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덤비는’ 용기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시대정신





장성애 하브루타창의인성교육연구소장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을 먼저 해야 할까? 배려를 우선 미덕으로 삼도록 배운 의식 저편을 더듬어 보면 ‘욕심’은 버려야 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욕심이 많다는 말을 듣게 되면 불쾌한 마음이 먼저 들고, 욕심이 많은 사람을 대하면 역시 편하지 않다. ‘욕심’이라는 말은 ‘탐욕’이라는 말과 동일시 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욕심(欲心)의 원래의 뜻은 하고자 하는 마음 혹은 하고 싶은 마음이다.

시작부터 길게 이런 말들을 늘어놓는 이유는 욕심을 내는 사람과 욕심을 내지 않는 사람의 차이를 말하고 싶어서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은 세상을 앞서간다. 욕심이 있는 사람들은 용기와 실천력을 동반하기가 쉽다. 하지만 욕심을 내려놓는 순간에 하고자 하는 일은 수주대토(守株待兎)가 된다. 가만히 앉아서 누군가가 해결해주길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 펜데믹으로 암울한 하루하루를 맞이하고 있는 이즈음 대다수 사람은 세상이 빨리 조용해지고 예전처럼 돌아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가도 가도 희망의 불빛은 보이지 않은듯하다. 공정영역인 정부차원에서의 지원은 천문학적이라도 모든 자영업자에게 나누어야 하므로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가는 지원금 및 대책은 미비하다. 또한,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실업자들과 청년들에게는 참담함 그 자체이다. 이러한 때 수주대토의 기다림보다 욕심과 욕망으로 바꾸는 시대정신이 필요하다. 욕심은 지금 당장 수행해야 할 마음과 몸의 현재적 에너지라면, 욕망은 미래를 열어가는 미래가치의 에너지이다.

지난 15일 대덕연구단지에서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의 신년특강이 있었다. 흑사병과 전쟁 등의 위기 후의 역사의 물줄기가 바뀐 것을 언급하며 최 교수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불편함을 해결한 결과라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덤벼야 한다’고 강도 높은 언어를 쓰고 있다. ‘욕망’을 가지고 ‘야망’을 품는 시대정신으로 국가적 차원에서건 개인적 차원에서건 덤벼야 한다는 최진석 교수의 말은 청량감이 있다.

국가차원의 지원과 백신을 기다리는 사이에 1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가 사라지면서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야 하는 시기라는 위기감이 엄습한다. 이즈음에서 암흑의 시대에 욕망과 야망을 품고 욕심을 낸 우리 고대사의 한 여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환웅 시대 말기, 정치의 부재와 이웃 나라의 침입 등으로 혼란스러웠고 불안함이 가중되던 시대라고 보여지는 때에 그 너머를 바라보고 새로운 나라를 꿈꾼 ‘웅녀’가 있었다. 웅녀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은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을 뜻하며, 아들을 낳고자 한 것은 새 나라를 세우겠다는 포부를 드러내었다고 본다. 욕심으로 차근차근 동굴수행으로 계획을 세우고, 욕망으로 환웅의 아들을 낳고자 했으며, 아들을 새로운 질서를 확립하는 군주로 우뚝 세울 야망을 품었다. 웅녀는 소소한 개인적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쓰러져가는 나라의 재건보다는 새로운 문명의 전환을 꿈꾸었다. 웅녀는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덤비는’ 용기로 강력한 조력자인 환웅을 찾아간 것이다. 꿈을 가지고 덤비면 그다음은 그 힘을 가진 사람의 지혜를 빌리면 된다. 환웅의 조언으로 택한 동굴 생활에서 만난 또 다른 조력자인 호랑이는 웅녀에게 반대파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시각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는 동업자일 수도 있다.

우리는 1년도 안 된 사이에 유아 세대에서 노년 세대까지 스마트 랜선이라는 새로운 문명기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그렇다면 코로나가 계속된다면? 코로나 사태가 끝난다면? 두 가지의 질문으로 욕심과 욕망과 야망을 품어야 한다. 핵심은 사람을 만나는 용기이다. 또 다른 세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그 세계에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 세계에서 조력자인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덤비는’ 용기이다. 배려보다 욕심이라는 미덕의 참의미를 찾을 때이다. 아주 많이 다행인 것은 욕심과 욕망과 야망을 이루어가는 용기와 희망은 공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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