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조기폐쇄는 경제성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한 결정||한국수력원자력…감사원 발표 수용,

▲ 경주 월성원자력본부. 왼쪽부터 1·2·3·4호기.
▲ 경주 월성원자력본부. 왼쪽부터 1·2·3·4호기.


정부의 경주 월성원자력본부 월성1호기 조기폐쇄에 대해 20일 감사원이 ‘정부가 경제성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했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자 경주시민들은 더 이상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경제성 평가에서 실제보다 낮게 책정된 것을 알면서도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들이 이를 묵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주지역의 민심이 뒤숭숭해지고 있다.



감사원의 발표에 대해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원칙적으로 수용한다”며 “감사원이 지적한 경제성 평가 관련 지침마련 등에 대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부처와 협의해 후소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원전범시민대책위원회 남홍 위원장은 “정부가 월성1호기를 2022년까지 계속 운전하도록 이미 허가했음에도 정권이 바뀌자 수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정비해 운전 중인 원전을 하루아침에 폐쇄한 것은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월성1호기의 조기폐쇄는 안전성과 경제성 모두 철저하게 분석해 판단했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었다”며 “경주지역에 미친 경제적 타격이 심각한 만큼 이에 대한 보상정책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한 당직자는 “한수원은 정부를 대표하는 공기업으로 본래의 목적사업에 충실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렸고 정부의 눈치를 보는 앞잡이 노릇으로 전락해 지역대표기업으로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분노했다.

이어 “감사원은 업무 책임자들에 대한 잘잘못을 따져 사법적인 책임까지 추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주시청 한 공무원은 “월성1호기 조기폐쇄로 지역세수는 물론 월성원전의 매출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경주지역 경제 전반에 상당한 피해가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며 “국책사업의 추진에 앞서 철저한 분석과 평가가 필요하다”지적했다.



경주시민은 “한수원이 공기업으로서 본래의 목적을 저버리고 경제성 평가를 의도적으로 조작해 수천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정비한 월성1호기를 중단한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이다. 이들에 대한 책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환경단체에서는 월성1호기의 조기폐쇄는 당연한 수순이었다며 감사원의 발표는 의미없는 행정력 낭비라고 비판했다.

경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고장으로 수차례 멈춘 월성1호기는 진작 폐기됐어야 하는 문제가 많은 낡은 원자력발전소였다”며 “졸속적으로 수명을 연장했던 월성1호기 조기폐쇄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