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은 1학기 때 배운 내용을 다시 정리하고 다지는 시간이다. 많은 학생들이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진도는 나갔지만 제대로 공부한 것이 없고 여름방학도 너무 짧아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불안하다고 말한다. 상황에 관계없이 고3 수험생들은 수시와 수능 준비를 해야 한다. 입시전문가들도 8월이 지나고 나면 입시 결과를 거의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하절기 학습은 중요하다.

대부분 재학생들이 1학기 동안에는 주로 교과서와 참고서를 중심으로 기본 개념과 원리의 이해에 중점을 두는 학습을 한다. 그 과정에서 연습문제나 실전문제를 풀이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수능시험의 전반적인 특성과 성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훈련은 하지 못하였다. 입시전문가들은 기말시험이 끝나면 최근 3년간의 수능문제를 풀어보라고 충고한다. 수능시험 전반을 이해하면서 난이도와 과목별 중점사항, 최근 출제 경향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수험생들은 난이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수능시험을 쉽게 출제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수험생들은 난이도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가 없다. 현행 수능시험은 영어와 한국사를 제외하고는 상대평가여서 쉽든 어렵든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수험생은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8월에는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시간으로 생각해야 한다. 상당수의 수험생들에게 8월은 기회와 약진의 순간이면서 동시에 확정적으로 포기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실천 가능한 계획으로 알차게 시간관리를 하는 수험생만이 최후에 웃을 수 있다. 계획은 다소 여유 있게 세우고 실천은 조금의 차질도 없게 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 교과서 정리와 취약과목을 보충할 필요도 있다. 2학기에는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실전문제 풀이 위주의 학습을 한다. 그러나 과목별로 기본 개념이나 핵심 원리가 제대로 정리돼 있지 않으면 문제 풀이는 생산성이 없다. 기초가 부실하면 아무리 많은 문제를 풀어도 쉽게 점수와 연결이 되지 않는다.

수험생들이 교과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막상 책을 펼치면 너무나 막연하기 때문에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런 학생들은 다음 순서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먼저 교과서를 내어놓고 전체적인 흐름을 중시하며 읽어본다. 이 과정에서 이해가 안 되는 용어나 개념이 있으면 밑줄을 친다. 그런 다음 참고서와 교과서를 같이 읽으며 기본 개념과 원리를 다시 음미하며 확인한다. 어느 정도 이해가 되면 관련 실전 문제를 통해 학습 내용을 심화시키고 응용력을 기른다. 이런 저런 방법을 다 동원해도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고 막막할 때는 교과 담당 선생님과 상담해 구체적인 학습방안에 대해 도움을 구하기 것이 바람직하다.

8월 한달 동안 모든 과목을 다 완성할 수는 없다. 지나치게 욕심을 내면 아무 것도 얻지 못하기가 쉽다. 자신이 지망하고자 하는 대학의 전형요강에서 반영 영역과 가중치 부여 여부, 그 비중 등을 다시 확인하고 특히 부족한 한 두 과목을 집중적으로 보충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재수생은 특히 여름 방학 동안에 교과서를 다시 정리해야 한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권한다. 공부 방향이 주로 참고서 위주여서 재학생보다는 교과서를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교과서를 무시하고 문제 풀이에 집중할 경우 모의고사에서는 성적이 잘 나오지만 교과서적인 기본 개념과 원리를 중시하는 실제 수능시험에서는 기대만큼 점수가 안 나올 수 있다.

◆적절한 운동과 건강관리

입시는 장거리 경주이므로 마지막 순간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성패의 주된 관건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수험생 자신이나 부모는 건강 상태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치료가 필요할 경우 지금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수험생들은 방학동안 적절한 운동으로 체력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평소에 아침을 거르는 수험생들은 이번 방학을 계기로 아침 식사를 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오전 수업 시간에 허기로 집중하기가 어렵고, 점심을 먹고 난 오후 시간에는 졸음을 견디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여름을 이기는 자가 최후에 미소 짓는다’라는 입시 격언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고3에게 있어서 여름은 입시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고비이자 승부처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대학들이 수시 전형을 수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망대학의 수정된 내용을 반드시 파악한 후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대부분 학생들이 수시모집 대비를 위해 자기 소개서를 준비하고 컨설팅업체 등을 방문한다. 그러나 수시 준비에 모든 시간을 다 바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생부와 모의고사 성적, 기타 여러 조건을 고려해야 치밀하게 대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수시에 올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시를 염두에 두고 있어도 궁극적으로는 정시로 대학에 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수능준비에 더욱 철저해야 한다.

