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대경경자청 ‘외자’ 고집에 수성의료지구 금싸라기땅 10년째 흉물로 전락

지식산업용지 71필지 중 22필지 미분양, 분양 계획 없어
의료용지도 비공개 협상 고수에 10년째 빈 땅, 흉물 전락

대구 수성의료지구 한 부지에 건축자재가 가득 쌓여있다. 이곳은 잡초가 우거져 있는 공사를 진행한지 오래된 모습이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하 DGFEZ)이 ‘금싸라기땅’으로 불리는 수성의료지구 일부 용지를 외자(외국자본) 유치만 고집하다 10년째 흉물로 방치하고 있다.

들어오겠다는 기업은 줄 지어 서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마음이 급해야 할 DGFEZ는 상황에 맞지 않는 외자 유치 조건을 고수하며 고자세로 일관하고 있어 지역 기업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19일 DGFEZ에 따르면 수성의료지구 내 지식기반산업용지(10만9천688㎡)는 2015년부터 5차례에 걸친 분양을 통해 총 71필지 중 49필지가 분양됐다.

나머지 22필지에 대해 DGFEZ는 현재 분양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마지막 분양은 2017년 6월이었다. 3년이 넘게 분양이 중단된 것이다.

분양 조건에 대해 DGFEZ는 정보기술(IT) 및 소프트웨어(SW), 연구개발 업종이라면 누구나 입주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정작 입주 희망 기업들의 목소리는 달랐다.

DGFEZ가 땅값만큼 외자유치를 해 와야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했다는 것이다.

비어 있는 22개 필지의 규모는 3만3천577㎡(약 10만 평)에 달하며 필지 당 크기는 900~2천100㎡로 다양하다.



인근 대구대공원, 법조타운까지 일대가 개발되면서 수성의료지구는 금싸라기 땅으로 변했다. 3년 사이 공시지가만 평당 350만 원 선에서 700만 원 대로 2배 이상 뛰었다.

지역 중견기업이나 유망기업들이 수성의료지구 지식기반산업용지에 입주하기 위해 줄 지어 서 있는 상황이지만 DGFEZ는 외자유치를 빌미로 손사래를 치고 있다.

DGFEZ의 수성의료지구 외자유치 비율은 당초 20%였으나 여의치 않자 최근 10%까지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DGFEZ의 눈물겨운 외자 노력에도 정작 수성의료지구의 외자유치 실적은 좋지 않다. 전체 필지의 4% 수준인 3개 필지를 분양한 것이 전부다.

지역 한 중견기업은 “연구소와 사옥을 건립하기 위해 수성의료지구 지식기반산업용지 구입문의를 해 보았으나 DGFEZ에서는 기업의 인지도나 성장성을 보기보다는 땅값만큼 외자유치를 해오라는 답변만 받았다”며 “외자유치 현실도 모르면서 DGFEZ가 기업을 지원하는 기관이 아닌 외자유치실적만 강조하는 전형적인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조직”이라고 꼬집었다.

수성의료지구 내 알짜용지로 꼽혔던 의료시설용지(8만2천808㎡)도 외자유치, 비공개 협상만 고집하다 지금까지 빈 땅이다.

이 땅은 수년째 개발되지 않고 있는 인근 롯데쇼핑몰 부지와 더불어 수성알파시티 양대 ‘흉물’로 전락했다.

DGFEZ는 의료시설용지에 대형 의료기관과 의료관광호텔 건립 등을 구상하고 외자유치를 시도했지만 5년째 감감무소식이다.

땅값 800억 원에 해당하는 외자를 유치해야 하지만 지방도시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의료시설용지는 뒷문협상만 진행됐다. 대구시 고위층이나 정치권에 선을 달아야 협상이 가능했다. 공개모집은 한 번도 없었다.

그동안 10여 개 업체들이 DGFEZ와 협상했지만 만족을 시키지 못해 번번이 실패했다. 해당 부지를 개발하려면 자금이 최소 5천억 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시행업계에서는 “이정도 알짜 땅이면 공개모집을 할 경우 수도권에 외자 등 자금능력이 되고 아이디어 많은 업체들이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런데 이 땅은 그동안 변변찮은 지역 군소 업체들이 뒷구멍으로 협상을 하다 외자규모와 공사금액에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DGFEZ 측은 “외자 비율을 채우기 위해서는 의료시설용지에 외자를 유치하던가 남은 지식기반산업용지를 외자로 팔아야 한다.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예상되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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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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