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대구 작가들을 만나 함께 전시할 수 있어서 감회가 깊죠. 타고난 감수성을 가져 훌륭한 대구 작가들과 소통하며 대구에서 처음 전시를 할 수 있어 기쁩니다.”(미국 작가 코멜리아 홍자 오김)“김홍자 선생님과 처음 알게 된 인연이에요. 공감대를 형성하며 한 공간에 설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죠.”(대구 작가 서옥순)최근 봉산문화회관 3층 2전시실에서 만난 두 작가의 짧고 굵은 소감이다. 두 작가는 정반대의 성질을 지닌 금속공예 작업과 손바느질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전시장은 강한 금속과 가벼운 바느질 작품이 어우러져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봉산문화회관이 오는 9월3일까지 미국작가와 대구작가 각각 5명을 1대1로 매칭한 ‘두가지 제언’ 전을 개최한다. 태생부터 장르와 작업관도 모두 다르지만 한 공간에서 서로 소통을 거쳐 융화된 작품전이다.초청한 미국 작가들은 미국에서 이미 기반을 잡고, 전문가로 활동 중인 전 하와이 한인미술협회장 미희 최리(회화), 텍사스주립대 교수 베버리펜(설치), 브레드 어반 테일러(세라믹), 몽고메리대 명예교수 코멜리아 홍자 오김(금속공예), 하와이대학교 교수 크리스 코한(판화) 작가다. 이들과 컬래버한 한국 작가들은 각각 김성수(나무조각, 설치), 박휘봉(철조각), 정미옥(회화), 박종규(회화, 설치), 서옥순(바느질)이다.전시는 작가들이 직접 선정한 자연, 현상학, 빈도, 인연, 사랑 등 5가지 소주제로 나뉜다. 특히 ‘자연’에는 베버리펜과 박휘봉 작가가 실체와 비실체 속에 존재하는 자연의 근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소재는 폐철근 등으로 무생물이지만 이를 가지고 섬세하게 재해석해 숨쉬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현상학’에는 풍경과 사물을 탐구해 세라믹 작업을 하는 브레드 어반 테일러와 정미옥 작가가 물질의 세밀한 관찰과 고찰로 얻어지는 밀도와 질량, 기하학적인 조형성을 보여준다.‘빈도’에는 판화 작가인 크리스 코한과 회화 설치 작가 박종규가 언어, 주파수, 파동 등 비가시성에서 출발하는 조형적 예술을 드러낸다.전시장을 방문한 크리스 코한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색상뿐 아니라 자연적인 에너지를 컬러로 표현한다”며 “에너지가 내가 누르는 힘을 받으면서 새로운 색감을 만들어낸다. 오로지 나의 손이 밀어낸 힘으로 여러 색상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3층 2전시실에서 전시 중인 ‘인연’은 사람, 풍경, 문화 등에서 추출된 이미지들의 인연에 대해 코멜리아 홍자 오김과 서옥순 작가가 다루고 있다. ‘사랑’의 주제에는 미희 최리, 김성수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사랑을 작가만의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있다.봉산문화회관 조동오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서로의 이질성을 수용하고자 함을 전제로 출발한다”며 “각기 다른 환경에서 예술가들이 보편적으로 다룬 자연, 현상학, 빈도, 인연, 사랑의 소주제를 제시해 융화된 작업을 보여준다”고 말했다.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