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5일까지, 글리치음악과 시각작품의 하모니
11월15일까지 대구 중구 수창동 대구예술발전소 2전시실에서 진행되는 기획 전시 ‘팬데믹전’의 음악작업을 맡은 작곡가 23은 이번 전시 성격을 이렇게 말했다.
이전의 융·복합 전시와는 달리 글리치음악과 시각예술의 도전적인 협업이 돋보이는 전시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가장 크게 겪은 대구에서 팬데믹을 주제로 열리는 기획전이다.
코로나19와 마주한 ‘OUTBREAK’가 첫 번째 파트를 이루고, 코로나의 급격한 확산으로 혼란을 겪던 시기를 담은 ‘CONFUSION’이 두 번째 파트, 소중하고 간절한 일상에 대해 생각하는 ‘& LOVE’가 마지막 파트를 이룬다.
참여 작가들은 세 개의 섹션에 각각 작품을 출품하거나 한 가지 주제를 보다 집중적으로 다루기도 한다. 각각의 작품들은 글리치 음악이 덧입혀진다. 이 과정을 거쳐 이질감이 있을 것만 같은 평면, 조각, 설치, 영상 같은 시각예술이 글리치 음악과 어우러져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한다.
작곡자 23은 “작품마다 배치된 음악적 장치는 관람객이 이동할 때 음원의 중첩이 발생하고 경계 지점에서는 비선형적 음악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시각작품들을 하나로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서성훈 작가의 ‘자화상’ 조각을 시작으로 신준민 작가의 ‘대구의12경’, 한승민 작가의 ‘스멀스멀’ 등이 전시된다. 섹션 마지막에는 캄캄한 미로를 청각과 촉각에 의존해 걸어야 하는 이수영의 ‘막다른 길’과 만난다.
두 번째 파트인 ‘CONFUSION’에서는 혼란의 절정기를 표현한다. 아델리의 ‘기억의 조각들’과 권기철의 ‘사랑한 후에 남겨진 것들’, 윤제원의 ‘Pixel·Line·Touch’, 베른트 할프헤르의 ‘Game of Life’까지 조각, 평면, 영상작품들은 대구의 상황과 끝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담는다.
약 45분간의 관람을 마치면 마주하는 에필로그는 예상치 못한 오류들로 발생할 수 있는 ‘뉴-팬데믹’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며 전시는 마무리 된다.
대구예술발전소 임상우 예술감독은 ‘이번 팬데믹전은 단순한 작품전시회라기 보다는 ‘공연전시’에 가깝다. 음악이 차지하는 부분이 전체 전시비중의 절반가량 된다고 보면 된다. 각각의 작품마다 그 작품의 이미지를 투영한 음악을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각각의 음악이 어느 순간 합쳐져 하나의 콘서트를 연상하게 한다”고 전시 성격을 설명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