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26일 저녁시간대 대구 주요 먹거리 타운 어둠으로 변해 ||오후 8시부터 손님

▲ 지난 26일 오후 9시께 대구 수성구 들안길 전경. 방역강화특별대책으로 영업을 일찍 끝낸 음식점들로 들안길 일대가 썰렁했다.
▲ 지난 26일 오후 9시께 대구 수성구 들안길 전경. 방역강화특별대책으로 영업을 일찍 끝낸 음식점들로 들안길 일대가 썰렁했다.
“장사가 안 돼 소득이 없습니다. 세금도 못 내고 대출도 막혀 막막한데 특별방역강화대책으로 대목에 손님도 없으니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합니다.”

대구 동대구역 일대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심모(48·여)씨는 이 같이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26일 심씨는 오후 8시 넘어 가게를 방문한 손님 5팀을 돌려보냈다.

고깃집 특성상 손님들은 1시간 이상 식사를 하는데 24일 0시부터 시행된 정부의 연말연시 방역강화특별대책으로 오후 9시 이후에는 영업을 할 수 없어서다.

심씨는 “하루 종일 21만 원 밖에 팔지 못했다. 최근 직원 5명과 아르바이트생 2명도 내보냈다”며 “다른 아르바이트생도 장사가 안 되는 게 눈치 보이는지 내일부터 자진해서 안나오겠다고 한다. 그만큼 사정이 좋지 않다”고 울먹였다.

방역강화특별대책이 시행된 첫 주말 저녁시간대 대구의 주요 먹거리 타운은 어둠으로 변했다.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가뜩이나 손님이 줄어 어려움을 겪던 음식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문을 닫았다. 한 명이라도 아쉬운 상황 속에서 손님을 내보내기 바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방역강화특별대책이 끝나는 기간(지난 24일~내년 1월3일)까지 ‘자체 휴업’에 들어간 음식점도 즐비했다.

지난 26일 오후 8시 북구 칠곡에 있는 젊음의 거리.

한 시민이 식당에 들어서자 주인은 “오후 9시 전에 문을 닫아야 해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한 뒤 돌려보냈다.

또 다른 식당 주인은 8명의 단체손님이 한꺼번에 입장하자 화들짝 놀라며 입장을 거절했다. 단체 손님이 테이블 2개에 나눠 앉겠다고 했지만 사정을 얘기하고 돌려보냈다.

‘젊음의 거리’에서 보쌈집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정부의 방역강화특별대책 이전에는 하루 평균 90여 명의 손님이 찾아왔지만 지금은 3분의1 수준도 안 된다. 손님 한 명이라도 더 받고 싶지만 단속에 적발돼 벌금을 내는 것보단 문을 닫는 게 낫다”고 말했다.

오후 9시가 다가오자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던 손님들은 일제히 일어나 계산대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식당들이 일찍 문을 닫자 갈 곳을 잃은 일부 시민들은 편의점 테이블에 앉아 술을 마시는 모습도 보였다.

대구의 대표 먹거리 타운인 수성구 들안길에 있는 음식점 역시 대부분이 가게 문을 닫았다. 오후 9시가 채 되지 않았지만 영업을 끝낸 음식점은 주차금지 표지판과 체인을 쳐놨다.

영업이 금지되는 시간이 다가오자 들안길 일대는 음식점에서 나오는 차량만 눈에 보였다.

들안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오후 6~7시께 영업시간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며 “‘오후 9시’라고 말하면 그냥 전화를 끊어버린다. 이렇게 해서 어떻게 먹고 살지 막막할 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한편 정부의 방역강화특별대책이 시행된 첫 주말(26~27일) 대구경북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대구 34명, 경북 68명이다.

▲ 대구 동구에 있는 한 음식점 출입문에 임시휴업 종이가 붙어 있다.
▲ 대구 동구에 있는 한 음식점 출입문에 임시휴업 종이가 붙어 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박준혁 기자 parkjh@daegu.com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양인철 기자 ya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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