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분위기 안 나네”…코로나에 자취감춘 대구지역 추석 행사

발행일 2020-09-29 13:59:3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동대구역 광장, 도심 공원 등에서 매년 열리던 체험 행사 취소 및 축소

국립대구박물관, 공연과 체험 행사 모두 취소 ‘체험 꾸러미’ 배부

대구 남구청은 추석을 앞둔 지난 22~25일 남구 봉덕신시장에서 추석맞이 전통시장 소규모 자율적 장보기 행사를 가졌다.


코로나19 여파로 대구지역 추석맞이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올 추석은 고유의 명절 분위기를 찾기 힘들어졌다.

예년 같으면 지역 곳곳에 열리는 풍성한 행사로 시민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지만 올해는 거의 모든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면서 썰렁한 모습이다.

이로 인해 추석연휴 동안 고향에 안가는 대신 다양한 공연·전시장을 찾으려 했던 시민들은 추석연휴 문화를 즐기기 조차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추석맞이 문화행사로 운영해 온 체험부스, 문화공연 등을 올해는 모두 취소했다. 대신 가정에서 즐길 수 있도록 ‘체험 패키지’를 나눠주기로 했다.

다음달 5일만 휴관하는 대구미술관은 사전 예약제로 진행한다. 시간별로 1일 모두 4회 입장할 수 있으며, 회당 50명을 한정해 하루 200명만 입장 받는다.

전시 설명 프로그램도 사전예약한 선착순 10명에게만 제공한다.

방문객을 대상으로 대면으로 진행됐던 각종 이벤트 역시 올해는 온라인으로만 가능하다. 순환버스도 운행하지 않는다.

주요 도심공원과 동대구역 광장에서 펼쳐지던 다양한 명절놀이 체험행사도 없어졌다.

대구시설공단은 명절때 마다 도심공원에서 투호 던지기, 윷놀이 등 민속놀이 체험행사를 열고 전통 차 마시기, 풍물놀이, 마술, 무용 공연 등 귀성객과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올 추석 연휴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큰 탓에 체험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귀성객들로 유동인구가 넘쳐나던 동대구역 광장에서는 국악연주 등 문화행사와 민속놀이 체험 행사가 펼쳐졌지만 이 역시 취소됐다.

29일 동대구역에서 만난 귀성객 김모(37)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동대구역에 도착만 해도 벌써 마음이 들떴었는데 올해는 명절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썰렁한 분위기다”고 말했다.

시설공단은 나드리콜(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 차량이용 서비스) 및 대신지하상가에서 귀성객과 노약자, 임산부 등 교통약자를 위해 짐을 운반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모두 취소했다.

지역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도 명절 전 이주 여성을 위한 행사를 열면서 명절이 다가왔음을 알렸지만, 올 추석에는 비대면으로 명절음식 및 전통놀이키트를 배부한 것이 전부다.

8개 구·군청의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도 모두 취소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국립대구박물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박물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관람객들을 위해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체험 패키지를 배부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게 됐다”며 “명절마다 진행되는 행사준비로 바빴는데 올해는 다소 한가해 적응이 안 된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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