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화시인상·상화문학제는 시 예산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치러야 할 듯

▲ 대구시가 상화시인상 올해 수상자에게 지급할 예정이던 상금 2천만 원을 포함한 이상화기념사업회 올해 보조금을 전액 환수하기로 결정했다.
▲ 대구시가 상화시인상 올해 수상자에게 지급할 예정이던 상금 2천만 원을 포함한 이상화기념사업회 올해 보조금을 전액 환수하기로 결정했다.
대구시가 올해 상화시인상 상금 2천만 원을 포함한 이상화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 보조금 전액을 환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화시인상 시상과 당초 이달 예정된 상화문학제는 대구시 예산 지원 없이 기념사업회가 독자적으로 추진하거나 폐지될 상황에 놓였다.

4일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기념사업회에 교부된 보조금이 금년 전체 예산의 절반 정도인 6천5백만 원 가량이고, 이 금액 중 인건비 등 필수집행금액을 제외한 예산을 돌려 받기로 결정했다”며 “아직 교부되지 않은 나머지 예산도 전액 환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는 3일 오후 기념사업회로 ‘2020년 이상화 현창사업 관련 조치계획 통보’ 공문을 발송 했다.

공문을 통해 시는 ‘제35회 상화시인상’은 심사과정에서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발견됐다고 지적하며, 보조금 지원목적인 ‘지역 문화예술인 현창’이라는 목표달성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주관단체 내부분쟁으로 향후 사업추진이 어렵다고 판단돼 시인상 상금을 비롯한 사업비를 환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시는 기념사업회에 그동안 집행한 보조금 내역 확인을 위한 점검 계획을 밝히고 다음주중 상화고택 사무실에서 현장 실사를 가진 후 절차에 따라 보조금을 회수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대구시는 지난달 말까지 기념사업회가 마련한 단일안을 기다렸다가 협의를 통해 이번 사태를 수습할 생각이었지만, 기념사업회가 내분으로 의견이 양분되는 등 정상적인 논의가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관계자는 “올해는 기념사업회가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하기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보조금을 회수하기로 했다”면서 “기념사업회에 맡긴 상화고택 관리업무도 올해 말로 위탁기간이 만료되는데 현창 사업등과 묶어서 원점에서 다시 논의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기념 사업회에 대한 대구시의 이 같은 결정이 전해지자 지역문학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문학계가 스스로 자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분위기다.

지역 문학계 한 인사는 “상화시인상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참담하고 씁쓸하다”며 “기념사업회가 제대로 역할을 하도록 충고해야할 대구문학계 전체의 책임이고 수치”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그는 “큰 상처와 후유증이 남겠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문학계 뿐 아니라 시의 보조금을 받는 지역 문화계 전반이 자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대구시도 시민들의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감시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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