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부터 5일까지, 팔리지 않은 그림 불태우는 이벤트도 예정
대구현대미술가협회와 수창청춘맨숀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수창아트페어 ‘안팔불태(안 팔리면 불태운다)’는 현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고통을 분담하는 의미와 의지를 담은 ‘작가미술장터’다. 작가들의 절박한 심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기획전으로 참여작가들이 작품소각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작품전에 임한다는 각오다.
수창청춘맨숀 B동 3층과 C동 루프탑을 이용해 다음달 2일부터 진행되는 ‘안팔불태’는 행사마지막 날인 5일에 참여작가들의 팔리지 않은 작품을 수창청춘맨숀 중정에서 직접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대구현대미술가협회 이우석 회장은 “지역 예술가들의 절박한 심정을 담은 전시회”라면서 “도예가들이 도자기 작품을 깨트리는 심정으로 미술가들도 외면 받는 작품은 그리지 말자는 의지를 담은 표현이기도 하다”고 전시의 의미를 소개했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는 2015년도부터 봉산문화거리의 화랑과 상점을 이용해 대규모 작가미술장터인 대구현대미술축제 ‘봉산아트로드’를 진행해 오고 있다. 이번 안팔불태는 다년간의 작가미술장터 운영 노하우를 녹여낸 기획전으로 미술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창청춘맨숀 김향금 관장은 “이번 아트페어는 지역 청년예술가의 작품소개는 물론 미술시장에 새롭게 진입하기 어려운 청년예술가들에게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불태워져 사라지지 않고 완판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팔불태와 함께 수창청춘맨숀이 준비한 두 번째 기획전시인 ‘Here we are’도 주목 받는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17명의 젊은 작가들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전 ‘Here we are’는 다음달 2일부터 9월30일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되는 작품전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진행되는 수창청춘맨숀의 첫 번째 전시로 누스페어 동시대미술연구소 강효연 소장이 기획을 맡았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17명의 작가는 영상, 설치, 사진,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 그들의 화법으로 소통을 꾀한다. 수창청춘맨숀 건물 외벽 난간을 조각난 화판으로 둘러친 하지원 작가의 작품과 B동 1층에 신선우의 풍경화, 김상우 작가의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자갈마당의 철거장면 등이 소개된다. 이밖에도 김재욱 작가의 영상작품을 비롯해 손지영, 이세준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