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봉 논설위원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올해는 6·25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다.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전쟁의 참상을 딛고 세계12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했다. K방역 성공에 힘입어 G7에 초청받을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이 됐다. 잿더미 속에서 불가능할 것이라던 민주주의의 꽃을 피웠다.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해주는 나라로 자리매김했다. 모두가 앞서 가신 선열들과 부모님 세대의 희생 덕분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반공을 국시로 세계적으로도 유례 없는 세습 공산주의 국가 북한과 대치하면서 자유와 평화를 일궈냈다. 하지만 우리의 풍요와 자유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요즘이다.

북한 공산당에 짖밟힌 기억을 잊어버렸다. 진보좌파가 곳곳에서 횡행하며 현실을 농단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잊은 것인지 애써 무시하는 것인지 모를 일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권 3년만의 일이다.

-높아진 한국 위상…자유 위협 세력 횡행

정부는 지난 현충일 행사에 천안함 유족을 초청대상에서 뺐다. 뒤늦게 비난이 일자 실수라며 다시 조정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현 정부는 국가유공자는 뒷전이다. 북한만 바라보고 중국에 납작 엎드린다.

탈북단체의 대북전단을 못마땅해하던 북한이 법으로 막으라고 우리 정부를 압박하자 ‘대북전단금지법’을 만들겠다고 한다. 국가의 자존심을 여지 없이 뭉개는 처사다. 저네들은 온 국민을 전쟁 공포에 몰아넣는 핵 실험을 하고 미사일과 방사포를 무시로 펑펑 쏘아대면서 민간 단체의 전단 살포를 문제삼아 공갈 협잡을 한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북의 한마디에 꼼짝 못하고 머리를 조아린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약칭 대진연)이라는 단체는 불법 시위를 주도하며 천방지축으로 날뛰고 있다. 공공연히 반미, 친북을 외친다. 미래통합당 태영호 국회의원을 협박하고 주한미국대사관저에 침입, 시위를 벌였다. 지난 총선때는 나경원 등 미래통합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방해하기도 했다.

현 정권과 코드를 맞춘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은 탈북 유경식당 종업원들에게 북한으로 돌아갈 것을 종용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6·25전쟁 영웅인 백선엽 장군의 사후 국립묘지 안장 논란은 우리나라 보훈 정책의 현주소를 보여 준다. 북한 고위 관리를 지낸 김원봉 서훈을 보란듯이 추진하면서 우리의 전쟁 영웅은 뒷전이다. 그게 현실이다.

최근 주한 미군의 성주 사드 기지 장비 교체 작업과 관련, 중국과 사전 협의 논란이 일었다. 사드는 미군의 전략무기이자 우리의 국방 자산이다. 북한 핵과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무기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 사드의 배치와 이동에 대해 중국이나 북한이 밤 놔라 대추 놔라 할 자격이 없다. 우리의 국방 주권을 누가 간섭하나.

-흔들리는 주권 국가, 호국 영령이 지켜본다

미국 교포가 전해 준 얘기가 귀를 후벼판다. UCLA 경영학과를 졸업한 한 학생이 경찰 간부 공채에 합격했다. 6개월 과정의 지옥훈련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경찰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 결국 그는 변호사를 통해 따졌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기절할 노릇이었다. “당신은 우수한 자질을 갖춘 경찰 간부후보생이지만 당신의 이모부가 한국에서 통진당 간부로 북한을 여러 차례 왕래했다. 우리 미국 정부는 당신으로 인해 우리의 고급 정보가 적성국가에 제공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미국은 이런 나라다.

국가의 정체성과 이념이 흔들리면 국가의 존립 기반이 무너진다. 좌파가 국정을 주무르고 친 북한 정책이 나라를 뒤흔든다. 대통령과 청와대까지 나서 중국과 북한을 싸고 도는 나라, 아직도 공산주의 유령이 활보하고 있고 국민의 생존을 위태롭게 하는 나라를 과연 나라라고 할 수 있겠는가. 호국 영령들이 지켜보고 있다. 64년 만의 현충일이 또 이렇게 지나간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죽음을 겪어야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죽어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인가?.’ 미국의 포크 가수 밥 딜런이 목놓아 외친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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