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선 수상자 김정화
▲ 입선 수상자 김정화
나는 현대 수필의 여백의 미를 사랑한다. 짧은 아포리즘 수필도 좋아한다. 산천을 산보하거나 강둑을 걷거나 바닷가 모래에 앉아 하염없이 쳐다보는 것을 즐긴다.

수필은 마음 가는 대로 개성 껏 생각을 이어간다. 사람마다 제 인생의 보폭대로 걸어가면서 보는 풍경이자, 생활의 지혜 같은 행간이 숨어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갖추어진 형식이 더 매력적인 장르가 수필이다. 삶의 경험과 생활을 억지로 꾸미지 않는 소통과 공감의 문학이 깃들어 수필의 행간을 따라가다 보면 ‘아! 하고, 무릎을 치거나,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수필은 손에 가깝다. 손이 만지는 모든 곳은 인간적이다. 수필을 개성의 문학이라고 지목하는 것도, 그것을 두고 한 말인지도 모르겠다. 셰프의 미학적 코스요리가 시라면, 수필은 비빔밥에 가깝다. 골목에서 주워 담은 자잘한 이야기에서부터, 저 먼 우주까지 끌고 와 몽땅 글의 그릇에 넣어, 느낌과 짜임으로 비벼 자유롭게 떠먹는 것이 수필이다. 누구나 수필을 쓸 수 있지만, 오랫동안 행간을 다듬어 고치고, 의미를 여물게 하여야만 좋은 수필이다.

상은 늘 나를 기쁘게 한다. 이번 수필은 바람의 느낌으로 풍경을 보려고 했다. 청도 읍성에 올라 저 멀리 흘러가는 구름의 허리를 만져보려고 했다. 생을 지나가면서, 좋은 수필 한 편을 쓰고 싶은 소망은 간절하다. 심사위원님들께 감사의 인사드린다.

△2018년 마중문학 수필등단

△대구수필가협회 회원

△수필사랑문학회 회원

△텃밭 시인학교 동인

△제10회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장려상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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