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온라인 차례상, 인사 등

▲ 보건복지부가 구축한 e하늘장사정보시스템 화면 모습. 온라인으로 차례상을 차리고 헌화, 분향을 할 수 있다.
▲ 보건복지부가 구축한 e하늘장사정보시스템 화면 모습. 온라인으로 차례상을 차리고 헌화, 분향을 할 수 있다.
“어멈아 굳이 올 필요 없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김모(65)씨는 수도권에 사는 큰 며느리에게 설 명절에 오지 말라는 전화 한 통을 건넸다. 가족 간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가 이어지면서 가족 간 안전을 택했다. 하지만 차례를 지내야 할 인원이 부족해 걱정이 산더미다. 남편과 미혼인 둘째 아들뿐이다.

김씨는 “차례를 지내려면 술을 따르고 받고 차례상에 놓는 세 사람이 필요하다. 인원이 부족해도 상황이 이러니 어쩔 수 없지 않나”고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추석 명절에 이어 다가오는 설 명절도 ‘비대면’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차례를 지내야 하는 시민의 걱정거리가 늘고 있다.

현재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현행 거리두기 단계가 설 연휴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고 코로나19 감염우려로 고향 방문을 포기하는 시민이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설날 경부선 예매율은 20.6%로 지난해 추석 예매율(23.5%)보다 2.9% 포인트 감소했다.

이번 설 연휴에도 고향 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가운데 지난 추석의 학습효과로 비대면 명절에 적응한 분위기다.

고향이 부산인 김동효(39·동구)씨는 “지난해 부산에 계신 부모님과 친척들에게 화상통화로 온라인으로 인사를 드렸다”며 “이번 설 명절도 지난 추석처럼 내려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세배를 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커뮤니티와 맘 카페 등을 중심으로 비대면 온라인 차례에 대한 프로그램 사용 방법과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차례를 지낼 수 없다는 아쉬움을 나타내는 시민도 많았다.

달서구에 사는 이모(45)씨는 “1년에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날이 설날과 추석 명절인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못 뵐 것 같아 안타깝다”며 “온라인 차례도 고려해봤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설연휴 특별방역대책으로 ‘5인 이상 집합금지’를 내심 기대하는 주부들은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주부 백모(43·수성구)씨는 “코로나19로 내 건강뿐 아니라 가족들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지만 시댁은 ‘우리 집은 괜찮다’고 하신다”며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설 연휴까지 연장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대구시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공설봉안당에 사전참배, 예약 총량제를 두고 온라인 추모관을 운영한다. 온라인 차례상을 차리고 헌화, 분향할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성묘도 지원한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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