은 스트레스로 지쳐 쓰러질 것이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이나 성취감, 충만감 등이 알게 모르게 노동하는 인간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행복하게 한다.오월은 근로자의 날이 있는 달이다. 문명을 만들어내는 가장 선두에 서 있는 노동자들은 예로부터 열악한 환경에서 악전고투해 오면서 자본과 투쟁해 왔다. 그 오랜 투쟁이 좀 더 나은 노동환경을 만들어내는데 지대한 역할을 해왔는데 오월에 들어 인간의 노동에 대한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 노동자들이 만들어낸 각종 전자제품과 자동차와 각종 사물들이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다. 많은 일들을 로봇이 대체하면서 노동자들의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지만 앞으로 당분간은 노동자 없이 이 도시가 유지되기는 힘들 것이다.오월이 되면 여기저기서 휘날리던 투쟁의 깃발은 이제 사라지고 여가를 찾아 휴가를 떠나는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다. 근로자의 날 복잡한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차 속에 있는 많은 노동자들의 노동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들의 여가에는 그동안의 오랜 노동에 대한 수고로움이 스며 있을 것이다.

누가 대학을 이 지경으로 내몰았나?

서충환교육문화체육부장“지난해 입학도 하기 전 코로나 사태가 터져 1년 동안 학교에 가본 기억이 없습니다. 학과 동기라고는 하지만 누가 누군지 솔직히 얼굴도 생소하니까 동기애는 애초부터 생길 수 없죠. 사이버대학에 다니는 것도 아닌데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가 대학생활의 절반이 날아 갈 것 같아요”지인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지난해 입학한 한 대학 신입생이 들려준 대학생활 이야기는 안타깝고 서글프다. 그런데 그보다 더 황당한 이야기는 자기가 입학한 학과가 내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한 이른바 ‘구조조정 대상 학과’에 포함됐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신입생을 유치하지 못해 학과가 없어지는 상황은 학교당국과 해당 학과 교수들이 책임질 문제인데 그 피해가 오롯이 학생들의 몫으로 돌아오는 현실이 힘들고 슬프다는 이야기를 토로한다.올해 지역 대학가의 핫 이슈는 단연 모집정원 미달사태와 이로 인한 초유의 총장 사퇴, 학과 통폐합과 신입생 모집 중단 결정 등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 후폭풍이다.사실 국내 대학의 구조조정 논의는 2003년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후부터 시작돼 20여 년 가까이 이어져 왔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 때는 국립대 통폐합과 정원 감축에 초점을 맞춰 전국 18개 국립대를 9개 대학으로 통폐합 하는 등 강도 높은 국립대 구조조정을 통해 7만 명이 넘는 정원을 감축했다.이후 이명박 정부때는 부실 사립대 퇴출이 본격 진행돼 4개 대학이 폐교했고, 정원도 3만6천여 명을 줄였다. 이후 박근혜 정부 때는 지방대를 중심으로 6만 명 가량의 정원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정원 감축을 대학자율에 맡기는 방식으로 1만 여명을 줄여 역대 정부 중 가장 적은 숫자를 기록했다.1970년대 초반 연 100만 명을 넘어섰던 출생인구 시대에 맞춰 만들어진 대학이 지난해 신생아 숫자가 27만 명으로 떨어진 현재도 대부분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실제로 1970년대 168개이던 국내 대학 숫자는 2020년 429개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대학의 전성기라고 불리는 1990년대 10년 동안 무려 107개가 더 늘었다. 하지만 이 시기는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년간 100만 명을 넘어섰던 1970년대 초반에 비해 40만 명 가까이 줄어든 65만 명으로 급감하던 시기다. 이후 출생아 감소수는 가파르게 떨어져 2020년에는 27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10년 동안 100개가 넘는 대학이 새로 문을 여는 사이 정작 대학에 입학할 인원은 외려 크게 줄어든 셈이다.사정이 이런데도 우리 대학들은 근본적인 대책은 외면한 채 아이폰, 아이팟으로 유혹하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로 숫자 채우기에만 열중하는 등 눈앞에 닥친 위기를 애써 외면해왔다.지역교육관계자들은 오늘날 대학의 위기에는 낡은 커리큘럼에만 매달린 채 현장의 요구에 무감각한 일부 교수들의 책임이 더 크다고 목소리를 높인다.군 입대 전 수강했던 과목의 담당교수가 수업 중 설명한 강의보충자료가 복학한 후 다른 과목 강의에서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더라는 어느 복학생의 하소연은 오래전 기자가 대학 재학 중 실제로 경험했던 내용과 너무나 흡사해 쓴웃음이 난다.대학의 위기를 불러온 주체를 교수나 학교 당국, 정부 등 특정 집단으로 특정할 수는 없지만 비싼 등록금을 꼬박꼬박 가져다 바치는 학생 탓은 아니다. 그런데도 대학의 위기에는 항상 학생들이 피해자로 둔갑하는 것은 뒷맛이 개운치 않다.얼마전 출간한 찰스 호머 해스킨스의 신간 ‘대학이란 무엇인가? 대학의 탄생’이라는 책의 내용 중 일부분이다.‘볼로냐의 학생들은 교수가 지켜야 할 행동강령을 공포했는데, 그들 각자가 낸 수업료에 상응하는 교육을 받으려는 조치였다. 1317년 초기 규정에는 교수는 단 하루도 허가 없이 결석해서는 안된다. 〈중략〉 만일 교수의 정규 강의에 수강생이 다섯 명 미만이면, 그는 폐강에 준하는 벌금을 물어야 한다. 얼마나 형편없는 강의면 학생이 다섯도 되지 않는단 말인가…’대학의 위기가 단지 학령인구 감소 탓 이라고 에둘러대는 일부 양심 없는 교수들이 새겨들을 문구다.

