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참전 에티오피아 용사에 고마움 전해

▲ 최삼자 할머니가 6·25전쟁 70주년을 앞두고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들에게 자신이 직접 쓴 감사의 보은 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 최삼자 할머니가 6·25전쟁 70주년을 앞두고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들에게 자신이 직접 쓴 감사의 보은 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우리는 에티오피아를 잊지 않을 겁니다. 멀고 먼 나라 한국전쟁 때 목숨 걸고 자유를 지켜주려고 온 정성을 다했습니다. 그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 감사의 편지를 쓰게 됐습니다.”

6·25전쟁 70주년을 앞두고 70대 시골 할머니가 해외 참전용사에게 쓴 손 편지가 화제다.

주인공은 칠곡군 석적읍 최삼자(73) 할머니.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비뚤비뚤한 글씨체로 손 편지 138통을 작성했다.

평소 칠곡군의 에티오피아 지원사업에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오던 최씨는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와 유가족에게 무언가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고민을 거듭하던 최 할머니는 현재 생존해 있는 138명의 참전용사를 위해 자신이 직접 쓴 보은의 감사편지를 작성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최 할머니는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이유는 영어를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난관에 부닥친 최 할머니는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며느리에게 도움을 청했다.

시어머니가 한글로 작성한 감사의 편지를 받은 며느리 권지영 교수가 영어로 번역해 다시 보내는 등 고부가 힘을 합친 특별한 보은 편지가 탄생했다.

최 할머니는 일주일에 걸쳐 마치 그림을 그리듯 한 통 한 통 영문으로 손 편지를 정성껏 작성해 지난 23일 칠곡군에 전달했다.

편지에는 “참전용사에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다”는 감사의 마음과 주민들과 함께 제작한 필터 교체형 면 마스크 사용법도 적혀 있다.

칠곡 할머니의 특별한 손 편지는 다음달 초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관을 통해 마스크와 함께 참전용사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최삼자 할머니는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번영과 행복은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코로나19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에게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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