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16일 예정 훈련 보류…군·주민 갈등 일단 진정

▲ 2018년 포항 수성사격장에서 열린 한미 해병대연합훈련에서 미군 아파치 헬기 공중강습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 2018년 포항 수성사격장에서 열린 한미 해병대연합훈련에서 미군 아파치 헬기 공중강습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국방부가 포항 수성사격장에서 실시하려던 사격훈련을 유예하면서 군과 주민 간의 갈등이 다소 진정되고 있다.



15일 포항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반대위)에 따르면 국방부는 16일부터 4주간의 일정으로 예정한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을 유예하기로 했다.

다만 훈련 재개 일정은 정확히 밝히지는 않고 주민들과 사격훈련 재개에 대해 다시 대화하기로 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게 됐다.

국방부는 앞서 지난달 12일 시작하려던 미군 헬기 사격훈련도 주민 반발로 연기했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군 헬기 사격훈련의 완전한 중단은 어렵다”며 “포천 로드리게스 사격장을 제외하면 현재 국내에서 훈련 적합성과 안전성 등 모든 부분에서 포항 수성사격장이 유일한 대안”이라며 주민의 양해를 당부했다.

주한미군은 1953년부터 포천 로드리게스 훈련장(양평사격장)을 사용하다 인근 주민의 반발에 지난 2월 포항 수성사격장으로 훈련장을 바꿨다.

문제는 수성사격장은 장기면 수성리 50여 가구 130여 명이 사는 마을과의 거리가 1㎞에 불과하다는 것.

소음 피해는 물론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된 인근 주민들은 사격중지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간 장기면 주민과 반대위는 주한미군 헬기 사격훈련 중단과 사격장 폐쇄·이전을 촉구하며 수차례 집회를 열었다.

지난 10일에는 사격훈련 장비가 이동하지 못하도록 수성사격장 진입로를 트랙터 등으로 막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사격훈련을 하기 위해 이미 사격장에 반입된 해병대 1사단 전차와 자주포가 한동안 사격장에서 나오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반대위는 국방부가 미군 헬기 사격훈련을 유예하기로 결정한 후 사격장 진입로에 설치한 트랙터 등을 철수해 전차와 자주포가 나오도록 했다.



하지만 전차와 자주포가 모두 나온 후 대형 장비가 다니지 못하고 소형차만 다닐 수 있도록 진입로 일부를 트랙터 등으로 다시 가로막았다.

또 16일 오전 수성사격장 입구에서 사격장 폐쇄·이전을 촉구하는 집회를 다시 연다는 방침이다.

반대위 관계자는 “60년 가까이 낮에 진행된 해병대 사격 훈련과 방산업체 제품 성능 소음은 참아왔지만, 밤 10시 넘어 지속되는 아파치 헬기 훈련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며 “훈련을 강행한다면 죽음을 각오하고 사격장 폐쇄 운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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