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차 감염’ 우려 속 일부 교회 대면예배 강행, 비판 목소리 커||선량한 교인들만 피해…

▲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대구 사랑의교회(동구 효목동)가 문이 잠긴 채 적막한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
▲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대구 사랑의교회(동구 효목동)가 문이 잠긴 채 적막한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교회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지만 대구의 일부 교회에서 방역당국의 지침을 거부하고 대면예배를 고집하자 이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속 대면예배를 고집하는 일부 교회의 이기주의로 ‘n차 감염’ 위험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천지 교회로 한 차례 홍역을 겪었던 대구에서 최근 동구 사랑의교회발 집단 감염이 또다시 발생했지만 대구의 교회 중 1/3(600여 곳) 가량이 대면예배를 강행했다.

한술 더 떠 오는 6일 주일예배 역시 기존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우자 교회는 물론 교인을 향한 혐오 분위기까지 생기는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교인 사이에서도 대면예배를 자제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는 지난달 20일 성명서를 내고 모든 교회에 대해 온라인 영상예배로 전환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상당수 교회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온라인 예배로 진행한 A 교회의 관계자는 “아무리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위기 속에 안전과 건강을 위해 온라인 예배를 해야 한다”며 “위험을 안고 굳이 대면예배를 강행해야만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포털사이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교회에 대해 비판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를 비롯해 블로그, 카페에서는 ‘코로나 2차 확산이 심각한데 도대체 왜 이렇게 대면 예배에 집착하는 건 지 모르겠다. 방역당국에 협조 해달라’, ‘온라인 예배를 하면 신앙이 흔들리나’ 등의 글이 올라왔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모임 중지 못하는 교회 중지시켜주세요’, ‘모든 교회 비대면 예배만 허락한 강화된 방역 조치를 수정해주세요’ 등 주일예배를 금지해달라는 게시글이 등장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방역수칙을 잘 지켜 온 많은 교회와 교인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대구의 한 교인은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타 교회의 교인이 지난 주말 대면예배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 방역수칙을 잘 지켜온 수많은 교인들의 노력을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높이는 행위를 이제라도 반성하고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대구기독교총연합회는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권고했던 온라인 영상예배를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관계자는 “최근 광화문 집회에 갔다 온 교인들이 코로나19 감염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온라인 예배를 좀 더 강하게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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