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병사의 실종에 가슴 철렁. 다 우리지역 때문에 왔다가 그렇게 된 거지. 생각만 해도 자꾸 눈물이 난다. 너무 고맙고 너무 안타깝다. 가슴이 먹먹해."예천에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던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싸여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포항 해병대 부사관 376기 권순기(남·24)씨는 눈시울을 적시며 '안타깝다'는 말만 반복했다.야간수색 현장을 끝까지 지켜봤다는 권씨는“올해 3월 31일자 전역 후 아버지 회사에 일하던 중 산사태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며“수해긴급복구를 위해 우리회사도 특정지역 피해지역에 투입돼 작업을 하고 있는데 해병대 근무당시 후임에게 전화가 와서 예천지역으로 대민지원을 하러 나온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말했다.그는 “후임들 오면 밥이라도 사야겠다”며“출근해 일하고 있는데 해병대원이 실종됐다는 소식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며“꼭 살아서 돌아오라고 맘 속으로 외치고 기도하고 있었는데 결국 주검으로 돌아와 해병대 전역한 사람으로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 해병의 안타까운 죽음에 경례를 올린다. 고 말했다.또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온 부모가 비가 많이 오고 물살이 셌는데 왜 구멍조끼를 안 입혔느냐고 오열할 때 내가슴도 무너져 내렸다”며 “입대한지 두달 만에 이런 일을 당했으니 그 부모님은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일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20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A(20) 일병이 전날 오전 9시 3분께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보문교 남단 100m 지점에서 폭우 실종자 수색작업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수색당국은 야간수색 작업 중 실종 14시간 만인 이날 오후 11시 8분께 내성천 고평대교 하류 400m 우측 지점에서 숨진 A 일병을 발견, 20일 오전 0시 45분께 해병대 헬기로 해군포항병원으로 이송했다.A 일병이 사고를 당한 지점은 전날까지 내린 폭우로 많은 양의 흙탕물이 빠르게 흐르던 곳이다.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실종자 수색을 하던 해병대원 3명이 지반이 갑자기 내려앉으면서 하천으로 빠졌다.2명은 수영으로 물 속에서 벗어났지만 A 일병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결국 참변을 당했다.아들의 사고 소식을 듣고 당일 수색현장을 찾은 A 일병의 부모는 “가지 말라고 말렸는데도 그렇게 가고 싶어하던 해병대인데. 내 아들은 어디 있나요. 착하게만 산 우리 아들인데”라며 오열했다.권용갑 기자 kok9073@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