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 공약이행 부진’ 원인 밝혀야

발행일 2020-05-28 15:54:3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경북지역 기초자치단체장들의 민선 7기 전반기 선거공약 이행·완료율이 전국 최하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와 지역민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지자체장의 공약은 주민과의 약속이다. 이행률이 낮을 경우 선거 공약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의 원인이 된다. 더 크게 보면 지방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의 미래를 어둡게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최근 ‘민선 7기 기초단체장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중간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대구지역 기초단체장들의 평균 공약 이행·완료율은 32.72%로 전국 7개 특별·광역시 중 가장 낮았다. 이는 4년 전 민선 6기 전반기의 42.68%보다 9.96%포인트 낮은 것이다. 특히 이행·완료율이 가장 높은 광주의 55.19%보다는 무려 22.47%포인트나 낮았다.

경북지역 기초단체장들의 이행·완료율은 26.69%로 전국 8개 도(제주 제외) 중 전북에 이어 두번째로 낮았다. 민선 6기 전반기의 23.30%보다는 3.39%포인트 높아졌지만 이행률이 가장 높은 충남보다는 11.34%포인트 낮은 상황이다.

매니페스토본부의 평가는 공약 이행완료, 목표달성, 주민소통, 웹소통, 공약일치도 등 5개 분야를 토대로 5단계(SA, A, B, C, D) 등급을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100점 만점에 65점을 넘어 SA등급을 받은 대구·경북의 지자체는 남구, 북구, 달서구(이상 대구), 김천시, 안동시, 청송군, 영덕군, 칠곡군(이상 경북) 등 8개였다.

60점을 넘어 A등급을 받은 지자체는 중구, 수성구, 달성군(이상 대구), 경주시, 구미시, 문경시, 군위군, 울진군(이상 경북) 등 8개였다.

웹소통 분야가 기준 이하이거나, 홈페이지 공약이행 세부자료 부실 또는 공약이행 재정근거 등 소명요청에 대한 자료를 제시않아 전국에서 18개 지자체가 D등급을 받았다. 지역에서는 경북의 의성군과 봉화군이 여기에 포함됐다.

공약은 그럴듯하게 포장해 선거 때 잠시 내거는 것이 아니다. 지켜지지 않으면 주민들이 선출된 지자체장을 믿지 못하게 된다. 신뢰가 훼손되는 것이다.

중간 평가이긴 하지만 공약 이행이 부진한 데는 예산 미확보, 주민과 소통부족, 유관기관 간 의견차이 등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핑계로 내세워서는 안된다.

추진력이 미흡한 때문인지, 투명성이 부족한 때문이지, 아니면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을 내세운 것인지 냉철히 돌아봐야 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솔직히 밝혀야 한다. 은근슬쩍 넘어가서는 절대 안된다. 요즘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세상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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