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후근 대구 중부경찰서 경비교통계

대구 중구 지역 주요 도로 현장 점검을 다니다 보면 가끔씩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차량이 끊임없이 통행하는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들이 바로 그 이유다. 보행신호등이 빨간색인데도 좌우를 보지 않고 횡단하는 노인, 중앙분리대가 설치돼 있는 도로에서 분리대를 뛰어넘어 횡단하는 중년 남성 등이다. 이 뿐만 아니라 육교 아래를 횡단하는 청년, 스마트폰을 보면서 도로를 건너는 학생들까지 남녀노소, 나이를 불문하고 위반하는 모습도 제 각각이다.

보행자들의 무단횡단을 근절하기 위해 경찰의 교통단속과 홍보활동이 매년 이뤄지고 있지만 무단횡단으로 인한 교통사고 건수는 감소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올해 1~9월까지 대구시에서 발생한 교통 사망 사고 45건 중 보행자와 관련된 교통 사망사고가 무려 20건이다. 대구시 전체 교통 사망사고의 약 44%의 비중을 차지한다.

무단횡단은 도로 위 교통의 흐름을 방해해 제2의 교통사고를 발생시키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보행자 사고는 차량 운전자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무단횡단은 우리 사회가 약속해 놓은 교통질서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을 고통으로 내몰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안전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차량 운전자만 보행자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보행자도 교통법규를 잘 지켜 보행 안전 수칙을 따라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이다. 보행자가 지켜야 할 안전수칙으로는 △횡단보도 없는 곳에서 무단횡단하지 않기 △횡단보도 앞에서 멈춰 좌·우 살피기 △어린이와 노약자는 보호자와 함께 횡단보도 건너기 △인도·차도 미구분 도로는 길 가장자리로 통행하기 △심야시간대 밝은색 옷 착용하기 등이다.

무엇보다 보행자들은 도로에 차가 없더라도 반드시 횡단보도로 이동을 해야 하고 자신의 안전과 가족들의 행복을 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도로교통법을 철저히 준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권후근 대구 중부경찰서 경비교통계



online@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