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순조롭다. 하지만 여전히 백신 불신과 접종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접종 대상인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중에 환자 접촉이 많은 행정 직원들을 접종에서 제외해 논란도 일고 있다. 방역 당국이 예방 접종과 관련, 만반의 준비를 했다지만 구멍이 적지 않다. 빈틈없는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일 0시 기준 416명이 늘었다. 주말인데도 불구, 이틀째 400명 대를 유지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323명이 발생했고 경북 11명과 대구에서 8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7일 0시 기준 국내 백신 누적 접종자는 31만4천656명이다. 지난달 26일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래 9일 만에 전 국민(5천200만 명)의 0.6%가 백신을 맞았다. 이중 이상 반응 신고가 3천689건이 나왔다. 대부분이 아스트라제네카(AZ)로 인한 것이다. 3천643건은 예방접종 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두통과 발열, 메스꺼움 등의 경미한 사례다. 급격한 전신 반응의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 33건, 경련 등의 중증 의심사례도 5건이 보고됐다.

국민들의 백신 접종 불안감이 좀체 가시지 않고 있다. 의사협회는 AZ백신 접종 뒤 미열에 진료·해열제가 필요하지 않다며 긴급 권고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7일 AZ백신 접종을 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불안감 잠재우기에 나섰다.

대구시는 8일부터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등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2만1천여 명에게 AZ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경북도는 지난 5일부터 접종 중이다. 하지만 정부가 고위험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비보건의료인에게는 백신을 배정하지 않아 의료현장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원무과와 조리실 등 근무자는 의료진보다 환자들과 먼저 접촉하지만 보건직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방역망에 구멍이 우려된다.

국민 공분을 사고 있는 새치기 접종 사례도 막아야 한다. 백신 접종 대상자가 아닌데도 새치기 접종을 할 경우 9일부터 2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백신 접종자들의 거리두기 규칙 준수도 관건이다. 이제까지는 잘 지켜왔지만 백신 접종으로 인해 혹여 긴장이 풀어져서는 곤란하다. 영국 등에서는 거리두기를 안 지키는 사례가 적지 않다. 방역 당국이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는 K 방역에 안주, 백신 확보가 늦어져 선진국들의 백신 접종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만큼 차질 없는 접종을 통해 코로나 악몽에서 벗어나 일상을 되찾길 바란다. 방역 당국의 치밀한 점검과 대응이 필요하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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