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석 기상청장
▲ 박광석 기상청장
박광석

기상청장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다. 꽃망울이 맺히는가 싶던 벚나무에서는 한순간에 만개한 꽃들로 거리가 온통 한바탕 꽃 잔치를 펼쳐 놓기도 했다. 한창 봄의 기운에 들떠 있는 이때쯤이면 항상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황사다.

황사는 연간 관측일 중 78.6%가 봄철에 발생하기 때문에 봄철 대표 위험기상이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지난 3월에도 전국적으로 두 차례 황사가 관측됐다. 3월 중순, 황사 발원지인 고비사막과 중국 내몽골지역에서 발원한 황사의 미세먼지 농도(PM10)는 중국 둔황지방에서 1시간 평균 9천700㎍(1㎍=0.0001㎝)/㎥까지 기록되며 한 치 앞도 보기 힘들 정도의 짙은 황사였다. 이 황사가 우리나라로 유입돼 새벽 시간대에 상공으로 지나가면서 땅에서는 전국에 200㎍/㎥ 내외의 황사가 관측됐다. 또, 3월 말에 황사 발원지에서 황사가 발원했고, 우리나라 주변에 강한 하강류가 겹쳐지면서 제주 고산에 1천451㎍/㎥, 안동에 846㎍/㎥, 대구에 723㎍/㎥의 짙은 황사가 관측되면서 황사경보가 발표됐다.

그렇다면, ‘황사’는 어떤 현상일까? 또 ‘미세먼지’와의 차이는 무엇일까?

황사는 주로 중국 북부나 몽골의 건조·황토 지대에서 바람에 날려 올라간 미세한 모래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강하하는 현상 또는 강하하는 흙먼지를 말한다. 보통 저기압의 활동이 왕성한 3~5월에 많이 발생하며, 때로는 상공의 강한 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 태평양, 북아메리카까지 날아간다. 황사 현상이 나타나면 태양은 빛이 가려져 심하면 황갈색으로 보이고, 흙먼지가 내려쌓이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황사는 우리나라에서 발원하는 현상이 아닌 만큼 중국과의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중 황사공동관측망을 통해 황사농도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황사 관측은 전국 23개 기상관서에서 육안으로 황사현상 여부를 판단하는 목측관측을 하고 29개소에 설치된 부유분진측정기를 통해 PM10 농도를 관측한다. 또 지상의 관측망으로 부족한 공간분포와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천리안위성을 활용해 황사를 추적하기도 한다.

황사를 예보하기 위해서는 발원지의 건조도가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겨울철 강수량 현황과 눈덮임 정도 등을 파악해야 한다. 또 흙과 모래가 드러난 건조한 땅 위로 강풍이 불어 황사가 광범위하게 발원하게 되면 저기압 상승류에 의해 공중으로 부양되고, 약 2㎞ 높이의 기류를 따라 북서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때 우리나라 주변에 하강류가 발생하게 되면 지면에서 황사가 나타나기 때문에 동아시아 지역의 기압패턴 분석을 통해 황사의 영향 지역과 시점, 강도 등을 예측한다.

기상청에서는 황사로 인해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PM10)가 800㎍/㎥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황사경보’를 발표하고 관련 방재기관에서 황사대응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입자상 물질 중 입자의 지름이 10㎍보다 작은 입자를 말하고, 이보다 더 작은 지름인 2.5㎍ 이하의 입자는 초미세먼지로 분류한다. 머리카락 굵기에 비해 30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작은 크기이지만 농도가 짙어지면 빛의 산란이 강해져 하늘이 뿌옇게 보이게 된다. 미세먼지는 황사, 해염입자 등도 포함되지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오염물질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대기오염 현상으로 본다. 특히 자동차 배기가스, 발전소나 공장에서 배출되는 연소가스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황산염, 질산염 등으로 구성돼 있다. 황사와는 발생원인, 영향도가 다르기 때문에 미세먼지와 관련한 업무는 환경부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환경관리공단 에어코리아 누리집을 통해 미세먼지 예·경특보를 발표하고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호흡기와 심장질환을 일으킨다. 특히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해 매년 700만 명이 조기 사망한다고 밝히며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다. 아무리 막아보려 애를 써도 조금씩 우리 몸으로 침투하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인체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주는 과일·채소·물 등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급적 야외 활동은 줄여 건강한 봄날 보내시길 바란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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