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나·오’ 선수 등판하자 ‘안철수’에 철벽강화 돌입

발행일 2021-01-13 17:09:5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나경원·오세훈 서울 출마 선언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먹자골목 인근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대진표를 사실상 완성한 국민의힘이 서울시장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 대한 비판 또는 무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1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100%국민경선으로 외부 인재에 대한 문호를 개방하는 것으로 야권후보 단일화 방안까지 나오면서 그동안 후보 통합으로 신경전을 벌였던 안 대표를 견제하며 당내 경선 집중 모드에 돌입했다.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참여로 경선 판이 커진 덕분에 안 대표와의 기 싸움에서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을 정도의 진용은 갖췄다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그동안 단일화에 가장 우호적 목소리를 내온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초선 의원모임 강연에서 “(안 대표가) 중도 지지표를 독점하고 있는 양 이야기 하는 것은 천만의 말씀”이라며 “안 대표도 눈이 있으면 좀 보시라”고 말했다.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로 등극해 당 밖에서 국민의힘을 품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지만 제1야당의 저력을 얕잡아 봤다가 큰 코 다칠 거라고 엄포를 놓은 셈이다.

정 위원장은 ‘본경선 100% 시민투표’ 도입 배경에 대해 “외부 주자들이 국민의힘을 플랫폼으로 한 범야권 통합 경선 구도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특히 나 전 의원이 이날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야권 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이 본격화됐다.

나 전 의원은 안 대표의 이름을 단 한 번도 언급 안 하면서도 “결국 이 정권에 도움을 준 사람”으로 지칭하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과거 안 대표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문재인 대통령 등에게 후보를 양보했던 전력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안 대표를 향해 “쉽게 물러서고 유불리를 따지는 사람에겐 이 중대한 선거를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안 대표는 단일화 방식에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여전히 하지 않으면서 자칫 “야권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실 것”이라며 맞받았다.

야권단일화가 아닌 3자 대결까지 거론하며 압박해오는 국민의힘 지도부에 경고하는 차원이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해서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확보해 달라는 게 야권 지지자들의 지상 명령”이라며 “이러한 요구를 무시·거부한다면 야권 지지자들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나중에, 최후에 단일 후보가 선출되더라도 모든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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