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코로나19 재유행에 유령도시된 대구…3월을 떠올리는 시민들

수도권발 코로나19 대구에도 상륙, 확진자 쏟아져
동성로 등 시내 곳곳 시민 발길 끊겨 ‘유령도시’화

지난 29일 오후 3시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어져 ‘유령도시’를 연상케 했다.


코로나19 진원지라는 공포를 떨쳐내고 활기를 되찾은 대구가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광화문 집회발 코로나19로 인해 대구에도 무더기 감염자가 쏟아지는 등 본격적인 재확산 사태가 벌어지자, 아직 코로나 공포를 몸으로 기억하고 있는 시민들이 감염 우려가 있는 도심과 시장 등에서 한순간에 자취를 감춘 것.

시민들은 이번 지역사회 재확산 사태에서 자칫 모든 생활이 멈춰 섰던 3월의 악몽을 떠올리며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30일 오후 2시께 대구 동구청이 확진자가 속출한 동구 사랑의교회 주위에 방역작업을 진행 중이다.


◆확진자 속출 동구 사랑의교회 주변 적막감만

30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대구 동구 효목동 사랑의교회 일대는 인적이 끊긴 채 적막감이 감돌았다.

교회 인근 가게는 대부분 문을 닫았다. 그나마 문을 연 가게에도 상인들의 표정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이날 교회 출입문은 대구시의 집합금지 명령 안내문이 붙은 채 굳게 잠겨 있었다.

대구시는 지난 29일 교회를 폐쇄 조치했다.

평소 같으면 일요일 예배로 인근 도로가 신도들의 차량으로 붐볐겠지만 이날은 주차장도 텅 비었다.

교회 주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많이 불안하다. 이번 사태가 신천지 사태처럼 확산하면 어쩌나 무섭다”고 걱정했다.

이 교회 신도는 모두 103명으로 이날까지 34명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유령도시’가 된 동성로

같은날 오후 1시 중구 동성로는 유동인구가 대폭 줄어들며 마치 ‘유령도시’를 보는 것 같았다.

주말 낮이면 발 디딜 틈 없이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북적대던 평소 모습과 달리 이날 거리는 한산하기 이를 데 없었다.

시민들은 혹여나 바이러스가 들어올 새라 틈틈이 마스크를 고쳐 쓰며 드문드문 모여 있는 인파 사이를 빠른 발걸음으로 스쳐 지나갔다.

골목상권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았다.

그나마 오가는 사람이 보였던 대로변 가게와는 달리 이들 골목 가게 대부분은 텅텅 비어 있었고, 몇몇 가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임시 휴업 공지를 내걸고 있었다.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42)씨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긴급재난지원금 때문에 숨통이 좀 트이나 싶었지만, 며칠 새 매출이 지난 2~3월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만간 폐쇄? 흉흉한 소문 나도는 전통시장

이날 오후 2시께 찾은 중구 서문시장은 손님 대신 상인들의 한숨소리만 가득했다.

예년 같으면 추석 대목을 앞두고 시끌벅적했을 이곳은 코로나19 여파로 생기를 잃어버렸다.

시장에는 가끔 지나가는 몇 명의 손님을 제외하고는 썰렁하기만 했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곧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며 전통시장이 영업 중지 행정명령의 영역에 놓일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도 나돌았다.

한 상인은 “요즘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장사는 애초에 포기했고, 이젠 그만두고 싶은 마음만 가득하다”고 말했다.

이번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시민들의 심리적 위축은 지난 3월의 신천지발 코로나 확산 당시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신천지발 코로나 때는 감염 경로라도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곳곳에서 깜깜이 확진자들이 속출하며 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시민들 사이에서 팽배하고 있다.

최준혁(31·동구)씨는 “코로나19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대구에서 이렇게 어이없는 일로 재확산 사태가 벌어져 안타까우면서도 화가 난다”며 “이젠 ‘자포자기’하는 마음이다. 다시 한 번 고통과 희생을 감내할 자신이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지난 29일 오후 7시 대구 달서구 광장코아 젊음의 거리의 모습. 가게는 대부분 임시휴업에 들어갔고 그나마 문을 연 가게들도 손님이 없어 썰렁한 분위기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김지수 수습기자 jisukim@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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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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