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전북 현대와 대구FC의 경기. 김동진의 크로스를 전북 현대 조규성이 막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24일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전북 현대와 대구FC의 경기. 김동진의 크로스를 전북 현대 조규성이 막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FC가 2019시즌 주목받은 이유는 역동적인 플레이었다.

간결한 패스 3~4번으로 후방에서 전방까지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대구의 트레이드마크인 ‘선 수비 후 역습’이다. 때로는 패스 플레이로 상대 수비진을 꼼짝하지 못하게 만들며 골을 넣기도 했다. 그 결과 상대는 대구만 만나면 움츠려들었다. 카운터 어택을 허용할까봐 쉽사리 공격적인 모습을 취할 수 없었다. 보통 대구의 볼 점유율은 낮았으나 그저 숫자에 지나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대구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트레이드마크’가 실종됐다.

지난해와 올해 바뀐 것이라고는 안드레 감독에서 이병근 감독대행뿐. 조현우가 팀에서 이탈하긴 했으나 공격적인 측면과는 큰 상관이 없다. 에드가와 세징야가 그대로 남았고 K리그 전설 데얀이 영입됐다. 이진현, 황태현 등 팀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선수 영입에도 성공했다.

오히려 팀 전력은 지난해보다 더 좋아진 셈이다.

이 때문에 대구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막 올린 K리그1 뚜껑을 열어 보니 대구의 경기력은 실망 그 자체였다.

역습은 사라졌고 잦은 패스미스로 공격 흐름이 뚝뚝 끊겼다. 새로 영입된 선수 간 손발이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으나 코로나19로 개막이 두 달가량 미뤄진 점을 고려하면 변명에 불과하다.

현재 대구는 역습이 안 되고 전방에서 세밀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다 보니 의미 없는 횡패스, 백패스가 난무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공격의 마지막은 결국 크로스. ‘발’이 아닌 ‘머리’에 의해 득점하려는 플레이가 잦아지는 중이다.

결국 색깔을 잃은 대구는 3경기 동안 득점은 단 한 골에 그쳤다. 한 골 역시 크로스에 의한 헤더 골이었다.

게다가 세징야의 부재가 뼈아프다. 공격의 출발점인 세징야는 사타구니 근육 부상을 당하면서 상주전 출장 여부가 불투명하다. 구단도 세징야의 몸 상태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대구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단 전체적으로 체력, 피지컬 측면에서 지난해보다 많이 떨어진 모습이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모든 상황은 동일하다.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는 현재 9위에 머물러 있다.

2019시즌 내내 이기든 비기든 지든, 재미있는 경기를 펼쳤던 대구 특유의 플레이가 되살아나야 순위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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