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보다 무서운 음주운전

발행일 2020-08-09 13:50:3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음주운전은 무고한 이들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살인행위

서여진

대구 남부경찰서 교통안전계

며칠째 이어지는 장마로 인해 지역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일찍이 무더위가 예고됐던 이번 여름은 기상 상황과 코로나19의 지속으로 많은 사람들이 휴가 계획에 차질이 생겼을 것으로 보인다.

즐거워야 할 휴가철을 진정 즐겁게만 보내고 있지 못할 이러한 상황에도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왜 계속 늘어나는 걸까.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이른바 윤창호 법으로 음주운전 처벌이 강화되면서 면허 정지의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으로 변경됐다.

‘한 잔쯤이야, 불면 나오겠어?’라는 생각으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면 이제 그 ‘한 잔쯤’으로도 불면 나온다는 의미다.

음주운전은 운전자 자신을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무고한 상대방 운전자 혹은 보행자의 소중한 생명을 위협하는 살인행위나 마찬가지이기에 경각심이 더욱 강조된다.

얼마 전 한 방송인 부부의 교통사고가 기사화됐는데 상대 차량은 다름이 아니라 음주운전 트럭이었다.

그런데 이 사고에서 이슈가 된 것은 음주운전이 아니라 음주운전 차량과 사고가 났음에도 크게 다치지 않았다는 이 방송인 부부의 차종이었다.

음주운전 교통사고와 관련된 기사는 많이 봤기에 ‘이제는 음주운전에도 버젓이 버텨내는 차량이 주목을 받는구나’하는 생각에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경찰청 통계자료 제공에 따르면 올해 1~5월 음주로 인한 지역 교통사고는 전년대비 13.9% 증가했으며 대형 교통사고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전파가 지난 2월부터 심각해짐에 따라 음주 감지기를 통한 감염의 우려로 음주단속을 잠시 중단했던 것도 교통사고 증가에 이유가 됐을 것이다.

이에 경찰은 비접촉 음주 감지기를 이용해 직접 입으로 바람을 불지 않아도 단속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더 이상 음주단속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늘었다는 말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2020년 8월 교통사고 발생률을 줄이기 위해 대구지방경찰청은 교통 특별경보를 발령했고 음주운전 및 이륜차 집중 단속과 예방 홍보활동에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

온 가족이 즐겁게 여름휴가 기간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안전한 교통 문화 정착에 모두 다같이 힘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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