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상승과 코로나19로 사상 최악의 고용불황 이어져||청년들, 알바 자리 구하기도 하

▲ 지난달 30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도시철도공사 공개채용 시험장 모습. 대구일보DB
▲ 지난달 30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도시철도공사 공개채용 시험장 모습. 대구일보DB


지난해 2월 지역의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김무진(30·달서구)씨는 최근 고민이 많다.



지난해 말 취업했던 직장의 급여 수준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직장을 찾기 위해 미련 없이 퇴사했지만, 이후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시장 상황이 완전히 돌변한 것.

결국 그는 현재까지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집안의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김씨는 “취준생들에게 코로나19 사태는 재앙과도 다름없다”며 “급한 대로 알바 자리라도 구하려고 찾아보고 있지만, 그 많던 알바자리도 다 사라지고 일할곳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구 청년들의 취업 길이 갈수록 가시밭길이 되어가고 있다.

최저임금 상승에 코로나19로 인한 불경기까지 겹치며 고용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대구지역의 지난 4월 취업자 수는 113만1천 명으로 전년 대비 8만9천여 명이나 감소했다.



특히 15세 이상 청년층 고용률은 1년 전보다 1.4%포인트 내린 59.4%를 기록, 2010년 4월(59.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고용불황의 근본적인 원인은 부가가치가 낮은 업종 위주로 편성된 대구지역의 산업구조가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서비스업 등 부가가치가 낮은 업종의 일자리들이 대부분인 대구지역에서 ‘괜찮은 일자리’ 구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는 것.



최근 시행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무직 인턴 100명 모집에 무려 4천150명이나 몰리기도 했다.



일부 공기업과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경기로 인해 채용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대구지역 3백 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4%는 올해 채용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취업을 포기한 청년들은 생계대책으로 ‘알바’로 눈길을 돌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관공서 등 속칭 ‘꿀 알바’라고 불리는 직종의 경쟁률은 최대 수백 대1까지 높아진 데다, 일반 자영업이나 편의점 등의 알바 자리도 씨가 마른 지 오래다.



결국 청년들은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물류센터’ 등 배달업으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김용현 대구경북인재개발센터장은 “부가가치가 낮은 업종 위주인 대구지역의 산업구조는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고용안전망 구축이 더욱 시급하다. 모든 일자리에 고용보험을 적용케 하고, 고용유지지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