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0시20분께 대구 중구 공평동에서 택시 한 대가 인도를 가로질러 상가를 들이받은 사고가 발생했다. 보도블록을 침범하며 유리창을 들이받고 나서야 차가 멈춰 섰고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운전자(68)가 음주 운전이 아니었음을 확인한 뒤 신호 착각, 대처 미흡 등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대구·경북에서 만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가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이들의 면허 반납률은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들의 면허 반납률을 높이기 위한 유인책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대구에서 만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 건수는 2020년 1천952건, 2021년 1천945건, 지난해 1천980건이었다. 경북에서는 2020년 1천859건, 2021년 1천865건, 지난해 1천985건이이었다. 전국적으로도 2020년 3만1천72건, 2021년 3만1천841건, 2022년 3만4천652건 등으로 집계됐다. 지역에서는 해마다 수천 건, 전국적으론 수만 건이 발생하고 있고, 특히 지난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이처럼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내 고령인구 비율은 2018년 14.8%에서 지난해 18.0%로 불과 4년 새 3.2%포인트가 높아졌다. 이런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국내 고령 운전자는 2018년(307만650명) 보다 47%가량 급증했다. 상황이 이렇자 전국 지자체에서는 노인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면허 자진반납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대구에서는 2020년 5천64명, 2021년 5천749명, 2022년 7천145명 등으로 고령 운전자의 면허 반납 건수가 다소 늘고 있지만 지역의 고령 운전자 수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2022년 3.5%)이다. 지난해 대구에서 면허증을 소지하고 있는 만 65세 이상 노인 운전자 수는 20만6천여 명이다. 경북 역시 반납률이 1~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는 2019년부터 75세 이상 운전자의 면허갱신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제도를 도입했다.한국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본부 김주영 박사는 “고령 운전자는 30대에 비해 시각적 능력이 최대 80% 수준에 불과하다”며 “인센티브 제공 등 유인책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이들의 특성을 반영해 도로안전시설물 개선, 첨단운전보조장치 지원 등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