하절기에는 특별히 약한 한 두 과목을 집중적으로 보충하는 것은 좋지만 모든 것을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국어가 약한 학생은 학원에 나가서 문제풀이 테크닉을 배우는 것보다는 문학작품과 다양한 비문학 글감들을 많이 읽어 독해력을 기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국수영 탐구 과목에서 기초가 탄탄하면 어떤 형식의 시험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교과서적인 기본 개념과 내용을 충실히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학 기간에는 학생 자신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 후 평가와 반성을 통해 자기만의 학습 습관을 확립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부모 유의사항

비록 짧지만 방학은 자녀들이 자기주도형 학습습관을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스스로 알아서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지켜볼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을 일일이 간섭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까지는 믿고 맡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방학은 부모, 학생 모두에게 다소 여유가 있는 기간이기 때문에 안전에 유의하면서 가족 나들이 등을 통해 가족 모두가 기분전환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전에는 방학은 학생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면서 평소 관심 있던 분야를 더 깊게 공부할 수 있는 휴가였다. 지금은 방학 동안에 학원에 나가 미리 진도를 나가야 개학 후 학교생활이 수월하다고 생각한다. 고3 학생들은 방학 기간에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올해 여름 방학은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것이 뒤틀려 마음먹은 대로 무엇을 실행하기가 어렵다.

대부분 과목은 스스로 정리하면서 특히 부족한 한 두 과목만 집중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유행을 좇듯이 학원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세속적인 평가와 관계없이 특정 학원이나 강사가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학원을 선택하기 전에 학생의 기질, 생활습관, 학습 성향 등을 먼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원칙적인 측면에서 보면 학원은 필요악이라고 할 수 있다. 없어도 되고 안 다녀도 된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대부분 학생들에게 있어서 학원은 엄연한 현실이다. 피할 수 없다면 도움이 되는 학원을 선택할 수 있는 지혜와 안목을 가져야 한다. 특히 어린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학원 선택은 장래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가 된다. 잘못된 학원 선택은 창의력을 말살하거나 경직된 사고방식을 갖게 하거나 수동적인 생활 습관을 갖게 해 결국에 가서는 지적인 홀로서기를 할 수 없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파르타식 지도 방법을 선호하는 학원은 수강생들의 학습관리와 생활관리를 철저하고 빈틈없이 한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이런 학원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어 많은 학부모들이 선호한다. 최대의 문제점은 모든 학습활동이 타율적이고 강압적이기 때문에 지적인 홀로서기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학습과 생활면에서 수동적인 습관을 갖게 할 위험이 있다. 또한 실질적인 생산성보다는 형식과 겉치레에 치중할 위험이 있다. 무엇보다도 이런 유형의 학원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정적인 요소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열심히 하다가 곧 시들해지는 학생의 상당수가 이런 지도 방법 때문에 공부에 염증을 느끼게 된 경우이다.

아테네식 학원은 가능한 한 학생이 자발적으로 공부를 하도록 유도한다. 상위권 학생들이 이런 학원을 선호한다. 그러나 자칫하면 학원과 학생 모두가 나태함에 빠져들 위험이 있다. 구체적인 학습 목표를 따라가면서도 자율성을 유지할 수 있을 때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공부하는 습관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는 학생에겐 별로 효과가 없을 수도 있으므로 학생 자신과 학부모는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많은 학원들이 소수정예를 표방하고 있다. 최근에는 맨투맨 식으로 철저하게 지도해 준다는 공부방 형태의 그룹지도가 과외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강의 내용과 학생 관리는 다수를 상대로 하는 강의와 별 차이가 없으면서 수강료만 비싼 것이 문제이다. 상당수의 학원들이 강의의 질적인 차이는 없으면서 단순히 수지 타산을 맞추기 위해 그룹지도와 개인지도 반을 만들어 고가의 수강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학생과 학부모는 그 차이점을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학원 종사자들 자신도 고가의 개인지도가 그만큼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정상적인 수강료를 받으면서도 알찬 강의를 하는 학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도움말 지성학원 진학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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