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

수성구립용학도서관 관장

‘지친 국민을 다독이다’

지난 16일 D-30일을 맞아 공개되면서 눈길을 끈 ‘2020 대구수성 한국지역도서전’ 티저(teaser) 동영상의 첫 카피(광고 문안)다. 티저는 사람들의 호기심과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내용 일부만 공개하는 맛보기를 뜻한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피로도가 한층 높아진 국민을 위로하는 이 카피는 전국을 대상으로 공개모집한 공식 슬로건 ‘지역을 다독이다. 책을 다독(多讀)하다’에서 나왔다.

티저 동영상 공개를 시작으로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지난 5월에서 10월16~18일로 연기되면서 운영방식도 비대면으로 완전히 바뀐 ‘2020 대구수성 한국지역도서전’이 카운트 다운에 돌입했다. 티저 동영상에서는 운영방식이 ‘언택트(비대면)를 넘어 온택트(영상대면)’로 바뀐다는 내용이 소개된다. 이어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서 읽는 시민들의 모습이 펼쳐진 뒤 범어도서관, 용학도서관, 고산도서관, 무학숲도서관 등 수성구립도서관의 모습을 배경으로 한국지역도서전의 연혁이 등장한다. 2017년 제주시, 2018년 수원시, 2019년 고창군, 2020년 수성구 순이다. 그리고 ‘지역출판물과 독서운동을 공유하고 소통한다’는 행사 목적도 드러난다.

PC용과 모바일용으로 각각 제작된 티저 홈페이지도 D-30일에 함께 공개됐다. 홈페이지는 한국지역도서전의 개요와 연혁 등을 안내하는 ‘도서전 안내’, 공지사항과 보도자료 등을 담는 ‘알림마당’, ‘이벤트’로 간단하게 구성됐다. 말 그대로 맛보기 수준이다. 행사명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2020 온라인 대구수성 한국지역도서전’으로 수정됐으며, ‘D-25’ 등으로 D-데이를 앞둔 날짜를 카운트 다운하고 있다. 티저 동영상도 홈페이지 첫 화면에 적지 않게 배치돼 방문자들에게 쉽게 한국지역도서전을 이해하게 한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한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하는 ‘책놀이 한 컷!’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독서를 비롯해 책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담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한편, 한국지역도서전과 관련된 지정문구에 해시태그를 달면 된다. 지정문구는 ‘#2020대구수성한국지역도서전’ ‘#한국지역도서전’ ‘#책놀이한컷!’ ‘#수성구립도서관’ ‘#한국지역출판연대’이다. 그러면 선착순 500명에게 스타벅스의 큰 사이즈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교환할 수 있는 기프티콘이 제공된다. 선택된 사진이나 동영상은 한국지역도서전에 활용된다.

‘북 커버 챌린지(Book Cover Challenge)’는 전국의 한국지역도서전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페이스북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챌린지는 참여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독후감이나 서평 등 일체의 설명 없이 책 표지 사진만 한 주일간 소개하면서 다른 페이스북 친구 한 명에게만 릴레이 동참을 권유하는 방식이다. 목적은 물론 독서문화 확산에 기여하는 데 있다. 한국지역도서전을 알리는 데도 활용한다. 이를 위해 반드시 D-데이 앞둔 카운트 다운을 나타내고 있다.

1천 명의 독자가 시상한다는 뜻이 담긴 ‘천인독자상’ 홍보도 계속되고 있다. 천인독자상은 한국지역도서전 개막일인 10월16일 시상할 ‘한국지역도서대상’의 다른 명칭이다. 전국에서 책과 독서를 애정하는 누구든지 1천 명이 1만 원씩 모아 한 해 동안 지역출판과 독서 진흥운동에 기여한 저자와 지역출판사를 시상하는 이벤트다. 행사가 끝나는 10월18일까지 모금은 계속된다. 이 때문에 지역을 기록하는 지역출판과 문화운동의 뿌리인 독서운동을 확산하자는 뜻깊은 동참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운영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경되면서 메시지 전달의 핵심으로 부각된 영상 콘텐츠와 온라인 플랫폼 제작 등에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게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증액은 엄두도 내지 못할 상황에서 관련 단체들이 도움을 청하는 손길을 기꺼이 잡아줬다. 대구경북영화영상사회적협동조합, 대구경북광고산업협회, 이벤트협회가 그 주인공이다. 이로써 올해 한국지역도서전은 우리 지역의 관련단체까지 동참해 시민문화운동 차원에서 진행하게 됐다.

아무튼 코로나19 사태란 복병으로 인해 올해 한국지역도서전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적지 않은 오프라인 행사가 여전히 아쉽지만, 온라인 지역책축제 및 독서문화축제의 뉴모럴을 제시하려고 애쓰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때문에 생긴 ‘코로나 우울증’ 또는 ‘코로나 블루’를 예방하고 극복하는데 독서가 가장 효과적이란 점도 부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의미 있는 일에 함께하는 모든 이들이 감사할 따름이다.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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