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6일 생활방역 전환을 시작으로 코로나 사태 출구 찾기에 나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움직임이 ‘서울 이태원클럽발 집단감염’이라는 돌발 변수에 의해 사실상 올스톱 됐다. 5월13일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던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등교 수업도 일주일씩 순연하는 것으로 급하게 변경됐다.

대구시와 경북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는 이태원발 감염병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지역마다 유흥시설에 대해 2주간의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감염병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마저 있는 상황이지만 언제까지고 더 미뤄둘 수 없고 하루라도 더 빨리 대응에 나서야 하는 게 또한 경제방역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도 이 같은 지역경제 상황의 위급함을 고려해 생활방역은 그것대로 그동안 해온 대로 경계를 강화하는 한편, 동시에 지역경제 살리기를 위해서도 중앙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추면서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분야에서 경제방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마련한 재난지원금을 신속하게 풀어 시도민들의 얼어붙은 소비심리와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또한 지역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골목 및 길거리 상권을 빨리 회복시키는 것이 체감경기 상승과 다른 분야로의 파급력 측면에서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고 자영업자, 소상공인, 영세사업자 들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와 경북도는 일회성 지원만으론 침체에 빠진 실물경기가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되기 어렵다고 보고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더 과감한 추가 지원도 강구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이 지역경제 회생에 당장 얼마만큼이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예측하긴 쉽지 않지만, 선후와 경중을 따져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내기 어려운 게 지금 지역경제의 엄중한 현실이다.

◆ 대구시, 경북도 경제방역 총력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구·경북에서는 경제방역도 시급하다. 식당, 상점 등 길거리 상권이 장시간 사실상 멈춤 상태를 유지하면서 그 파장이 하루가 다르게 지역경제 전 분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자금으로 급한 불은 끄고 있지만 언제까지고 이런 식의 대응이 가능하지도 않고 그 효과도 불분명하기에 시,도민들을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대구시는 코로나 사태가 한창 진행 중이던 4월23일 코로나19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꾸렸다. 대책회의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을 공동의장으로 하고 지역 경제단체, 금융기관, 정부기관 및 기업지원기관 등이 망라해 참여했다.

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피해가 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에 자체 예산을 투입했고, 상황에 따라 추가 지원도 강구 중이다. 이미 투입한 1조2천억 원 규모의 경영안전자금 외에 추경예산을 편성해 지원 규모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소상공인의 금융권 대출 이자에 대해 1년간 지원을 결정했고, 공공요금 감면 등도 검토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정부의 금융지원 및 경제방역 대책 발표가 있지만 한계가 있다. 특히 대구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중견기업 중심의 경제 체제여서 정부 대책이 충분히 지원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세제나 공공요금 감면, 이자 지원 등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구에서는 민간 부문에서도 코로나19로 맞은 위기 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대구사회연구소, 대구경북연구원, 대구혁신포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등이 참가한 가운데 시민대토론회가 5월 중 열린다.

경북도 역시 지역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대규모 재정 집행을 하고 있다. 이미 자체 재난지원금 지급을 마무리한 데 이어, 중앙정부 재난지원금의 신속한 집행과 특히 소상공인 등 서민경제 지원을 위해 추경예산 7천180억 원을 편성해 5월 중 집행할 계획이다.

이미 1차 추경을 편성한 바 있는 도는 2차 추경예산도 △재난지원금(지자체 부담분) 6천713억 원 △소상공인 피해점포지원사업 316억 원 등에 집중적으로 사용한다. 이로써 올해 경북도 예산은 10조2천420억 원에서 10조9천600억 원으로 7% 증가하게 됐다.

경북에는 도 긴급생계지원금 1천776억 원이 중위소득 85% 이하 23만3천여 가구에 가구별로 50만 원~80만 원씩 이미 지급됐다. 이어 중앙정부 재난지원금이 지원됨에 따라 중위소득 85% 이하 4인 가구의 경우 중앙정부와 지자체 지원금을 합해 최대 180만원까지 받게 됐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향후 2~3년간 ‘한국판 뉴딜 사업’을 추진한다. 디지털기반 일자리 창출과 경제혁신 가속화를 위한 프로젝트인 한국판 뉴딜 사업은 △데이터, 5G, AI 등 디지털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집중 육성 △사회간접자본의 디지털화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된다. 5월 말까지 프로젝트별 세부 사업을 마련해 6월 초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 대구는 6일부터 ‘강화된 생활방역’

대구시는 5월6일부터 ‘강화된 생활방역’을 시행 중이다. 코로나 사태 피해가 가장 컸던 이전 지역 상황을 고려해 당분간은 전국 상황과 별개로, 감염병 상황을 꼼꼼하게 챙겨 본 뒤 전면적 생활방역에 들어가도 늦지 않다는 게 시의 판단이었다.