나는 나대로 살았다 어쩔래/ 최재목

나는 나대로 살았다/ 어쩌라고/ 너는 너대로 살았잖아/ 그런데 어쩌라고//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가/ 훨씬 좋잖아/ 그런데 왜 자꾸 나더러/ 너처럼 살라 하는데/ 그래서 어쩌라고// 한 번쯤 막 나가는 삶을/ 회오리바람처럼/ 휘몰아치는 삶을/ 너는 너처럼/ 나는 나처럼 살자/ 그래도 된다고/ 그렇게 말해야 옳잖아// 나는 나대로 살았다/ 어쩔래 네 멱살을 잡으며/ 그렇게 말하고 싶다/ 너도 나처럼 그렇게 말해도 돼// 좋잖아/ 그게 좋잖아/ 한 대 때려 봐 그래도 돼/ 너는 너처럼/ 나는 나처럼 살 수 있다면/ 한 대 맞아도 돼/ 버림받아도 돼/ 어쩔래/ 그래 어쩌라고「나는 나대로 살았다 어쩔래」 (21세기문화원, 2021)자연스럽게 일상어로 툭 던진 말 속에 진리가 담겨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 생각도 없이 아무렇게나 내뱉는 말에 진리가 담겨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런 말은 솔직한 심정을 나타내는 무의식의 모습이긴 하겠지만 깨달음을 줄 정도로 가슴에 와 닿지는 않는다. 즉흥적인 말이 화두가 되고 인생을 통찰하는 의미 있는 빛과 소금이 되려면 인고의 세월을 거쳐 숙성되고 단련된 영혼의 자유로운 사색이 그 바탕에 깔려 있어야 비로소 가능하다.시 ‘나는 나대로 살았다 어쩔래’는 범상치 않은 기막힌 대듦에 다름 아니다. 오랜 수련에서 나올 수 있는 자신감과 노련한 경륜에서 숨 탄 배짱 거기다 막다른 골목에서 내지르는 순발력 있는 재치가 버무려진 선문답이다. 시인의 대듦은 자신에게 던지는 화두이자 지나온 인생을 농축시킨 엑기스라 해도 좋을 것이다. 이 정도의 내공이 실린 시는 강호의 고수가 아니면 감당하기 힘들다.어떤 분야든지 입문 후 초창기엔 힘든 세월을 보낸다. 청소와 물 긷기, 부엌일은 기본이고 훈련과정도 고되고 험하다. 반면, 스승은 자연을 벗 삼아 유유자적한다. 그 모습을 보는 눈은 불만과 오만으로 차오르게 마련이다. 때 이른 시기에 스승에게 대드는 기회를 잡아 분수를 모르고 건방을 떨다간 된통 당하고 만다. 그건 한 계단 더 딛고 올라서는 발판으로 기능한다. 하산해도 좋은 경지에 도달할 때에야 비로소 정상의 여유를 터득하는 법이다. 그러면 굳이 산에 남을 필요가 없다. 어디에 머물러도 편안하다. 내키는 대로 해도 무리가 없다.마음이 성숙하지 못할 땐 스스로 자제하거나 타의에 의해 통제받는다. 윗사람의 뜻을 따르고 옆 사람의 눈치를 보며 아랫사람의 분위기를 살핀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스캔하고 다수 의견에 동조한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예각을 숨긴다. 숨을 죽인 채 발뒤꿈치를 들고 조심조심 걷는다. 판이 깨질까봐 신경을 곤두세우고 살얼음판을 걷듯 몸을 가볍게 한다. 그런 과정에서 경공이 몸에 붙는다. 허나 고수는 거리낌이 없이 내달려도 만사 무탈하다.시인은 이제 ‘막 나가는 삶을 회오리바람처럼 휘몰아치는 삶을’ 살아도 한 점 어긋남이 없다. 때리면 맞고 버려짐도 감수하겠다는 각오다. 그렇지만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맞을 일은 없다.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사는 게 본질이다. 이제 시인은 혜안을 가지고 세상을 본다. 예상을 초월한 시인의 일갈이 사고의 틀을 깬다. 그대는 그렇게 걸었고 나는 나대로 걸었다. 어쩔래. 아무도 대들 리 없는 기막힌 대듦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 앞으로도 그리 살 것이다.오철환(문인)

