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혐의자끼리 비상식 대선…지는 사람 감옥가야”

▲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BNB타워에서 열린 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BNB타워에서 열린 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은 8일 대선 캠프 해단식을 열고 “우리 후보가 됐지만 (유세) 마이크 잡기가 어렵다”며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2002년 대선에서 아들 병역 논란이 불거진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언급, “불법은 아니지만 납득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대선에도 연단에서 마이크를 잡아본 일이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홍 의원은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전당대회석상에서 분명히 얘기했다”며 “비리 대선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백의종군하는 것과 원팀 정신을 주장하는 것과는 별개”라고 했다.

홍 의원은 이번 대선과 관련해 “100분의 1도 안 되는 당심만으로는 대선에서 이기기가 어렵다”며 “지금부터 양 진영에서 네거티브만 난무하는 대선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아마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감옥에 가야 할 것”이라며 “대선이 끝나도 지는 사람들이 승복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도 “비리 혐의자끼리 대결하는 비상식 대선이 돼 참으로 안타깝다”며 “차기 대선 판이 석양의 무법자처럼 돼 간다”고 말했다.

또 “두 분 중 지면 한 사람은 감옥 가야 하는 처절한 대선”이라며 “이전투구 대선에서 부디 살아남는 대선이 되도록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윤석열 후보와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서는 “만난다고 달라질 게 아무 것도 없다”며 “(내가) 고집이 보통 센 사람이 아니다. 나를 만날 시간에 다른 사람을 열심히 만나라고 하라”고 선을 그었다.

20·30세대 탈당 현상에 대해서는 “내 소관이 아니다”면서도 “청년과 어울리고, 몇 사람 등용하고, 같이 사진 찍고, 쇼한다고 민심이 돌아오지 않는다. 아주 개성 강한 집단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준석 대표는 홍 의원이 윤석열 후보 당 선대위 불참을 시사한 것 관련 “홍 의원을 선대위에 모시는 것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CBS라디오에서 “홍 의원이 2030세대의 굉장히 많은 지지를 받았고, 홍 의원의 선대위 합류가 2030세대의 (윤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이들이 있다”며 “선대위에 홍 의원이 참여한다고 해서 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보류하고 있는 2030이 갑자기 지지를 선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윤 후보에게 말했던 것은 여유를 가지고 직접 2030이 바라는 바를 실현하고 거기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으로 득표를 끌어 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20·30에 대한 상징성이 있는 인사들이 후보 옆에서 사진을 찍는다고 (지지율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지금 휴식이 필요한 시기”라며 “2030 지지층은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가지면서 자발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홍 의원이 돈을 줘서 조직화한 것도 아니다”고 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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