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예술단 운영 재검토해야

발행일 2020-10-05 14:46:27 댓글 2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신승남

중부본부 부장

“개학을 앞두고 여러 학교에 서류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립니다. 다행히 학교에서 필요하다고 하면 주 1~2회, 학기 중에만 수업을 합니다.”

구미에서 예술강사 활동을 하고 있는 A씨(여).

그녀는 100만 원 남짓의 강의료를 받아 자녀 학원비에 보태고, 남는 돈은 생활비로 쓴단다.

구미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악을 전공한 A씨는 결혼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예술강사로 활동을 하고 있다.

구미시 문화예술회관이 운영하는 예술단이 있지만 합창단과 무용단뿐이어서 국악을 전공한 그녀에겐 빛 좋은 개살구다.

그녀가 예술단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최근이다.

무용단 안무자와 한 시의원 간 갈등이 알려지면서 예술단이 노조를 결성하고 정년을 보장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구미예술단원들이 한 주에 3일, 하루 3시간 씩, 일주일에 총 9시간을 연습하면 월 140여만 원의 급여를 받고 60세까지 정년을 보장받는다는 것.

그저 부럽기만 했다.

자신은 매 학기 초가 되면 수업을 배정받지 못할까 잠을 이루지도 못하고 수업을 배정받더라도 발품을 팔며 이 학교, 저 학교를 다니며 수업을 해야 100만 원 남짓의 돈을 겨우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해도 방학 기간을 빼고 나면 수업 일수가 부족해 실업급여를 못 받는 때도 있었다.

구미예술단원들과 자신의 사정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났다.

코로나19로 비록 늦게 시작했지만 다행히 올해도 몇 학교의 수업을 배정받아 열심히 쫓아다니고 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서류를 제출했지만 수업을 배정받지 못했거나 수업 일수가 적은 후배 예술인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40대인 그녀는 예술관련 일자리가 부족한 마당에 자신 때문에 후배들의 사회진출이 늦어지지는 않을까 마음 한구석이 늘 불편하다.

그러다 보니 구미예술단의 정년보장 소식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그녀는 예술인이 예술인으로 살 수 있는 이유는 자존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남다른 재능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능이 뒤떨어지면 언제든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소신이다.

또 다른 문제가 있다.

현재 구미문화예술단원의 상당수가 구미에 거주지를 두고 있지 않다.

물론 단원들이 구미에서 태어나고 자란 구미 출신도 아니다.

합창단 50명 중 대구 등 타 지역 출신이 42명이며 무용단원 32명 중 19명이 지역 외에 거주하고 있다.

구미시립예술단의 설립목적은 시민의 정서함양과 지방문화예술 발전 및 문화예술 인재 육성이다.

하지만 시립예술단 구성만 놓고 보면 목적에서 벗어난 듯 하다.

특히 지난해에는 종전까지 신입단원 모집에 적용했던 지역 거주자에 대한 가산점 제도도 폐지했다고 한다.

기량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지역 예술인재 육성을 위해 필요했던 보호조치마저도 없어진 것이다.

구미시는 매년 구미시립예술단 활동에 17억여 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예산의 대부분은 합창단원과 무용단원들에게 지급하는 인건비.

지난해 연습시간을 늘리는 대신 급여도 인상했다.

단원들에게 지급하는 16억 원에 이르는 급여는 1년에 상·하반기 두 차례 열리는 정기공연과 수시공연 연습 대가로 지급하는 인건비다.

사실상 월급이란 얘기다.

이처럼 매년 막대한 시민의 혈세가 시립예술단 운영에 쓰이고 있지만 정작 지방예술인재 육성에 소홀한 것이 구미시의 문화예술 정책이다.

올 들어 구미시립예술단은 송사와 갈등으로 각종 문제를 드러냈다.

이참에 구미시는 시민들과 지역 예술계의 의견을 들어 예술 정책에 변화를 줘야 한다.

설립목적과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데도 막대한 예산이 쓰이고 있는 구미시립예술단 운영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 지역 예술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적은 비용으로도 시민들에게 감동과 만족을 안겨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시민들은 대구시민으로 구성된 구미시립합창단의 공연이 아니라 비용이 들더라도 더 높은 수준의 공연을 보려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 합창단과 무용단은 물론 국악·오케스트라·관악 등 시민들로 구성된 지역 예술단체를 지원해 이들이 마을 곳곳을 찾아 문화와 예술에 목마른 시민들을 위해 공연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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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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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np*****2020-10-13 11:54:06

    구미문화예술을 대구일보에서 허위사실(오보)로 다루시는지 이해가 가지않네요.

  • belc*****2020-10-05 22:41:21

    뭐..댓글을 달아봐야 누가 보겠냐만은...일단 저는 구미시립 예술단원입니다. 팩트부터 체크해 드리지요! 30년 역사의 단체이구요 전 13년차입니다. 작년까지 월급 87만원이었고 2019년 단협(노조협상) 이후 근무시간 50% 늘고 월급 76% 늘어서 113만원(세공제후) 받습니다. 140만원 받는분 누구입니까? 기자님은 댓글보시면 꼭 답글 주세요!!! 주 9시간 근무하고 140만원 받는사람 누구인지? 저도 알고싶습니다. 그리고 요즘 시대에 지역차별 하는것인지? 아니면 20년이상 근무한 직장을 거주지로 역차별하시는건지? 그것도 답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