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성명서만 내고 결론없이 마무리 된 이상화기념사업회 이사회

▲ 상화시인상 올해 수상자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이상화기념사업회 이사회가 뚜렷한 결말없이 파행으로 끝났다.
▲ 상화시인상 올해 수상자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이상화기념사업회 이사회가 뚜렷한 결말없이 파행으로 끝났다.
올해 상화시인상 수상자 선정 논란(본보7월30일, 3, 10, 12, 13, 14, 26일)을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모인 이상화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 이사회가 뚜렷한 결론을 얻지 못한 채 파행으로 끝났다.

대구시의 최종 결정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오후 대구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기념사업회 이사회는 당초 올해 상화시인상 취소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전체 25명의 이사 가운데 8명만 참석해 상화시인상에 대한 판단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 14일 대구시청 인근에서 가진 지역문인대표, 기념사업회, 대구시 관계자의 모임에서 기념사업회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달 말까지 자체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은 물건너 간 셈이 됐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사회 관계자는 “대구시에서 상화시인상 시상 정상추진여부를 이달 말까지 결정 해달라는 공문을 받은 상태라 이를 논의하려고 했지만 전임 이사장 측에서 이사들을 상대로 오늘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집요하게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8명이 참석한 이사회에서 대내외적으로 중대한 이슈가 된 상화시인상 수상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판단해 잠정 보류하고, 대구시에 사실대로 보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후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개최되면 다시 논의할 계획이지만 지금처럼 계속 정상 개최가 어려우면 대구시의 결과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는 지역여론의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기념사업회가 기한 내에 이번 논란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기념사업회의 의견없이 조치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힌 상태다.

따라서 이번 논란은 기념사업회 스스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결국 대구시로 공이 넘어가는 모양세다.



▲ 대구 중구에 자리한 이상화고택
▲ 대구 중구에 자리한 이상화고택


이날 모임에서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기념사업회는 박태진 이사장 명의로 사과성명서를 발표해 최근의 논란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성명서에는 “상화시인상 심사에 따른 논란이 발생해 부끄러움을 금할 길 없다”며 “회의 참석이 부족해 수상여부를 결정하기에는 적절치 않아 (시상 정상추진 여부를)잠정 보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향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더 명예롭고 권위 있는 상으로 거듭나도록 스스로 정화하고 재정립에 혼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기념사업회는 향후 상화시인상을 비롯한 당면 현안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하고 비대위원장으로 손경찬 이사를 선임했다.

손 비대위원장은 “기념사업회의 정상화와 갈등해소를 위한 토론회를 전임 이사장측에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이 알려지자 지역문학계 일각에서는 이사회마저 파행으로 끝나는 등 기념사업회 내부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마당에 비대위가 제대로 역할을 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위기다.

기념사업회의 이사회 소식은 접한 지역 문인단체 대표는 “솔직히 이사회에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까지 막 나갈 줄을 몰랐다”며 “차마 상화선생의 이름을 거론하기 조차 부끄럽다”고 고개를 저었다.

한편 이날 이사회를 앞두고 대구 중구 이상화고택에서는 전임 이사장의 사퇴 여부를 놓고 전임 이사장측과 신임 이사장측 간에 다툼이 일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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