시는 버스, 도시철도, 택시 등 대중교통이나 공공시설을 이용할 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27일부터 시행한다. 다만 논란이 컸던 마스크 미착용자에 대한 벌금형 제재는 시민 반발 등을 고려해 유지는 하되 실제 시행은 유보할 것으로 보인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마스크는 대구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모두가 실천해야 할 가장 중요한 방역 수단이다. 99.9%가 잘 지키더라도 0.1%가 지키지 않아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또 5월11일에는, 이태원 발 집단감염이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대구지역 유흥시설에 대해 2주간의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졌다. 대구에는 클럽 콜라텍 주점 등 유흥시설 1천300여 곳이 영업하고 있다. 시는 이외에도 정부가 발표한 31개 현장별 생활방역 지침 외에 자체적으로 68개 세부 지침을 만들어 시민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경북도 역시 5월12일 지역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오는 25일까지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적용 대상은 경북지역 유흥시설 19곳과 콜라텍 30여 곳이며, 위반 시설에 대해서는 관련법에 따라 3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또 유흥업소 2천72곳에는 운영 자제를 권고했다.

◆ 대구 초중고, 등교 방식 별도 운영

이태원발 집단감염 확산으로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등교 개학 일정도 일주일씩 순연됐다. 이에 따라 전국 초중교의 첫 등교 일정은 △고3- 5월20일 △고2, 중3, 초1,2 및 유치원- 5월27일 △고1, 중2, 초3,4- 6월3일 △중1, 초5,6- 6월8일 등으로 변경됐다.

대구시교육청이 5월8일 발표한 지역 초중고의 등교 및 수업 일정도 한주씩 미뤄졌다. 다음은 변경된 대구 유치원 및 초중고 등교 일정이다. △고3(매일)- 5월20일 △고2(격주), 중3(매일 또는 격주 미확정), 초1·2(3부제 또는 5부제), 유치원- 5월27일 △고1(격주), 중2(격주 또는 격일), 초3·4(3부제 또는 5부제)- 6월3일 △중1(격주 또는 격일), 초5·6(3부제 또는 5부제)- 6월8일 등이다.

이중 고1,2의 격주 등교는 두 학년이 번갈아 가며 한 주 등교, 그다음 주 원격수업을 하는 방식이다. 초교는 학년에 따라 3부제, 5부제, 격일 및 오전·오후 등교를 진행한다.

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 메인사진1=초중고의 등교 개학을 앞두고 육군 50사단 소속 장병들이 이달 초 대구시 남구 대명초등학교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메인사진1=초중고의 등교 개학을 앞두고 육군 50사단 소속 장병들이 이달 초 대구시 남구 대명초등학교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메인사진2=5월1일 재개장한 대구 서문시장 야시장에서 60여 개 매대가 불을 밝히고 손님을 끌고 있다. 서문시장 야시장은 두 달여 간 문을 닫았다가 이날 다시 개장했다. 연합뉴스
▲ 메인사진2=5월1일 재개장한 대구 서문시장 야시장에서 60여 개 매대가 불을 밝히고 손님을 끌고 있다. 서문시장 야시장은 두 달여 간 문을 닫았다가 이날 다시 개장했다. 연합뉴스
▲ 서브사진1=대구시 북구 엑스코에서 5월2일 치러진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채용시험에서 응시생들이 사회적 거리 유지를 위해 넓은 간격으로 배치된 책상에 앉아 시험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 서브사진1=대구시 북구 엑스코에서 5월2일 치러진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채용시험에서 응시생들이 사회적 거리 유지를 위해 넓은 간격으로 배치된 책상에 앉아 시험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 서브사진2=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월6일 오후 경북 김천에 있는 김천여자고등학교에서 등교 수업을 앞두고 코로나19 대응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서브사진2=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월6일 오후 경북 김천에 있는 김천여자고등학교에서 등교 수업을 앞두고 코로나19 대응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