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국가철도망 공청회에서 달빛내륙철도 제외||국가균형발전 논리 허술해, 선택과 집중 필

▲ 오재학 한국교통연구원장이 22일 오전 세종시 국책연구단지에서 열린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개회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오재학 한국교통연구원장이 22일 오전 세종시 국책연구단지에서 열린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개회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호남을 잇는 달빛내륙철도 건설사업이 4차 국가철도망구축 계획안에서 제외돼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 수립연구 공청회를 열고 계획안을 공개했다. 계획안에는 기존 시행사업 15개, 신규사업 28개가 담겼다. 하지만 달빛내륙철도는 빠졌다.

달빛내륙철도는 대구와 광주 간 203.7㎞ 구간을 고속화 철도로 연결해 1시간대 생활권을 형성하는 4조85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국책 사업이다.

이날 발표는 공청회 논의 대상 발표로 최종 확정안은 아니다. 그러나 계획안에도 오르지 못한 것은 논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낮은 경제성이 결국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달빛내륙철도는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대비편익(B/C)’이 0.483에 그치는 등 경제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대구시는 달빛내륙철도 사업의 경제성을 단기간에 끌어 올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 경제성 논리를 포기하고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해 왔다.

경제성 논리에 집중하면 결국 신규 철도는 수도권에 몰려 지역균형발전에 저해가 된다고 주장했다. 대구를 비롯해 포항, 부산 등 동남권 경제권과 광주를 위시한 서부 경제권, 그리고 수도권까지 국가 개발 삼각축 전략을 내세웠다.

이번 사태로 기존 전략 수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구시가 내세우는 국가균형발전 논리가 두루뭉술하고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균형발전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하는 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제성이 부족한 사업들의 마지막 보루인 예타 면제 역시 가장 기본적인 국가철도망 계획에서조차 빠지면 동력과 근거를 상실할 수밖에 없다.

달빛내륙철도 사업을 깨끗이 포기하고 시급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관련 인프라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남대 윤대식 교수(도시공학과)는 “달빛내륙철도는 이미 경제성이 낮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 예타 제도가 존재하는 한 사업 진행이 쉽지 않으리라고 본다”며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은 신공항 인프라 예타 면제에 여력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대구시는 오는 6월로 예정된 확정 발표까지 정부 설득에 주력할 방침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3일 이용섭 광주시장과 함께 국토교통부와 청와대를 방문, 달빛내륙철도가 지나는 10개 지자체장과 국회의원 등이 서명한 공동 건의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대구시 하기봉 철도시설과장은 “경제성 논리로만 접근하면 달빛내륙철도는 영원히 진행할 수 없는 사업이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4차 국가철도망 포함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만약 이번 계획에 빠지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5년 뒤 다시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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