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일대 음주 문화 사라지고, 시민들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실내보다는 실외 선

▲ 10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산 갓바위 등산로는 가을정취를 만끽하려는 행락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 10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산 갓바위 등산로는 가을정취를 만끽하려는 행락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도 어느 덧 8개월 차에 접어 들었다.

이제는 ‘위드 코로나’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시민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막연한 공포 대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깨우쳐 가는 모습이다.

한글날 연휴를 맞아 대구지역 주요 관광지에는 가을 정취를 만끽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 10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산 갓바위. 이곳에는 이른 아침부터 행락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올해 팔공산 단풍은 오는 18일로 예정된 가운데 매년 단풍철마다 가을철 등산로를 가득 메웠던 단체 관광객들의 모습은 어느새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연인이나 가족 단위로 삼삼오오 모인 등산객들은 서로의 거리를 유지한 채 대화를 삼가고 가을 풍경 감상에 열중했다.

이들은 가파른 산길을 오르며 숨을 헐떡이면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등산 후 음주 문화도 사라졌다.

팔공산 일대 식당을 찾은 행락객들은 음주 대신 식사로 끝냈다.

김주봉(53·달서구)씨는 “집에만 있다가 밖에 나와서 이렇게 바깥바람도 쐬니 너무 좋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 걱정되기도 했지만 다들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고 안심했다”고 활짝 웃었다.

▲ 11일 오후 대구 수성구 수성못 인근 카페에는 몰려든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룬 가운데 실내보다 야외 테라스 테이블이 선호되는 모습이었다.
▲ 11일 오후 대구 수성구 수성못 인근 카페에는 몰려든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룬 가운데 실내보다 야외 테라스 테이블이 선호되는 모습이었다.
가을빛을 잔뜩 머금은 도심 공원에도 가족과 연인들의 발걸음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11일 수성구 수성못은 나들이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한때 교통정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인근 카페·음식점마다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 가운데 코로나19 우려 때문인지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실내 대신 야외 테이블은 인기 만점이었다.

실내는 거리두기 지침으로 인해 테이블을 확 줄였다. 카페 및 음식점 주인들은 도로 바로 앞까지 야외 테이블을 배치해 손님 모시기에 나섰다.

수성못 A카페 직원은 “코로나19 우려로 손님들이 밀폐 우려가 있는 실내 보다 야외 테이블을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거리두기를 위해 실내 테이블을 줄이고 야외 테이블과 루프탑 등을 늘린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 나타난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라고 설명했다. 개인방역이 익숙해졌지만 방심할 경우 언제든지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김중진 공동대표는 “대구시민들은 높은 시민의식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며 “시민들은 더욱 개인방역에 철저히 하고 방역당국은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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