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한 ‘대프리카’로 여름특수 실종

발행일 2020-07-27 16:36:1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코로나19와 긴 장마 엎친 데 덮친 격 여름 특수 부진

냉방가전 및 물놀이 용품, 지난해 동기 대비 최대 20% 역신장

빙수 가게 등 지난 6월 폭염으로 비축해둔 물량 폐기 및 재고 쌓여

대구 남구 봉덕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손님의 모습.


오는 8월부터 본격적인 ‘대프리카’가 시작될 전망이지만, 올해는 지각한 무더위로 인해 여름 특수를 기다렸던 관련 업종 종사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다 길어진 장마로 인해 시원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여름철 음식과 용품 등을 찾는 소비자의 발길이 뚝 끊어진 것이다.

대구지역 한 대형마트는 지난 6월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가전제품 매출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올랐지만 본격적인 여름철에 들어선 7월에는 오히려 감소했다.

특히 일찌감치 올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을 보이겠다는 기상예보가 이어지면서 여름이 시작되기 전 앞당겨 냉방제품을 미리 사려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긴 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7월 들어 선선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냉방제품 소비가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6월 에어컨은 약 20%, 선풍기는 103% 매출이 올랐지만, 이달 들어서 에어컨은 16%, 선풍기는 10%가량 감소했다.

특히 튜브, 비치웨어 등 물놀이 용품 매출은 이미 6월부터 하락세를 보이다가 한창 성수기인 이달에는 오히려 20%가량 크게 줄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긴 장마를 비롯, 올여름 시원한 날씨로 인해 여름철 물놀이 용품을 찾는 고객이 많이 없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도 이달 들어 에어컨, 선풍기, 선글라스 등 여름 대표 상품 매출이 10~15%가량 떨어졌다고 한다.

반면 긴 장마로 의류관리기, 건조기 등 가전제품과 우산, 비옷 등에 대한 매출은 지난해 동기간보다 올랐다.

‘한여름 반짝 특수’를 고대했던 지역 상권 형편도 예년만 못한 상황이다.

여름 한철 무더위 장사를 하는 가게에서는 폭염, 열대야 등을 대비해 매입물량을 크게 늘려 미리 준비했지만, 이상 기온으로 인해 판매가 부진해 대부분 폐기처분하거나 얼려두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 수성구의 한 빙수 가게 사장은 “지난 6월 초 폭염 주의보가 발효되고 올 여름은 계속 더울 것 같아 물량을 미리 비축해뒀는데 유통기한이 지나 대부분 폐기하고 냉동실에 쌓여 있다”며 “주말에 20여 개 팔던 빙수를 최근에는 1~2개도 겨우 팔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름철 특수 업종 상인들은 오는 8월 늦더위에 막바지 여름 특수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로 인해 장담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한 아이스크림 가게 사장은 “일 년 중 8~9월이 가장 매출이 좋아 기대를 하고 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이 커 큰 기대는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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