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자유롭게 이·착륙 가능한 경제성 있는 공항 돼야||국제 화물 수요 유치도 관건, A

▲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시대,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주제의 세션1에서 패널로 참석한 (왼쪽부터)티웨이항공 황대유 그룹장, 영남대 윤대식 교수(도시공학과), 대구시 통합신공항추진본부 황선필 이전사업과장, 경북도 최혁준 신공항추진단장이 통합신공항 건설과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시대,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주제의 세션1에서 패널로 참석한 (왼쪽부터)티웨이항공 황대유 그룹장, 영남대 윤대식 교수(도시공학과), 대구시 통합신공항추진본부 황선필 이전사업과장, 경북도 최혁준 신공항추진단장이 통합신공항 건설과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미래는 저비용항공사(LCC)가 자유롭게 이·착륙할 수 있고 경제성 있는 화물 중심의 물류 공항이 돼야 합니다.”

27일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진행된 ‘2020 대구·경북 그랜드포럼’ 세션1은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시대,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논의와 토론이 이뤄졌다.

토론의 좌장인 영남대 윤대식 교수(도시공학과)의 기조발언으로 시작됐다.

윤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현재 항공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이지만, 향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동북아시아에 거대한 항공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봤다.

윤 교수에 따르면 항공시장은 국가의 소득 수준과도 큰 연관성을 보이는데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연 평균 성장률은 6~8%로 전 세계 평균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그는 소득이 증가하면서 항공수요 역시 크게 성장할 것이며, 특히 LCC 중심으로 아시아 항공시장이 재개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대식 교수는 “북미·유럽의 LCC 점유율이 전체 항공사의 35~50% 수준에 이르는 것에 반해 중국, 인도 등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의 LCC 점유율은 10%가 채 안 되는 수준”이라며 “LCC의 활성화는 항공요금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항공요금이 내려가면 자연적으로 항공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가하는 항공수요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대구·경북에 있어야 한다”며 “이제 공항은 단순히 출·입국을 위한 관문을 넘어 지역발전을 위한 거점이 되고 있다. 지역발전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통합신공항이 어떻게 지어져야 할 지 여러분들과 의견을 나눠보고자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이에 대해 티웨이항공 황대유 그룹장은 성공적인 통합신공항이 건설되려면 △직항 수송 △신형 항공기 도입 △항공 화물 △스마트 유통망 △개별 여행 등 시대적 항공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공컨설팅 전문 업체 카파(CAP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항공기의 주문량은 8천190대다. 이중 43%에 달하는 3천490대가 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아시아 항공시장에 대한 향후 가능성을 반증했다.

황 그룹장은 더 이상 허브공항, 즉 환승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대구공항 같은 지방공항의 경우 더욱 그렇다고 했다.

황대유 그룹장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여객 수송객은 2010년 3천300만 명에서 지난해는 7천만 명에 이르는 등 10년 만에 2배 넘게 성장했다. 하지만 아시아의 허브 공항을 천명하면서도 환승에 대한 수요는 고작 200만 명이 증가한 것이 전부다.

황 그룹장은 향후 항공은 ‘포인트 투 포인트’, 즉 직항노선이 핵심이라고 봤다.

그는 “앞으로 항공시장은 큰 항공기가 단거리를 가는 시스템이 아닌, 작은 항공기가 먼 거리를 가는 형태로 개편될 것”이라며 “지방공항은 그간 장거리 수요 부족, 대형 항공기의 부재 등으로 인해 장거리 여객 및 화물이 외면 받았지만, 앞으로는 지방공항에서도 전 세계로 여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통구조 역시 단지 항공기 예약만 가능한 현 시스템에서 모든 승객의 국적부터 취향 등을 국가와 항공사가 공유해 연계 서비스가 제공되는 인공지능(AI)기반의 스마트 공항이 건설돼야 한다고 했다.

화물 수송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현 대구국제공항은 국제선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새롭게 건설되는 통합신공항은 반드시 화물, 특수 우편, 해외 직구 등을 감당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항공 화물은 인천국제공항에서 95% 이상 독점하고 있는 상태다.

황 그룹장은 “최근 국제 특송, 화물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반의 온라인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통합신공항의 활성화를 위해선 국제 화물 처리 능력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개별여행객 증가도 주요 변수다.

2010년 전체 여행객의 33%가량이던 단체 여행객은 지난해는 15.1%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개별여행은 전 세계적 추세이며,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친절한 공항이 돼야 한다고 했다.

황 그룹장이 그리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미래는 국제 물류 내륙 거점 공항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가격’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적 비용에서 이점을 내세워 저비용항공사들을 적극 유입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황 그룹장은 “수요가 공급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 일정 규모 이상의 공급이 오히려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며 “단순 규모가 아닌 항공사들이 자유롭게 이·착륙할 수 있는 경제적 공항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대구시 통합신공항이전본부 황선필 이전사업과장은 행정적인 입장에서 통합신공항 건설의 걸림돌에 대해 조목조목 짚는 시간을 가졌다.

황 과장은 “2013년 첫 통합신공항의 논의가 시작된 지 7년 만에 큰 결실을 거뒀다. 힘든 과정 속에서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해 힘을 모아준 시·도민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큰 산은 넘었지만 작은 산들이 무수히 많다”고 지적했다.

황 과장은 먼저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되는 군 공항 이전 방식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대구시는 국방부, 공군 등과 함께 군 시설 소유권에 대한 논의를 치열하게 진행하고 있다. 시설 소유권은 이전 사업비 규모와 민간 사업자 선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시설 소유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민간 공항 역시 사전타당성 검사가 진행 중이다. 지역의 항공 수요와 장래성 등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규모로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공항이 건설되는 군위·의성군 일원에는 주민들의 복리 증진을 위한 지원 사업이 진행된다”며 “총 3천억 원의 비용이 투입되며,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현장 소통 사무실을 설립하는 등 건설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공항 이전 후 발생하는 종전부지 개발사업 역시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되는 만큼 쉽지 않은 과정이 예상된다.

황 과장은 “후적지 개발 사업은 신공항 건설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며 “각종 변수가 많아 사업 지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지만, 민간 사업자들에게 확실하게 부지에 대한 가치를 인식시키고 계획을 탄탄히 수립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경북도 최준혁 통합신공항추진단장은 많은 시민이 통합신공항 이전의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접근성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최 단장은 공항 접근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 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 있는 ‘정시성’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대구시청에서 공항까지 직선거리는 48㎞. 최 단장은 이 거리를 30~40분 안으로 끊을 수 있는지 여부가 통합신공항 성공 여부를 결정 지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 단장은 “교통 인프라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공항철도 건설”이라며 “공항철도 외에도 고속도로와 국도망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통합신공항에 대한 충분한 접근성이 보장된다. 12조 원을 들여 도내 1시간, 대구에서 30~40분 이내로 도착할 수 있는 교통망 연결을 완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봐도 공항을 중심으로 지역이 발전한 곳이 부지기수다. 미국의 애틀랜타 공항의 경우 화물 공항이 건설되며 여객 수송으로 이어졌고, 산업·금융시설까지 따라왔다”며 “성공한 공항은 지역 발전의 초석이 됐다.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역량을 모아 ‘반듯한 공항’이 만들어져 지역발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는 기원이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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