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고등학교 3학년 등교 수업 첫날인 20일 포항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우려하던 사태가 현실로 나타났다.

포항에서는 일부 학교에서 발열 증세를 보인 학생이 잇따라 발견돼 18명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경북 전역에서는 32개교 59명, 대구에서는 14개교 21명이 고열, 설사 등의 증세로 귀가조치됐다.

인천에서는 고3 학생 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5개 구 66개 고교의 학생들에게 등교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경기 안성에서도 전날 발생한 확진자의 동선이 확인되지 않아 9개 고교의 등교가 하루 연기됐다.

일부 지역의 등교중단과 발열환자 발생 사태는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정말 안타깝다. 고3 등교 수업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생활방역 체계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다. 지역사회가 일상과 방역의 조화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가름하게 된다.

학부모는 물론이고 전 국민의 관심이 각급학교 개학 후 1~2주간 확진자 발생 여부에 쏠릴 수밖에 없다. 일단 등교 수업을 시작한 이상 그 다음은 철저한 관리다. 만에 하나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면서도 빈틈없는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역당국은 전날 “등교 수업이 코로나 관리와 관련한 또 하나의 큰 도전”이라며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므로 일부 혼선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다. 완벽한 대응으로 혼선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지만 예기치 않은 상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등교 수업에 앞서 확진자 발생 등 유사시 방역업무 전반에 대한 지원과 자문을 담당하는 ‘학교 현장 의료자문단’을 발족시켰다. 경북소방본부는 의심증상 학생, 교직원 이송 전담 구급대 운영에 나섰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첫날 상황을 철저히 분석해 허술한 곳은 없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

학교는 대표적 밀집 공간이다. 지역사회 내에 있는 만큼 독립된 공간도 아니다. 취약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지역사회 내 감염이 최소화 되면 당연히 학교 내 감염 우려도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국내 전 지역이 코로나 위험에서 안전한 상황이 아니다. 20일 기준 1일 확진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32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국내 발생이 24명이어서 우려를 더한다. 다행히 우리지역에서는 대구의 1명 뿐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등교하는 학생은 물론이고 모든 시민이 생활 속 거리두기가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번거롭고 귀찮지만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개인방역 수칙을 지켜나가야 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모두가 인내심을 갖고 대응하지 않으면 물리치기 어렵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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