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6·25전쟁 등의 흔적 곳곳에||보현산, 금호강 등 천혜의 자연환경도 경험||영

▲ 영천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 영천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포은 정몽주 선생, 노계 박인로 선생, 고려 시대의 명장 최무선 장군의 공통점은 모두 경북 영천 태생이라는 것이다.

임진왜란 최초의 육지전 승리, 구한 말 산남의 진 의병활동, 6·25전쟁 인천상륙작전의 뒷받침이 된 영천 전투도 모두 영천에서 이뤄졌다.

영천은 일찍이 ‘호국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짙게 드리웠다.

나라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으며, 수많은 호국 위인들이 탄생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도 도내에서 가장 먼저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영천시민들의 단결과 화합으로 극복해내고 있다.

최근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코로나19 공포로부터 지역사회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장기간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국민이 조용하고 청정한 자연환경을 찾아 발 길이 닿지 않는 중소도시 관광지로 몰려들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 변화를 인지한 영천시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다양한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지난해 4월부터 시민과 관광객 등의 설문조사와 전문가들의 심의를 거쳐 ‘영천 9경’을 탄생시켰다.

영천 9경에는 힐링 관광지로 각광받는 은해사를 비롯해 △임고서원 △보현산 천문대 △치산관광지 △보현산댐짚와이어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영천댐 벚꽃 백리길 △영천 한의마을 △별별미술마을 등이 포함됐다.

위드 코로나 시대, 청정하고 깨끗한 언택트 관광지 영천 9경을 만나러 경북 영천으로 떠나보자.

▲ 영천 은혜사 전경.
▲ 영천 은혜사 전경.
◆역사를 간직한 사찰, 은혜사

청통면 팔공산 기슭에 있는 은해사는 신라 헌덕왕 원년(809) 혜철국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현재 조계종 제10교구(영천, 경산, 군위, 청송)의 본사로서 거조암을 비롯해 백흥암, 운부암, 중앙암, 기기암 등 8개의 암자를 거느린 천년 고찰이다.

조선 인종 원년(1545) 화재로 모두 불타 이듬해 천교화상이 지금의 자리에 중창했다. 모여 있는 부처 조각들의 모습이 마치 은빛 바다가 물결치는 듯 찬란하고 웅장해 은해사로 불린단다.

▲ 은해사 중암암 전경.
▲ 은해사 중암암 전경.
경내에 있는 쌍거북바위는 일제 강점기 시절 한국의 정신문화 말살 정책의 하나로 훼손됐지만, 고증을 거쳐 복원됐다. 복원된 거북바위는 갓바위 부처님과 쌍벽을 이루는 기도처로 알려져 전국 각지에서 불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몰려든다.

높이 10m에 둘레만 3m에 달하는 보호수 향나무는 세월의 모진 풍파를 이겨내고 건재하다. 경상북도기념물 제63호로 지정됐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글씨를 말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팔공산 동쪽 기슭에 자리 잡아 수려한 산세와 계곡이 아름다워 등산이나 가벼운 산책을 즐기며 둘러보기에 더없이 좋다.

▲ 영천 임고서원 전경.
▲ 영천 임고서원 전경.
◆절개의 표본 정몽주 선생의 흔적, 임고서원

임고서원은 고려 시대 최후의 충신이자 유학자 정몽주 선생의 위패를 봉인하고 있다.

조선 시대 명종 8년(1553) 임고면 고천동 부래산에 창건됐지만 임진왜란으로 소실되는 아픔도 겪었다. 이후 선조 시절 다시 지어 이름을 하사받아 사액서원이 됐다.

경내에는 묘우 표충사, 내삼문 유정문, 강당 흥문당, 정몽주 신도비, 유물보호각 삼진각 등이 늘어서 있다. 경상북도 기념물 제62호로 지정됐다.

서원 곳곳에는 정몽주 선생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선죽교는 정몽주 선생이 당시 이방원 일파에 의해 죽임을 당한 장소로 개성에 있는 것을 그대로 실측해서 만들어 놨다. 한석봉이 쓴 것으로 알려진 선죽교 돌비석 또한 그대로 탁본해 세웠다.

아담한 산을 등지고 다리 잡은 서원은 고즈적한 멋이 있다. 서원 곳곳에는 어마어마한 높이의 은행나무가 있다. 임고서원이 원래 부래산에 있었을 때 심어진 나무로 이곳에 옮겨 심었다고 한다.

