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당시 피감기관들로부터 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당시 피감기관들로부터 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법무부 추미애 장관의 아들 병역의혹을 고리로 여당에 공세를 가하던 국민의힘이 박덕흠 의원의 ‘피감기관 공사수주 논란’으로 거센 역풍을 맞았다.

무소속이 된 김홍걸 의원을 제명한 더불어민주당은 21일 박 의원의 이해충돌 의혹을 놓고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황제 복무’ 논란을 키운 것을 언급하며 “남의 티끌에는 그 난리를 치더니 제 눈의 들보는 모른 체하고 있다”며 “수십년 정통의 부패·적폐 정당이 이름만 바꿨다고 정의와 공정을 논할 자격은 생기는 것이 아니다”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입법을 촉구했다.

‘이해충돌 방지’는 공직자가 지위를 남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일을 막는 것이다.

당초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 핵심 조항 중 하나였으나 법안 심사 과정에서 빠졌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부동산 축소 신고’ 논란을 부른 김홍걸 의원과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사태에 연루된 이상직 의원을 윤리감찰단에 회부한 바 있다.

추 장관을 고리로 야권이 ‘불공정’ 공세를 퍼붓자 다른 논란에 대해 꼬리를 잘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국민의힘은 당지도부가 나서 의혹 규명을 위해 긴급 진상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특위는 조사 경험, 전문능력이 있는 검찰, 경찰 출신, 예산 조달 경험을 갖춘 원내외 인사로 구성됐다”며 “신속하게 진상을 밝혀내 응분의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박 의원은 긴급기자회견에서 “이해충돌은 여당의 억측”이라며 의혹을 반박한 후 “당의 조사에 성실히 임해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박 의원의 거취를 놓고 초선 그룹과 중진 그룹 간에 이견이 빚어지기도 했다.

초선 그룹에서는 당 지도부가 박 의원을 징계하는 등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한 반면, 중진들은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편 정의당은 두 당을 싸잡아 비판하며 논란을 일으킨 각 의원에 사퇴를 압박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최근 사익추구로 논란을 빚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의원직 박탈을 촉구했다.

심 대표는 이날 상무위원회에서 이상직·김홍걸 민주당 의원과 윤창현·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을 국회 퇴출 대상으로 거명하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비리특권 수호 경쟁이 점입가경”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심 대표는 김홍걸 의원이 민주당에 제명됐지만, 의원직은 유지하는 것과 관련해 “민주당이 꼬리를 잘라 자당의 책임만 모면하면서 국회의원직을 유지시켜주는 전형적인 조삼모사”라고 비판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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