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방희 시집 '허공도 짚을 게 있다' 발간

발행일 2020-05-27 17:31:3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최소한의 언어만을 사용한 듯 간결한 작품 130여 편 수록

박방희 시인의 신간 시집 '허공도 짚을 게 있다'가 출간 됐다.
시는 사상의 꽃이며 말들의 향연이다. 가장 간결하면서 가장 짧고, 가장 재빠르면서 가장 힘이 센 말들의 향연… 이 ‘말들의 향연’인 ‘시의 축제’를 연출해놓은 박방희 시인의 신간 시집 ‘허공도 짚을 게 있다’가 발간됐다.

‘세상’, ‘낮달’, ‘몽당연필’, ‘대구’, ‘함께라면’ 등 130여 편의 시가 실려 있다. 말과 글의 군더더기를 빼고, 최소한의 언어만을 사용한 듯 간결한 작품들이 인상적이다.

짧은 시들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자연과 인간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담기도 한다.

시인은 발문에서 “그동안 내 시는 많이 변모했다. 무엇보다 말수가 줄어들었다. 삶에서나 문학에서나 나는 말 많은 게 싫다. 한 마디의 말, 한 문장의 말로 사물의 핵심을 찔러야 한다고 믿는다”며 “서정의 넋두리가 아닌 극서정으로 가는 시, 짧고 명료한 촌철살인의 시를 선호 한다”고 말했다.

3부에 실린 ‘함께라면’은 그의 걸작품이고 약속이며 모든 ‘심술의 때’를 다 벗어버리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이상낙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한국인들이 가장 즐겨 먹는 주식과도 같은 라면, 이 라면의 이름에다가 민심과 국력을 결집시킬 수 있는 집단명사 ‘함께라면’을 명명한 솜씨는 시인이기에 가능한 ‘명명의 힘’이라 할 수 있다.

시인의 시에는 아름다운 말도 장식적인 표현도 필요 없고, 거창한 사상이나 구호를 앞세울 필요는 더더욱 없다. 한 시대와 한 문화 전체를 다 담아내고, 단 한 줄의 시구로 만인들의 심금을 울리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연출해낼 수 있으면 된다.

1946년 성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1985년부터 ‘일꾼의 땅’, ‘민의’, ‘실천문학’ 등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동시, 동화, 소설, 수필, 시조부문 신인상을 받거나 신춘문예에 당선 또는 추천됐다.

방정환문학상,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한국시조시인협회상, 금복문화상(문학부문), 유심작품상(시조부문) 등을 수상했다.

시집 ‘나무 다비’, ‘사람 꽃’을 비롯해 시조집 ‘꽃에 집중하다’와 동시집 ‘판다와 사자’ 등 27권의 작품집을 출간했다. 현재 마천산 자락에서 전업 작가로 살며 대구문인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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