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구지역 대학병원, 전공의·전임의 공백 못 느껴||대화 평행선 달리며 파업 장기화

▲ 26일 오전 9시10분께 대구 달서구 계명대 동산병원 외래 진료 수납처의 모습. 이른 시간 환자들이 몰리며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불편이 이어졌지만, 우려됐던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 26일 오전 9시10분께 대구 달서구 계명대 동산병원 외래 진료 수납처의 모습. 이른 시간 환자들이 몰리며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불편이 이어졌지만, 우려됐던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 속에 26일 의료계 2차 총파업이 강행됐다.

대구에서도 의료현장 곳곳에서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졌지만 당초 우려됐던 의료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파업이 예고되면서 대학병원 등 종합병원들이 미리 대비책을 마련한 데다 예상 외로 동네병원 대다수가 정상적으로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파업은 지난 1차 파업과 달리 사흘동안 진행되는 데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 역시 간극이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어 파업 장기화에 따른 의료공백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는 실정이다.



26일 오전 9시 대구 달서구 계명대 동산병원.

이날 파업이 예고된 후 ‘혹시’하는 마음에 이른 시간부터 환자들이 몰리긴 했지만 진료를 받는데는 큰 불편은 없었다.



접수처에는 환자들이 차례대로 대기표를 뽑고 한 칸씩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등 비교적 평온한 분위기였다.



파업에 돌입한 전공의와 전임의들의 빈자리는 전문의들이 대체했다. 일부 수술 일정이 미뤄지긴 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진료 공백을 찾기 힘들었다.



이날 병원을 찾은 환자 박모(68·여)씨는 “의사들이 파업을 한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지만 큰 불편은 못 느꼈다”며 “대기 시간이 평소보다 20~30분가량 늘어난 것 같았지만, 우려했던 것 만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께 동구 파티마병원도 예상 외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업무를 진행해 파업 이전과의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파티마병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수술 일정이 미뤄진 경우도 없고 외래진료도 밀리지 않고 있다”며 “다만 의료인 집단행동이 장기화될 경우엔 현장 피로도가 올라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6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시내 의원급 의료기관 1천858곳 중 일부 업소를 제외하면 이날 대부분 문을 연것으로 나타났다.



집단휴진 참여율은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지만, 1차 파업 때 1천866곳 중 587곳(31%)보다 참여율이 훨씬 낮은 것으로 대구시는 파악했다.



하지만 각 대학병원들은 이번 파업이 사흘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동산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의 공백으로 급한 수술을 제외하고는 일정을 조정 중”이라며 “응급한 환자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주간과 야간 근무조를 편성, 공백이 최소화되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의사회 박원규 부회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민들께 불편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 하지만 부실 의사들이 양성되는 부작용이 분명한 법안 통과를 눈 뜨고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며 “미래가 창창한 젊은 의사들이 왜 가운을 벗고 파업에 참여해야만 했는지, 그 절실한 목소리에 국민들이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권종민 수습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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