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의 지역 기여도가 또다시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지역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너무 미미하다는 것이다. 가스공사는 해마다 국감에서 단골로 얻어맞고 있다. 그런데도 좀체 변하지 않는다. 타지역 이전 공기업과도 비교된다. 대구 신서혁신도시로 이전해 터를 잡은 지 6년이 지났지만 공기업 이전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갑)은 20일 한국가스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가스공사의 역할이 미흡하다고 질타했다.

그는 “전남 나주로 이전한 한국전력이 올해 8월 기준 465개 기업과 투자 협약하며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사업을 추진해 1만628개 일자리를 만들었으나 가스공사는 기업 유치 실적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가스공사는 2015년 이후 기업, 대학, 연구소 등에 보조한 57억 원 규모 연구개발 예산 중 23억8천만 원(42%)을 수도권에 집중했으며 대구·경북에는 7억8천만 원(14%)에 그쳤다고 했다. 가스공사가 2015년 이후 진행한 공사·용역·물품 계약 등에서도 대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약 건수로 19%, 금액은 0.4% 수준에 불과했다고 추궁했다.

앞서 2016년 가스공사 자체 평가에서도 대구 이전 공기업 중 지역 발전 기여 수준은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2015년 지역물품 구매액이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 한국장학재단에 비해 크게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인재 채용 비율도 타 기관에 훨씬 못 미쳤다. 사회 공헌사업에 국한됐으며 일회성, 시혜성 지원에 치중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가스공사는 연매출 26조 원에 4천2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등 대구 혁신도시에 이전한 13개 공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이런 가스공사가 지난 5월 ‘2020 국가산업대상’ 시상식에서 ‘동반성장’ 대상을 수상, 지역민들을 의아케 하기도 했다. 형편없는 지역 기여도를 보면 의외의 수상이다.

가스공사가 지역을 완전히 도외시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12월엔 대구시 등과 업무협약식을 갖고 지역 사회적 경제 지원 사업을 폈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대구시와 가스공사는 지속가능한 협력·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 양금희 의원이 제안한 대구 연고의 농구단 등 단체종목 스포츠단 운영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기업 자체의 지역 착근 의지다. 지역과 함께 동반 성장하겠다는 뜻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내년 국감에서는 가스공사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싶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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