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과 다른 직장암

발행일 2020-11-18 11:25:0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백성규
서구화된 음식과 생활습관의 변화로 대장암은 국내에서 2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2019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2017년에만 23만2천255건의 암이 발생했는데, 그중 대장암은 남녀를 합쳐 2만8천111건으로 전체의 12.1%를 차지하며 2위를 기록했다.

그중 직장암은 남녀를 합쳐 1만1천385건으로 전체의 4.9%를 차지하고, 남여의 성비는 1.7대 1로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했다.

대장은 충수, 맹장, 결장, 직장과 항문관으로 나눈다. 결장은 다시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 에스결장으로 구분한다.

직장은 대장의 마지막 부분으로 길이는 약 15㎝이며 편의상 상부(항문연 12㎝ 이상), 중부(항문연 6~12㎝) 및 하부(항문연 6㎝ 이하)의 세 부분으로 나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장암이란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발생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면 결장암, 직장에 생기면 직장암이라고 하며, 이를 통칭해 대장암 혹은 결장직장암이라고 한다.

◆직장암의 증상과 진단

직장암은 증상, 진단, 치료방법과 예후에서 결장암과 차이가 있다.

직장암도 결장암과 마찬가지로 선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선암의 대부분은 선종이라는 양성종양이 진행되어 발생한다.

하지만 직장에는 신경내분비종양(유암종)이 다른 대장에서 보다 잘 생긴다.

또 직장에는 악성 림프종 및 평활근육종, 위장관간질성 종양이 드물게 발생한다.

직장암도 결장암처럼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어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이미 상당히 진행됐을 경우가 많다.

결장암의 증상은 식욕감퇴, 소화불량, 빈혈, 체중감소 등이다.

반면 직장암은 진행 정도에 따라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물론 변에 피가 나오는 경우는 주로 양성 항문질환이 원인이다.

하지만 50세 이상에서 항문에 피가 섞여 나오면 검진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직장암의 다른 증상으로 배변 습관의 변화가 있으며, 변비가 심해지거나 설사를 동반할 수 있다.

배변 후에 대변이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고, 약간의 통증을 느낄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말기가 될 때까지 통증이 없다.

직장암이 특이한 증상을 보이는 이유는 직장의 위치가 항문에서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이다.

직장암은 항문에 가깝기 때문에 약 75%가 직장의 수지 검사만으로도 암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물론 확진을 위해서는 내시경적 조직검사가 필요하고, 다른 장기의 침범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전산화단층촬영(CT),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이 필요하다.

또 결장암 진단에서 잘 시행하지 않는 직장초음파 검사,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추가로 받기도 한다.

직장암은 해부학적으로 주변에 다른 장기가 가까이 있으며, 직장에는 복막이 없어서 결장암보다 주위 장기로의 암세포의 침윤 및 국소 재발이 많다.

따라서 직장암 치료에서는 여러가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하부 직장암이라면 항문 괄약근 기능보존이 중요하다.

환자들이 ‘항문을 살릴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 제일 먼저 걱정을 많이 한다.

최근에는 항문을 보존하는 추세로 치료방법이 많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직장암 수술의 경우 항문을 없애고 인공 항문(장루)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다행히도 방사선 치료, 수술 치료, 특히 복강경과 로봇수술의 발전으로 암세포가 항문 괄약근을 침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영구적 인공항문을 만드는 경우는 드물다.

◆직장암 치료와 수술 방법

직장암 치료에서 국소재발과 항문 괄약근 보존을 위해 수술 전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 전 6주간 방사선 치료를 받고 그 기간 동안 약이나 주사 형태로 항암 치료를 함께 한다.

결장암에서는 방사선 치료에 대한 효과는 현재까지 근거가 미약해 잘 시행하지 않는다.

직장암도 다른 대장암과 같이 조기 발견된 경우 내시경적 절제술을 시행해 완치를 할 수 있다.

특히 직장이 항문에서 가깝기 때문에 내시경적 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 결장암의 내시경적 절제술보다 기술적으로 용이한 점이 있다.

또 항문을 통한 외과적 절제술도 가능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진행성 직장암 수술 시에는 다른 대장암과 다르게 주변 장기와 가까이 있는 해부학적 구조 때문에 자율신경 보존에 유의하면서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 후 성기능, 배뇨기능 장애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좁은 골반에서 암의 완전절제와 자율신경과 괄약근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복강경수술과 로봇 수술의 장점이 일반 대장암 보다 더 절실히 필요하다.

로봇 직장암 수술의 경우 현재까지 보험이 인정되지 않아 비용적인 면에서 단점이 있다.

그러나 직장암에서는 복강경 수술의 단점들을 극복하고, 수술 후 성기능, 배변 기능,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돼 많이 시행되는 편이다.

직장암 로봇 수술의 장점은 수술 공간과 시야확보가 용이하고, 3D 고화질의 영상으로 수술 부위를 볼 수 있다는 것.

100% 의사의 통제 하에 움직이며 손 떨림이 없어서 미세하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또 통증과 출혈이 적고, 빠른 회복으로 입원 기간이 짧고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빨라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최근에는 로봇 단일공 수술도 시행되고 있다.

배꼽 주변 2.5㎝ 미만의 하나의 구멍에 로봇 기구를 삽입해 시행하는 수술이다.

통증이 적고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직장암의 사망률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초기에는 다른 대장암보다 치료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여러가지 전략적 치료의 도움으로 직장암 치료성적이 대장암 치료 성적보다 우수하다.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치료법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수술적 치료가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으로 통한다.

치료율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기에 발견해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다.

아주 초기에 발견하면 직장을 자르지 않고 내시경으로도 국소 절제할 수 있다.

조금 더 진행한 조기 직장암의 경우도 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 등의 방법으로 과거보다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직장암이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1차적 예방은 현재의 의학기술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발생 원인을 한 가지로 단정 지을 수 없으며, 직장암의 여러 원인 중에는 유전적 및 가족적 요인들과 같이 우리가 선택하거나 피해갈 수 없는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직장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2차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대장항문외과 백성규 교수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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