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와 백신이 개발 되면서 감염병은 급격히 감소했지만, 이동 수단이 발달하면서 해외 감염병에 노출될 가능성은 도리어 높아졌다. 특히 해외여행은 국내에서는 드물게 발생하는 질환에 걸리는 이유 중 하나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해외여행이 다시 증가하면서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감염병의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경북대병원 배소현 교수(알레르기감염내과)를 만나 동남아 여행 후 발생하는 대표적인 해외 유입 감염병을 알아보고, 안전한 해외여행을 위한 방법을 소개한다.◆뎅기열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가 사람을 물 때 전염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주로 열대 지역이나 아열대 지역에서 발생한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진단되는 뎅기열은 모두 해외로부터 유입된 것이다. 뎅기열은 매개 모기에 물린 뒤 3~14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무증상 감염에서부터 뎅기쇼크증후군까지 다양한 임상 경과를 나타낸다.대부분의 뎅기열 환자는 1주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상태가 호전돼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피부 출혈반, 비출혈, 잇몸 출혈 등 인체 여러 곳에서 출혈이 생기는 ‘뎅기 출혈열’이나 출혈과 함께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뎅기쇼크증후군’이 나타나면 사망률이 증가한다. 따라서 해외 여행력이 있는 성인이 급격한 발열, 심한 근육통, 피부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뎅기열을 의심,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뎅기열은 아직 예방 접종이나 명확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뎅기열 매개 모기는 주로 도시지역에서 낮에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낮에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주의해야 한다. 뎅기열이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모기 퇴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외출 시 가능한 밝은 색의 긴팔 및 긴바지를 착용해 모기가 물리지 않도록 주의한다.◆말라리아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게 물려서 전파되는 병이다. 국내에서는 경기·인천 지역에서 발생한다. 해외에서는 동남아를 비롯한 열대 지역에서 발생한다.말라리아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근육통, 두통, 설사와 같은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난다.이후에는 열, 오한, 두통, 설사, 관절통, 복통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말라리아는 감염된 원충 종류에 따라 삼일열, 난형열, 사일열, 열대열 말라리아로 분류된다.삼일열과 난형열 말라리아는 48시간마다 열이 발생하고, 사일열 말라리아는 72시간 주기로 열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열대열 말라리아는 일반적으로 매일 열이 나며, 의식 저하, 황달, 호흡곤란, 혈뇨, 저혈압 등 주요 장기 부전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해 사망률이 높을 수 있다.말라리아 발생 지역에 다녀온 해외 여행력이 있으면서 말라리아 감염이 의심될 경우 반드시 감염내과 전문가의 진찰을 받아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말라리아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과 예방약을 복용하는 것이 있다. 말라리아를 매개하는 모기는 해가 진 후 활동하기 때문에 야간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외출 시에는 밝은 색상과 두꺼운 천 소재의 긴 소매 상의와 긴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예방약으로는 메프로퀸이나 말라론, 독시사이클린 등이 사용되며, 감염내과를 방문해 예방 약제의 선택, 부작용 등에 상담하는 것이 좋다.말라리아 예방을 위해서는 여행 출발 1~2주 전에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말라리아가 발생하는 지역으로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여행 출발 일정을 고려해 미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예방 접종 필수해외 여행 전 A형 간염, 장티푸스 등의 예방 접종을 고려해볼 수 있다. 각 나라의 입국 전 필수적으로 맞아야 하는 예방 접종에 관한 정보는 질병청 홈페이지나 모바일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예방 접종 후 항체 형성 시기를 고려하여 출국 최소 2주 전 접종 받는 것이 좋다. 또 병원마다 보유하고 있는 예방 접종 주사가 다를 수 있으므로, 내원 전 감염내과가 있는 병원이나 보건소에 예방 접종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해외여행을 다녀온 후에도 발열이나 피부 질환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문의를 찾아 해외 유입 감염병에 관한 진료와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예방은 물론, 여행 후에도 증상에 주의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안전한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