영남이공대, 신세계 대구점에 대학홍보관 오픈

영남이공대학교(총장 이재용)가 지난 1일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8층에 대학홍보관 ‘드림 블러썸 라운지(DREAM BLOSSOM LOUNGE)’를 오픈했다.‘드림 블러썸 라운지’는 백화점 8층 푸드트럭 1개소 및 우측 공간에 위치해 수험생과 학부모는 물론 방문객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영남이공대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이번에 오픈한 ‘드림 블러썸 라운지’는 자이언트 플라워 포토존, 응원엽서와 우체통, 핸드폰 무료충전기, 휴게공간 등으로 구성됐다.특히 매주 주말에는 상담을 통해 학과 및 장학정보, 입학정보, 취업정보 등을 제공한다.이밖에 영남이공대는 드림 블러썸 라운지’ 오픈을 기념해 방문 인증샷 경품 이벤트를 매주 주말마다 진행한다.개인 SNS에 영남이공대학교, 영이공, 신세계백화점 등 필수 해시태그와 ‘드림 블러썸 라운지’ 방문 인증샷을 게시하면 현장에서 무선이어폰, 무선충전기, CGV관람권, 투썸플레이스 기프트 카드, 마스크 등 다양한 선물을 증정한다.영남이공대 신승훈 입학본부장은 “드림 블러썸 라운지는 누구나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으로 영남이공대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 갈 수 있는 쉼터이자 찾아가는 입시 홍보의 거점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한편 영남이공대는 신세계백화점의 드림 블러썸 라운지 외에도 CGV 대구한일점, 대현프리몰 지하상가 만남의 광장, 명덕역 YNC메이커스페이스 공간 등을 입시 홍보 거점으로 구축하고,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손쉽게 대입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입시 홍보 채널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공유 플랫폼 활용한 창업교육으로 창업의 꿈 펼치세요…계명문화대

계명문화대학교가 창업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공유 플랫폼을 활용한 창업 교육을 무상으로 진행키로 했다.계명문화대는 최근 대구 달서구에서 주관하는 ‘공유 플랫폼 맞춤형 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에 2년 연속 선정돼 사업 운영을 위한 교육생 모집에 나섰다.공유 플랫폼 맞춤형 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은 달서구 지역 구민의 일자리 및 고용창출 지원을 목적으로 미용(헤어, 네일, 메이크업) 및 외식 창업 희망자들에게 창업 이론 수업과 전문가 멘토링 및 컨설팅, 공유 플랫폼을 활용한 실전 창업 체험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전액 무상 교육으로 진행되는 이번 교육 우수 수료생에게는 공유미용 및 공유주방과 같은 창업준비공간을 통해 실제 경영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창업 초기에 발생하는 각종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계명문화대는 지난해 공유주방의 우수한 성과를 기반으로 올해 공유미용 분야를 추가해 교육생을 모집한다.공유미용 플랫폼 창업 인큐베이팅 참여교육생은 오는 21일까지, 공유주방을 활용한 외식창업 인큐베이팅 참여교육생은 다음달 16일까지 모집한다.지원 자격은 달서구에 거주하는 만 39세 이하로 미용(헤어, 네일, 메이크업) 및 외식 창업 희망자 각 10명씩 총 2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선발된 교육생은 오는 7월부터 창업 이론 및 전문교육, 실습교육, 창업체험 등의 교육과정을 거치게 되며, 우수 수료생은 대학에 마련된 KMCU키움식당 등 공유플랫폼 입점을 통해 오는 12월까지 실전 창업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문의: 053-589-7940.서충환 기자 se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