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

수성구립용학도서관 관장

코로나19 사태가 지난해부터 2년째 지속되는 가운데, 새해 들어 두 주가 지난 시점에 공공도서관인 용학도서관과 분관인 파동도서관 및 무학숲도서관에 걸려온 문의전화를 분석해 봤다. 이용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매일 10여 건에서 40여 건까지 걸려온 문의전화의 주된 내용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도서관 서비스가 어느 정도 가능한지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은 ‘도서관이 문을 열었는지’, ‘도서 대출이 가능한지’, ‘독서문화프로그램이 진행되는지’, ‘일반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는지’ 등이었다.

문의전화는 지난 주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가 18일부터 31일까지 2주간 연장된다는 정부 및 대구시의 발표 이후에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발표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해 12월24일부터 올해 1월3일까지 진행됐던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월17일까지 2주 연장된 데 이어, 한 차례 더 연장된 것이다. 게다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2월1일부터 설 연휴가 끝나는 2월14일까지를 설 특별방역기간으로 설정한 상황이어서 시민들의 궁금증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의 궁금증부터 해소하자면 ‘도서관은 문을 열고 있다’, ‘도서 대출이 가능하다’, ‘온라인 진행이 가능한 독서문화프로그램은 이번 주 개강된다’, ‘일반열람실과 자료실 열람석은 아직 이용할 수 없다’ 등이 해답이다. 다시 설명하자면 자료실에서의 도서 대출과 반납, 무인반납, 대구시내 도서관 간의 타관반납, 수성구립도서관 간의 상호대차는 가능하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진행될 수 있는 강좌는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19일부터 운영된다. 하지만 도서관 일반열람실과 자료실 열람석에 앉아서 오랜 시간 동안 머물 수는 없다.

현재 대구지역 공공도서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지침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시민들에게 자료 대출 및 반납을 위한 서비스를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대면 서비스인 자료실 이용은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의 30% 이내에서만 30분 정도 허용된다. 이를 위해 공공도서관에서는 체온 및 QR코드 점검에 이어, 번호표 또는 스티커를 배부하는 방식으로 허용된 이용자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용자가 많은 토요일에는 미리 온 시민이 자료실에서 나오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가끔 발생한다.

문제는 평생교육 차원에서 공공도서관이 제공하는 독서문화프로그램이 운영되길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이 완화될 때까지 마냥 기다리라고 할 수 없는 것이 공공도서관의 입장이다. 2020년에 이어, 올해 들어 벌써 보름 이상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피로감이 누적된 시민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해야 하는 도서관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용학도서관의 경우, 본관과 분관에서 연초 개강을 목표로 모두 30여 개 강좌에 참여할 시민들한테 수강신청을 받아둔 상태다.

이에 따라 용학도서관은 강사와 수강생들이 온라인에서 소통할 수 있는 강좌에 한해 이번 주부터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줌(zoom) 또는 밴드(Band) 등 온라인 플랫폼은 강좌의 특성에 따라 선택됐다. 매년 겨울방학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겨울독서교실의 경우,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당초에는 소수의 초등학생이 참가한 가운데 도서관별로 운영될 계획이었으나, 비대면 방식으로 바뀌면서 겨울독서교실 참가자들을 학년별로 나눠 일괄적으로 진행하게 됐다.

유튜브(YouTube)를 통해 비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 제공에도 주력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유튜브 용학도서관 채널에 업로드되는 ‘시인산책’은 대구지역 시인이 자신의 대표작을 해설하고, 직접 낭송하는 6분 분량의 영상 콘텐츠다. 현재 19편이 유튜브에 탑재돼 있다. 또한 지난해 생태 및 환경분야 특화도서관으로 선정된 무학숲도서관이 곤충사육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제작한 영상도 유튜브에 소개되고 있다. 이 콘텐츠는 줄흰나비, 호랑나비, 암끝검은표범나비가 알에서 부화해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올해 1년 과정으로 매주 한 차례 업로드될 ‘명지쌤의 생활 명리학’의 첫 회 촬영을 마치고, 편집 중이다.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콘텐츠로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기 위해 젊은 사서들과 기간제 근로자로 함께한 청년들이 지난 2019년부터 3년째 꾸준하게 제작하는 영상 콘텐츠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비대면 온라인 콘텐츠로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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