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부기명 광고 짭짤, 시내버스도 움직이는 광고 수단||무분별한 광고에 대한 피로

▲ 대구도시철도 2호선 범어역의 모습. 역사가 지자체와 의료 관련 광고로 벽면 전체가 도배돼 있다.
▲ 대구도시철도 2호선 범어역의 모습. 역사가 지자체와 의료 관련 광고로 벽면 전체가 도배돼 있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대구시가 운영하는 대중교통의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대구시가 대중교통 광고 마케팅 강화로 위기 돌파에 나섰다.



운송수익금 외엔 별다른 수익이 없는 대중교통의 수익 다변화를 통한 재정 확보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이미 지난해 도시철도 내 광고수익으로 48억3천800만 원의 수익을 거둔 바 있다.

공사의 광고수익은 4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5년(37억1천만 원)과 비교하면 광고 수익이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수익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도시철도 광고수익 중 가장 노른자위는 바로 ‘부기명’ 광고다.

부기명은 공식 역사명 외에 ‘부기’라고 하는 새로운 역명을 괄호 안에 표기하는 것을 뜻한다.

공사는 이 부기명을 유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 1·2호선 전체 58개 역사 중 역명부기 광고가 시행되고 있는 곳은 24개 역사다.

보통 부기명 광고 기간은 3년이다.

평균적으로 6천만 원대의 높은 가격이 책정됐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중심가 쪽 역사는 대기행렬이 밀려 있을 정도다.



대구시는 앞으로 도시철도 재정확보를 위해 부기역명 판매를 더욱 장려할 방침이다.



반면 도시철도 3호선의 경우에는 부기명 광고를 하지 않는다.

역사가 외부에 위치하다 보니 외부에 설치된 역사명 옆에도 부기명 광고를 해야하는 까닭에 광고비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대신 운행하는 열차 측면에 랩핑 광고를 넣었다.





특히 도시철도에서는 보고 듣는 모든 것이 광고가 된다.

전동차 내 하차 안내방송에도 광고가 나온다.



또 역사 벽면, 기둥, 게시판, 환승방향 안내 조명판에 이르기까지 눈에 닿는 곳은 전부 광고판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내버스 역시 도심 속 움직이는 광고 수단으로 통한다.

시내버스 광고는 크게 버스 외부 및 내부 광고로 구분한다.

버스 내부에는 모서리, 중앙유리, 요금함, 요금표 우측, 노선도 우측 등 승객의 시선이 닿는 모든 곳에 광고가 들어간다.

외부 광고는 버스 측면부와 후면을 전체로 활용한다.

여기에다 승강장에도 광고가 빠질 수 없다.

대구시는 대중교통 광고마케팅 강화로 부가 수익이 늘어나는 만큼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대중교통 경영환경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올해 대구의 버스·도시철도 운영 적자는 사상 최대인 4천억 원에 달해 대구시의 입장에서는 광고수익이 절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중교통 광고 홍수’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무분별한 광고 노출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이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시의 적절한 규제와 조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

최근에는 지하철을 점령한 성형 광고들에 대한 폐해가 사회적 문제로 꼽히기도 한다.



계명대 광고홍보학과 김광협 교수는 “대중교통 광고는 특정 장소에 기반을 둔다는 점에서 특정 지역과 소비자에게 적합한 타겟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생활 속 밀접한 매체로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거부감 없는 광고 노출이 가능하다”며 “무분별한 의료 광고 대신 지역사회에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면, 긍정적인 면이 더욱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