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알아봤다. 몸통과 손발이 따로 놀았다. 될 일이 있겠나. 통합신공항 특별법의 국회 통과 무산은 예정돼 있었다. TK(대구·경북) 전체가 무기력하게 대응했다. TK 지역 여론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하지만 버스 지나간 뒤에 손들기다. TK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지역 광역단체장과 TK 의원 간 엇박자 행보만 계속된다. 한목소리를 못 내고 있는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23일 국회를 찾아 특별법 통과를 위해 힘 모아 줄 것을 간절히 요청했지만 TK 의원들은 딴청만 부렸다.

양 단체장도 특별법 통과로 방향을 잡았으면 단계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지역 정치인들과 공동 전선을 구축,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움직였어야 했다. 가덕도에 묻어갈 것을 의심치 않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고 말았다. 협상력 및 대응 부재라는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

양 단체장은 “대구·경북인들이 땅을 치고 분노한다.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른다”고 엄포를 놓기까지 하고 있지만 먹혀들지가 의문이다. 국민의힘은 시·도민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대구·경북을 버릴려고 작정했다며 정치권을 맹비난할 뿐이었다.

믿었던 제1야당 원내대표인 주호영 의원은 “같이 노력해보자”는 말이 고작이었다. 다른 의원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며 한가한 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정치력을 발휘, 타개하는 것이 정치인의 사명이자 덕목이다. 그런데 이런 매가리 없는 답변만 늘어놓고 있다니 말이 되는가.

홍준표 의원은 지역 정치권이 통합신공항 특별법 통과에 힘을 합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시·도지사와 TK 정치인들이 단 한차례도 합동 대책 회의를 한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강 건너 불 보듯 방관했다고 힐난했다.

대구시의회에도 통합신공항 건설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해놓고도 손 놓고 있다가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가덕도는 절차와 형평성뿐만 아니라 천문학적 예산도 문제다. 공항 건설에만 7조5천억 원이 아니라 28조6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가 가덕도 특별법을 막아달라고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설득작업까지 폈다고 한다. 우리는 통합신공항으로 연결되는 철도 및 도로 건설을 국비 지원할 수 있는 특별법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당이 어이없는 논리로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은 물론 TK의 역량을 모아 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지금 지역 여론은 들끓고 있다. 국회를 찾아가 규탄대회를 갖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홍준표 의원은 시도지사가 직을 걸라고 했다. 정치인도 가만있다간 한 방에 훅 간다. 분발을 촉구한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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