▲ 보현산천문대 전경.
▲ 보현산천문대 전경.
◆별이 가득한 인생샷 명소, 보현산천문대

1996년 완공된 보현산천문대는 영천시 화북면과 청송군 현서면에 걸쳐있는 보현산 동봉 정상에 세워졌다. 국내 최대 구경의 1.8m 반사망원경과 태양플레어 망원경이 설치돼 국내 광학천문관측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해발 1천100m가 넘는 곳에 있지만, 정상 바로 아래까지 차량으로 올라갈 수 있다. 천문대로 오르는 길 또한 굽이굽이 절경이라 할 만하다.

보현산천문대 입구에는 보석 같은 천수누림길이 숨어 있다.

봄·가을에는 활짝 핀 야생화를, 겨울에는 눈꽃 천지를, 여름에는 시원한 한 줄기 바람과 별들을 만날 수 있다. 사방이 탁 트인 천문대에서 아름다운 영천의 사계절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 치산폭포.
▲ 치산폭포.
◆언택트 관광지, 치산관광지와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치산관광지는 팔공산 주봉 북쪽 자락의 계곡이다.

치산저수지에서 약 1㎞ 올라가면 천년 고찰 수도사가 있으며, 상류에는 신령재와 진불암을 만날 수 있다.

수도사에서 계곡을 따라 1.6㎞가량 더 올라가면 치산폭포를 만날 수 있는데 이 폭포는 팔공산의 모든 폭포 중 가장 낙차가 크고 낙수율이 풍부하다. 팔공산 남쪽과 서쪽으로부터 에워싸고 있는 광활한 원시림 지대에서 흘러내리는 3단 폭포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주변에 카라반 캠핑장이 형성돼 있어 캠핑족들의 좋은 여행코스로 자리 잡았다.

▲ 치산 카라반 캠핑장.
▲ 치산 카라반 캠핑장.
운수산승마자연휴양림은 산림욕과 승마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73㏊의 넓은 면적의 울창한 소나무 숲속에 꾸며진 휴양림은 숲속의 집, 다목적구장, 숲속 놀이터, 산책로, 수변관찰데크 등의 휴양림지구와 승마장, 산악승마로 등 다양한 승마체험을 할 수 있는 승마체험지구로 구성됐다.

휴양림 인근에는 임고서원, 영천댐, 보현산 천문대 등 관광지와 가까워 가족들의 주말 나들이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 영천댐 벚꽃 백리길.
▲ 영천댐 벚꽃 백리길.
◆숨겨진 보석, 영천댐 벚꽃 백리길과 영천한의마을

1980년 준공된 영천댐은 일명 자양댐이라고도 하며 일주도로 어디에서 봐도 호수와 산이 어울린 모습이 절경을 이룬다.

봄이 되면 영천호를 따라 이어지는 지방도로가 벚꽃으로 가득 차 가족과 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 명소로 각광 받고 있다. 특히 벚꽃 여행의 최고 명소로 손꼽힌다. 끝없이 이어지는 벚꽃 터널은 장관이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다.

▲ 영천한의마을 전경.
▲ 영천한의마을 전경.
동의참누리원 영천한의마을은 우리 몸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순환과 소통을 주관하는 ‘오장육부’를 형상화한 아름다운 한옥단지 속 전시공간이다.

영천은 보현산과 채약산에 희귀한 약초가 많고 산과 들, 구릉지와 강이 조화를 이뤄 다양한 약초가 분포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3개의 고속도로와 2개의 철도 노선을 경유하는 교통의 중심지에 위치해 태백산과 소백산에서 생산되는 약재는 물론 인근 경주와 군위, 의성, 멀리는 안동, 봉화의 약초까지 영천약재시장으로 모여든다.

▲ 최기문 영천시장.
▲ 최기문 영천시장.
◆최기문 영천시장

코로나19 장기화로 관광산업 전반이 큰 어려움을 겪은 한해였지만, 비대면 문화가 생활 속에 깊게 자리 잡으면서 관광 형태와 트렌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영천시도 급변하는 관광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언택트 관광, 온라인 축제라는 이전에 없던 관광 상품을 내놓는 등 전략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선정된 ‘영천 9경’은 기존 관광자원들과 연계성을 강화해 영천만의 관광 브랜딩 구축에 성공했다.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관광개발 사업(보현산댐 인도교와 둘레길 등)이 마무리되면 볼거리 뿐만 아니라 트렌디한 감각과 색깔을 입힌 콘텐츠가 더해져 명품 관광도시로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될 것으로 믿는다.

마지막으로 관광두레 사업체, 민간 공모사업 발굴 등 적극적인 재정지원으로 장기 침체에 빠졌던 관광업계가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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