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예천 풍양중학교 학생들이 내 고장 탐방을 체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지난해 7월 예천 풍양중학교 학생들이 내 고장 탐방을 체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근 교육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에서도 소규모 학교의 이점을 살린 차별화된 교육과정으로 주목받는 학교가 있다.

예천 풍양중학교는 총 3학급. 전교생이라고는 28명밖에 되지 않는 농촌의 작은 학교이지만 차별화한 교육과정으로 학생들이 미래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경북도교육청의 ‘경북예비미래학교’로 선정, 마을공동체 운영, 학생자치능력 향상교육, 공동교육과정운영 등을 교육 주체와 마을주민들과 같이 ‘미래 삶의 힘을 키우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경계 넘는 공동교육과정 운영

학교가 학생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실히 반영해 교과목을 개설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소규모 학교는 더욱 그렇다.

풍양중이 학교 간 경계를 넘어 여러 학교가 함께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풍양중은 작은 학교이지만 학생들의 교육활동을 위해 인근 학교들과 미래형 공동교육과정을 편성, 운영하고자 계획했다.

이를 위해 용궁중, 지보중과 학생들이 경쟁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학생 참여형 수업과 진로 탐색 활동을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

또 체육대회는 용문중, 지보중, 감천중과 문화예술제는 용궁중, 지보중, 감천중, 은풍중과 함께 학교 동아리 활동 발표와 교육활동 결과물 전시, 꿈키움 한마당을 열기로 했다.

특히 명사와 함께하는 인문학 기행은 풍양중학교 주관으로 용궁중학교, 지보중학교를 공동참여 학교로 공모해 선정됐다.

아쉬움도 따랐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 이 때문에 지난해 6월 실시한 조지훈문학관 체험활동은 풍양중만 체험활동을 갖게 됐다.

하지만 학생들의 체험활동을 위해 형제·자매가 다니는 풍양초와 논의, 찾아가는 인성 인문학 강좌를 공동으로 운영했다. 코로나19를 극복한 뒤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 공동교육과정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자치활동으로 민주시민 함양

학생자치활동은 민주시민의 자질을 함양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그런 만큼 풍양중은 학교 규칙의 결정을 전교생과 교사들이 모두 모여서 회의로 진행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학교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한다.

이러한 과정으로 학생들은 책임감도 생길 뿐만 아니라 학교의 중요한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진다.

최근 도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집중환경개선사업(공간혁신)에 공모하는 과정과 설계과정에 학생들이 학년별로 집중토론을 거쳐 제시한 의견을 반영시켰다.

학교가 학생 중심의 공간이 돼야 하고 학생들도 공간혁신에 참여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풍양중은 현재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한 특별실, 학급 교실, 학생 자치실, 야외 공연장, 휴식 공간 등을 반영한 설계를 마치고 시공에 한창이다.

풍양중은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의 주체가 만들어가는 다양한 학교 문화가 학교자치를 통해 변화하고 있다.





◆학교·마을 교육공동체 운영

학교와 마을의 소통. 아직 낯설 수 있는 모습일 수 있다.

오랜 세월 학교교육이 학교 울타리 안에서만 이루어진 까닭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창의적 체험활동 도입, 개정 교육과정 시행, 자유학기제 도입 등 학교 교육과정에 변화가 잇따르면서 교육의 질이 학교와 지역 공동체(마을)가 얼마나 잘 협조하느냐에 달렸다는 말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도래했다.

풍양중도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추고 있다.

풍양중은 경북북부보훈지청과 현충시설 사랑을 위한 공동협력을 지난해 7월 체결하고 애국선열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 계승을 위한 추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공동체도 주목할 만하다. 예천군 치매안심센터와연계한 치매극복선도학교가 대표적인 예다.

풍양중은 60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절반을 넘는 지역 특성상 주민의 치매 인식 개선과 예방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공감, 예천군 치매안심센터와 치매극복선도학교를 운영하며 전교생과 전교직원이 치매서포터즈 교육을 받았다.

이를 통해 어르신들에게는 심리적 위안과 행복감을, 학생들에게는 어르신에 대한 이해를 도우며 학교·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풍양중은 지역주민을 강사로 한 방과후학교 운영으로 학생들의 학교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고, 학부모들의 학교 활동 참여로 학교와 지역(마을)이 하나가 돼 가고 있다.





김형규 기자 kimmar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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