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승리 향한 원팀 기조 초반부터 ‘삐걱덕’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 중 창밖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 중 창밖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030세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 구애에 나섰다.

하지만 홍 의원이 이를 거부하면서 ‘원팀’ 기조가 초반부터 삐걱거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윤 후보는 지난 5일 최종후보 선출 당시 홍 의원의 모습을 거론하며 “제 수락 연설보다 훨씬 빛났다”고 밝혔지만 홍 의원은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전당대회 후 첫날 일정을 바쁘게 소화했다. 그렇게 움직이면서도 지난 금요일 전당대회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며 “우리는 정권교체를 위한 깐부”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권 교체의 대의를 위해 홍준표 선배님과 다른 두 후보님이 보여주신 원팀 정신 때문”이라며 “저보다 더 빛났던 홍 선배님의 짧은 메시지와 미소는 제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제 수락 연설보다 훨씬 빛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멋진 위트까지 곁들인 낙선 인사와 국민과 당원에게 보여준 맏형다운 그 미소,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의원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선 배경에는 윤 후보가 당원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앞선 홍 의원을 누르고 대선 후보로 선출되자, 2030 당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

홍 의원의 2030세대 일부 지지자들은 윤 후보의 선출 이후 국민의힘을 ‘노인의힘’ ‘구태의힘’ ‘도로한국당’ 등으로 깎아내리며 분노를 표출하는 한편 인터넷 커뮤니티에 탈당 신고서를 작성해 게시하는 인증을 앞다퉈 하고 있다.

당원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50대 이상 중장년·노년층이 당원투표에서 윤 후보에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주면서, 2030세대가 지지하는 홍 의원이 낙마했다는 주장이다.

이는 윤 후보가 전날 청년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준석 대표를 만난 배경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윤 후보와 청년층 이탈 방지, 홍 의원 역할론 등에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홍 의원은 윤 후보의 러브콜에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대선에서 저는 경선을 다이내믹하게 만들고 안개 속 경선으로 흥행 성공을 하게 함으로써 그 역할은 종료됐다고 본다”며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경선에서 윤 전 총장에 패한 뒤 “이번 대선에서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재차 향후 당 대선 캠프에 참여할 마음이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홍 의원은 “다만 이번에 저를 열광적으로 지지해준 2040들의 놀이터 청년의 꿈 플랫폼을 만들어 그분들과 세상 이야기하면서 향후 정치 일정을 가져가겠다”며 “나머지 정치 인생은 이 땅의 청장년들과 꿈과 희망을 같이 하는 여유와 낭만으로 보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게 그동안 수천 통의 카톡과 메시지를 보내주신 여러분과 곧 개설될 청년의 꿈 플랫폼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며 “회원 수가 300만 명이 되면 그게 나라를 움직이는 청년의 힘이 된다”고 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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